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용 부동산 투자시장이 점점 전문화되고 있다. 시장구조의 민감한 대응은 물론 수익률 분석은 필수다. 이 때문에 자산 관리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는 개인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CEO 에세이] 상업용 부동산의 현명한 투자법
이건욱 법무법인 대지·대지에셋 대표
1968년생. 1995년 고려대 법학과 졸업. 2014년 건국대 부동산
대학원 입학. 1995년 사법시험 37회. 1996년 사법연수원 27기.
1998년 서울지검 남부지청 검사. 2000년 법무법인 KCL 변호사.
2003년 법무법인 대지 대표변호사(현). 2014년 대지에셋 대표(현).


서당 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했다. 부동산 법률 관련 일로 변호사 생활을 십수 년 하다 보니 이제 부동산 시장 변화를 남들보다 조금 더 일찍 체감할 수 있다. 최근 주거용 부동산 시장의 어려움은 말할 나위 없고 그동안 수익형 부동산으로 각광받던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도 먹구름이 끼었다. 문제는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단순히 경기의 영향에만 있는 게 아니라 산업의 구조 변화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는 데 있다.

필자의 어린 시절 동네 상권 중심부에는 어김없이 각종 의류 매장, 식당 등이 1층에 자리 잡고 2층부터는 식당이나 당구장·탁구장 등 스포츠 관련 시설과 독서실·학원 등 교육 관련 시설이 빼곡히 들어서 있었다. 이에 따라 임대인은 건물만 소유하면 ‘얼마를 버느냐’만 문제일 뿐 ‘공실이 발생할 것인가’라는 문제는 고민의 대상이 아니었다.

그러나 20여 년이 흐른 지금 동네에서 스포츠 용품 매장이나 의류 매장 등은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 없게 됐다. 임대에 전혀 문제가 없다던 대학가 주변 상권도 1층과 2층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임대하는 것이 원활하지 않다. 그뿐만 아니라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의 제정 및 개정을 통해 제도적으로도 임차인의 지위가 한층 강화되고 있다. 그나마 상권 형성이 제대로 돼 있다는 강남 지역만 하더라도 곳곳에 ‘임대’라는 플래카드들이 한 집 건너 하나씩 걸려 있다.

경우에 따라 일부 건물 소유자들에게 건물 소유가 재앙이 될 수도 있는 세상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꿈은 내 명의의 빌딩을 갖거나 임대료를 받을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을 갖는 것이고 ‘꿈은 이뤄진다’는 주문에 취해 살아가고 있다.

그렇다면 향후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투자는 절대 불가인가. 필자는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투자가 절대 안 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필자가 주장하는 것은 이와 같은 구조의 변화에 관심을 기울여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현명한 투자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명한 투자를 하기 위해선 먼저 부동산 투자를 결정짓는 판단 기준이 변해야 한다. 부동산 투자를 결정짓는 최우선 기준으로 수익률이 고려돼야 한다.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는 보조적 기준이다. 그리고 시장을 판단할 때 유통 구조나 산업구조의 변화를 예의 주시해야 한다.

다음으로 입지 분석에 대한 식견을 높여야 한다.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한 가격의 상승은 앞으로도 영원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홍대·가로수길·삼청동 상권 등의 눈부신 성장은 이를 증명하고도 남는다. 이들 상권의 성장은 문화의 흐름이 반영된 결과다. 앞으로 상권을 이해할 때 문화의 흐름이 보다 폭넓게 반영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현명한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임대차 관리에 대한 나름의 전문성을 구비해야 한다. 임대인이 임차인의 영업력 극대화를 함께 고민해야 하고 입점 임차인의 영업 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머천다이저(MD)를 구성할 수 있어야 한다. 임대 관리의 성공 여부는 향후 해당 부동산의 가격을 결정짓는 중요 요소다.

마지막으로 전문가들로부터 도움을 받는 데 인색하지 않아야 한다. 날로 전문화돼 가는 시장 환경에서 개인만의 힘으로 투자를 결정 지을 수는 없다. 부동산 투자에 성공한 분들 중 상당수가 전문가의 도움에 보다 적극적이었다는 것이 필자의 기억이자 경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