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비 7500달러·한도 무제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센추리온’ 1위

손바닥만 한 신용카드 한 장은 단순한 결제 역할을 넘어 그 사람의 소비성향과 취향, 경제·사회적 지위까지 담아낸다. 그렇다면 세계 초고액 자산가들은 어떤 카드를 쓸까. 세계에는 이들을 위한 다양한 ‘슈퍼 리치 신용카드’가 있다. 소유하는 것만으로 ‘원 없이 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일반인이라면 상상도 못할 다양한 서비스가 넘쳐난다. 미국의 크레디트 카드 포럼은 세계의 진짜 부자들이 사용하고 있는 신용카드를 연회비·혜택·사용금액 등을 비교, 분석해 ‘베스트 7’을 선정했다.

1위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센추리온 카드다. 할리우드 영화에도 종종 등장할 만큼 프리미엄 카드의 대명사로 잘 알려졌지만 실제로 이 카드를 가진 사람은 몇 되지 않는다. 이유는 만만치 않은 가입 조건 때문이다. 기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회원 중 연간 25만 달러(2억6000만 원) 이상 쓴 소비자들이 우선 대상이다. 많이 쓴다고 무조건 발급되는 것은 아니다. 자산·수입·직업·거주지·학력·평판 등 여러 심사를 거친 소수의 인물들만이 대상이 된다. 예컨대 돈을 많이 버는 할리우드 최고급 스타라고 할지라도 추문이 없고 대중으로부터 진심으로 사랑받는 이들에게만 카드를 발급해 준다. 연회비 2500달러, 가입비는 7500달러다. 한도 제한은 없다. 여전히 인기가 높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플래티늄은 연회비 450달러를 내는 카드로, 4위에 올랐다.
[뭐든지 랭킹] 세계 부호를 위한 최고의 신용카드는
카드에 금 입히고 다이아몬드 박아
2위는 두바이 퍼스트 로열 마스터 카드다. “고객이 원하면 달이라도 살 수 있게 하겠다”는 마음으로 두바이 퍼스트가 내놓은 최고급 프리미엄 카드다. 이 카드는 외형부터 압도적이다. 신용카드의 왼쪽 상단은 실제 금으로 덮여 있고 카드의 중심부에는 0.235캐럿의 다이아몬드가 박혀 있다. 왕족이나 귀족 등이 주요 발급 권유 대상이거 연회비도, 카드 한도도 없는 게 특징이다.

3위는 JP모건체이스 팔라듐이다. 세계적 금융 기업인 JP모건체이스가 정말 소수의 초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내놓은 신용카드다. 가입 조건은 굉장히 까다롭지만 그만큼 제공되는 서비스나 혜택은 상상 이상이다. 예컨대 명품 구입이나 여행 계획 시 고객이 만족할 때까지 담당자가 상품이나 기획안을 제공한다. 23캐럿짜리 백금으로 뒤덮인 이 카드는 제작비용만 1000달러에 달한다. 595달러의 연회비가 아깝지 않을 듯하다.

5위는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이 사용하는 코츠 월드 실크 카드다. 유럽을 중심으로 각국의 왕족이나 귀족들도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야만 발급받을 수 있다. 명품 숍 전세 쇼핑이 가능하다. 연회비는 350파운드(약 560달러)다.

6위는 캐나다인에게 인기가 높은 연회비 399달러의 RBC 비자 인피니트 카드, 7위는 뱅크오브아메리카에서 최초로 발급한 메릴 어콜레이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다. 연회비 295달러의 초고액 자산가들을 위한 카드다.


김보람 기자 boram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