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구설에 고민 깊어진 김범수 다음카카오 이사회 의장

[이 주의 인물 업 앤드 다운] ‘사이버 망명’ 파장, 합병 잔치에 찬물
다음카카오의 핵심 축이 될 카카오톡이 사이버 망명의 최대 피해자로 인식되자 투자자를 비롯한 증권업계도 불안한 시선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10월 1일 새출범한 다음카카오가 잇단 구설에 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최대 주주인 김범수(48) 이사회 의장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가장 큰 고민은 최근 화두인 ‘사이버 망명’의 중심에 모바일 메신저인 카카오톡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9월 검찰이 “상시 모니터링을 강화해 사이버 허위 사실 유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하자 카카오톡의 실시간 검열 논란이 불거졌다. 카카오톡 사용자 사이에선 텔레그램 등 해외 모바일 메신저로 이동하는 사이버 망명 현상이 거세지고 있다.

다음카카오의 핵심 축이 될 카카오톡이 사이버 망명의 최대 피해자로 인식되자 투자자를 비롯한 증권업계도 불안한 시선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다음의 주가는 사이버 망명이 불거진 뒤인 10월 2일과 6일 연달아 4.20%, 2.95% 하락했다.

증권업계는 단기적으로 주가나 실적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지켜볼 만한 문제라고 보고 있다. 이종원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소셜 네크워크 서비스(SNS)의 특성상 헤게모니(우두머리의 자리에서 전체를 이끌거나 주동할 수 있는 권력)는 언젠가 이동된다는 한계점이 있다”며 “다음카카오로선 긴장해야 할 시점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싸이월드·프리챌 등의 사례를 답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김 의장의 가족과 친척 일가의 막대한 주식 보유량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 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다음카카오는 총 주식의 22.23%에 해당하는 1257만4461주를 보유한 김 의장이 1대 주주다. 2대 주주는 전체 주식의 17.6%를 보유한 케이큐브홀딩스다. 이재웅 다음 전 공동 창업자는 3.28%로 주식 보유량이 셋째로 많다.


최대 주주 일가 지분 40% 넘어
그다음으로는 김 의장의 처남 형인우 씨가 2.76%, 김 의장 처남의 부인 염혜윤 씨가 0.16%, 처제의 남편 정영재 씨가 0.11%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다음카카오 2대 주주인 케이큐브홀딩스의 대표도 김 의장의 동생인 김화영 씨가 맡고 있어 다음카카오 최대 주주 6명 중 4명이 김 의장을 포함한 김 의장의 친인척이다. 이들의 지분율은 42.75%에 달해 다음카카오가 지나치게 김 의장의 친인척 중심으로 지배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대로에서 카카오 캐릭터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카페인 ‘카페톡’은 카카오의 특수 관계사인 오닉스케이가 운영하고 있다. 부동산 위탁 관리 업체로 등록된 오닉스케이의 대표는 김 의장의 동생인 김화영 씨다.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