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의 차트 아이디어] 미국 중산층이 가난해진다
산업화 초기 단계에는 일차산업, 성장 단계에는 이차산업, 고도화 단계에는 삼차산업에 종사하는 인구 비중이 늘어난다. 산업 고도화에 따른 자본 축적으로 자신이 생산하지 않아도 어딘가에 투자된 자기 돈이 무언가를 생산해 내고 있다. 삼차산업 비중이 늘어나는 이유다. 사회가 고도화될수록 개인의 삶은 여유로워질 수밖에 없다. 바꿔 이야기하면 소득에서 차지하는 노동의 비중은 사회 발전에 따라 낮아진다.

재닛 옐런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은 8월 22일 잭슨홀 연설에서 미국 비정규직 비율이 여전히 높은 이유에 대해 산업 형태와 인구구조의 변화 때문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통계로 확인할 수 있다.

2000년 이후 미국 고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5% 포인트 이상 변한 산업은 총 7개다. 정규직 비율이 높을수록 전체 고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감소했다는 사실이 눈에 띈다. 제조업(-4.8% 포인트)이 대표적이다. 제조업과 대조되는 행보를 보인 산업이 헬스 케어·복지(+3.3% 포인트)다. 제조업은 정규직 비율이 98%(2000년 이후 평균)이고 헬스 케어·복지는 90%다. 이들 둘 간 고용 비중의 낮아지고 높아짐은 미국 정규직 비율이 빠르게 회복되지 못하는 결정적 요인이다.

노년층의 고용 비중 증가도 미국 정규직 비율 상승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노년층은 상대적으로 근로시간이 짧은 비정규직 비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3%에 불과하던 고용 내 노년층(65세 이상) 비중이 어느덧 5%대까지 상승했다.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므로 정규직 비율 상승에 계속 방해가 될 요소다.

2013년 기준 미국 비정규직 임금은 정규직의 겨우 30%다. 미국 임금 상승률이 낮은 이유다. 이렇게 낮은 임금 상승률은 결국 중산층이 가난해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스탠퍼드대에 따르면 미국의 중산층은 1984년 이후 가장 가난해졌다. 안타까운 점은 정규직 비율이 산업 변화와 고령화라는 구조적 문제로 앞으로도 빠른 상승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사실이다. 미국 중산층도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