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공급자 쥐어짜기·노동탄압으로 비판 표적

[이 주의 인물 업 앤드 다운] ‘원조 블랙 기업’으로 지목된 유통 포식자
최대 온라인 소매업체라는 막강한 구매·판매 파워를 앞세워 상품 공급업자들을 쥐어짜고 압박해 온 것으로 이미 정평이 나 있다.


세계 최대 온라인 소매업체 아마존이 이번엔 월트 디즈니를 상대로 힘겨루기를 벌이고 있다. 아마존은 최근 월트 디즈니의 영화 DVD 등 관련 콘텐츠 상품 예약 판매를 중단했다.

이에 따라 아마존에서 월트 디즈니의 히트 작인 ‘캡틴 아메리카:더 윈터 솔저’, ‘머펫츠 모스트 원티드’ 등의 DVD 거래가 제한됐다. 아마존 측은 자세한 판매 중단 이유도 고지하지 않은 채 ‘앞으로 판매가 가능해지면 고객들에게 알리겠다’는 안내문만 올렸다. 언론사들의 논평 요구도 거부하고 있는 상태다.

미국 언론들은 “아마존이 월트 디즈니 측과 수수료 배분 등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고 협상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판매 중단이란 카드로 압박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그동안 온라인 상거래 시장의 강자였던 아마존이 제조업자와의 판매 수수료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여러 번 이용했던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ITCU, ‘세계 최악의 CEO’로 선정
아마존은 1994년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회사다. 자기 집 차고에서 온라인 유통업체를 창업하고 ‘아마존’이라고 이름 붙였다. 브라질 정글을 흐르는 세계 최대의 강처럼 전자 상거래 업계의 최고 기업을 만들겠다는 야심을 담은 것이었다. 이후 베조스는 아마존 정글 속 야수처럼 약육강식 논리로 상대를 제압해 나갔다.

연 매출 90조 원에 가입자 수만 2억4000만 명에 달하는 초대형 전자상거래 업체로 커져버린 아마존은 최근에는 음악과 TV 등 엔터테인먼트와 스마트폰, 심지어는 아마존 프레시라는 이름으로 식료품 유통으로까지 발을 넓히고 있다.

이 같은 성공의 이면에는 최대 온라인 소매업체라는 막강한 구매·판매 파워를 앞세워 상품 공급업자들을 쥐어짜고 압박해 온 것으로 정평 나 있다. 이른바 ‘원조 블랙 기업’으로 갑의 횡포도 만연해 있는 것이다.

CEO인 베조스의 횡포도 악명 높다. 그는 올해 국제노조총연맹(ITCU)에서 실시한 ‘세계 최악의 CEO 투표’에서 1위에 올랐다. 이미 노동 탄압이 잘 알려져 있는 아마존의 업무 환경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국제노조총연맹은 아마존닷컴 노동자들이 하루 최대 24km를 걸어 다니며 일하고 있고 쓰러진 노동자들을 후송하기 위한 구급차가 항시 대기 중이라고 지적했다.
섀런 배로 사무총장은 “제프 베조스 CEO는 ‘노동자를 로봇으로 대체할 것’이라는 말을 대놓고 하는 등 노동자들을 마치 로봇처럼 취급했다”며 “노동자들의 존엄과 권리를 무시하며 영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보람 기자 boram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