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의 노출 시간을 설정할 수 있다. 하루 종일 떠도는 데이터에 혼을 빼앗기고 나면 정보로 무장했다는 느낌보다 무력감에 빠지기 쉽다.


데이터가 차고 넘친다. TV에서만 볼 수 있던 정보가 PC에서 그리고 모바일에서 우리에게 말을 건다. 형태도 다양하다. 조금이라도 우리의 이목을 끌기 위해 영상으로, 사진으로, 텍스트로, 기사로, 광고로 다가온다.

우리는 아침에 일어나 밤에 잠들기 전까지 24시간 데이터에 노출돼 있다. 그야말로 빅 데이터 시대다. 앉아서 세계 각국의 정보를 받아보는 빅 데이터 시대에 정보에 파묻히지 않고 스마트하게 살아남는 법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자기만의 확고한 기준이 필요하다. 관심사를 정해 두고 정보를 받아들여야 한다. 관심사가 하나일 필요는 없다. 단지 기준을 정해 두지 않으면 몇 시간이고 PC 속, 모바일 속의 데이터에 휩쓸려 다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데이터에 노출될 시간도 정해 둔다. 요즘에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의 노출 시간을 설정할 수 있다. 내 스스로 데이터에 노출될 시간을 정할 수 있다는 의미이고 그만큼 데이터 노출 피로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하루 종일 떠도는 데이터에 혼을 빼앗기고 나면 정보로 무장했다는 느낌보다 무력감에 빠지기 쉽다.

더욱 중요한 것은 스마트 데이터를 선별하는 능력이다. 필자의 회사는 기존 관습대로 구분하자면 리서치, 즉 정보 분석 기업이다. 하지만 빅 데이터의 시대에 단순히 마케팅 리서치나 미디어 리서치를 통해 또 하나의 데이터만 양산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대부분의 리서치 회사들이 소비자 조사에만 주력하고 있을 때 닐슨코리아는 이마트 등 국내 유통업체와 협력해 소매 유통시장에서 데이터를 축적해 왔고 TV 시청률뿐만 아니라 TV·PC·모바일까지 통합된 통합 시청률을 측정하기 위한 기반을 구축해 왔다.

이는 다양한 접점에서 생겨나는 데이터들을 보다 통합적으로 관리 및 분석해 ‘스마트 데이터’를 양산해 내기 위한 장치다.

기업들도 단순히 ‘데이터의 양’만 중시해 기술적인 측면에서 데이터를 어떻게 축적해 나갈지에 대해 고민하는 것을 넘어 다양한 접점에서 데이터를 어떻게 통합적으로 관리해 나가야 할지 질적이고 개념적인 측면에 대해 더 많이 고민해야 한다. 이는 기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어찌 보면 개인의 데이터 사용에 더욱 필요한 기준이다.

우리 모두는 이커머스를 통해 자유롭게 국경을 넘나들고 있고 기업은 전통적인 주력 시장을 벗어나 새로운 시장에서 신성장 동력을 모색하고 있다. 시시각각 축적되는 빅 데이터는 산업과 시장의 장벽을 허물고 있고 PC와 모바일의 확산으로 TV라는 전통 미디어 플랫폼에만 의존하지 않는 ‘3스크린(TV·PC·모바일)’ 시대가 본격 도래하고 있다.

빅 데이터 시대는 피할 수 없다. 정보는 송출되고 축적돼 스마트 데이터로 다시 양산된다. 모든 데이터는 시장·소비자·미디어를 아우르는 복합적인 이슈로 진화해 가고 있다. 이에 맞는 ‘진화된 통합 데이터 분석’이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신은희 닐슨코리아·재팬 대표
1964년생. 이화여대 영어영문학과 졸업. 미국 유타주립대 심리학 박사. 네브래스카주립대 언어인지교육센터 연구원. 닐슨코리아 소매유통 조사본부, 소비자 조사본부 본부장, 부사장. 2008년 닐슨코리아·재팬 대표(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