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하일 파데예프 아에로플로트항공 마케팅 디렉터

[포커스] “맨유 후원으로 유럽 노선 이용객 늘었죠”
하늘길 ‘손님 모시기’ 전쟁이 치열하다. 특히 아시아 시장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항공사들은 저마다의 노하우를 과시할 특별한 마케팅으로 맞붙고 있다. 러시아의 대표 국영 항공사인 아에로플로트항공(이하 아에로플로트)도 예외는 아니다. 이들은 특히 영국 프리미어리그 축구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의 스폰서십을 내세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한국, 더 나아가 아시아 시장을 석권하기 위한 아에로플로트의 구체적인 전략은 무엇일까. 아에로플로트의 마케팅을 총괄하는 미하일 파데예프 아에로플로트항공 마케팅 디렉터에게 들어봤다.


먼저 아시아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아시아는 글로벌 금융 위기에도 (유럽에 비해) 높은 경제성장률을 유지하고 있고 많은 자본이 아시아로 몰리고 있습니다. 또한 아시아의 중산층이 급성장하며 개별 여행 혹은 비즈니스 여행 차 해외를 찾는 일이 빈번해졌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아시아 고객의 영역을 확장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특별히 관심을 기울이는 노선이 있습니까.
“‘경유 노선’입니다. 많은 항공사들이 아시아~유럽(또는 미국) 노선의 경유지를 자국으로 유치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아에로플로트의 목표 역시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가는 승객들이 아에로플로트를 타고 모스크바 세레메티예보 공항에서 경유하게끔 하는 겁니다. 아에로플로트는 타 항공사와 같은 노선이지만 2시간 정도 이동 시간이 단축된다는 경쟁력이 있습니다.”


추구하는 고객 유치 전략은 무엇입니까.
“미래의 잠재 고객인 아시아 학생들을 대상으로 ‘아에로플로트 아시아 컵’ 행사를 매년 개최하는 것입니다. 불특정 다수를 위한 홍보 행사 역시 진행 중인데 12월 20일부터 약 2주간 서울·베이징·상하이·도쿄에서 동시에 크리스마스트리 행사를 열어 아에로플로트를 적극적으로 알릴 계획입니다.”


‘아에로플로트 아시아 컵’은 아에로플로트가 주관한 국제풋살 선수권 대회다. 아시아 시장의 적극적인 진출을 위해 기획된 행사로, 한국·러시아·일본·중국 등의 대학생들이 서로의 실력을 겨루는 국제경기다. 올해 처음 열린 이 대회는 지난 10월 11일 홍콩에서 결승전을 치르고 승패를 가렸다. 승리를 거머쥔 일본 게이오대팀은 맨유와 함께하는 다양한 이벤트를 누렸다. 아에로플로트는 일본 우승팀을 맨유의 홈구장인 올드 트래퍼드로 초청, 그곳에서 ‘아시안 컵 2014’ 시상식을 열고 우승 트로피를 안겨줬다. 시상식 후에는 맨유 U-18(18세 이하) 코치들에게 직접 훈련받는 세션에도 참가할 수 있도록 했다.


‘맨유’를 선택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맨유는 전 세계에 약 6억5000명의 축구팬이 있습니다. 아에로플로트는 맨유 팬들의 분포 지역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맨유 팬의 약 40%는 아시아인이고 아시아는 곧 아에로플로트가 확장하려는 시장입니다. 맨유의 나머지 팬들은 유럽인들이고 이들 또한 중요한 고객이죠. 이에 따라 2013년 맨유와 공식 항공사로서 5년간 후원 계약을 하고 다양한 마케팅 사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맨유와의 파트너십은 아에로플로트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를 높을 수 있는 완벽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아시아~유럽의 경유 노선 이용이 맨유와의 파트너십 체결 이후 높아졌어요. 맨유 홈구장인 올드 트래퍼드 경기장에서 경기가 시작되는 순간 아에로플로트의 로고가 보이는데, 사실 이것만으로 그 가치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밖에 아에로플로트만의 특별한 마케팅이 있다면.
“최근 추세가 그렇듯이 페이스북·트위터·유튜브·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채널을 통합적으로 활용한 온라인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고객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아에로플로트 또는 모스크바와 관련된 동영상·사진·소식을 지속적으로 업로드하고 팔로워와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함으로써 고객들이 원하는 정보와 서비스가 어떤 것인지 항상 귀 기울이고 있습니다. 맨유 선수들을 활용한 광고 영상과 이들을 활용한 다양한 오프라인 이벤트 동영상 등은 많은 네티즌의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각 6만5000명을 넘었고 페이스북은 현재까지 7만2400여 명이 ‘좋아요’를 눌렀습니다.”


이런 노력으로 어떤 성과를 거뒀습니까.
“내부 조사 결과 특히 비즈니스 클래스 이용객과 외교관, 스포츠 관계자 등의 승객의 이용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아에로플로트를 이용하는 승객은 지난 5년 동안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2011년 129%, 2012년 143%, 2013년 121% 증가했고 2014년은 9월 말 기준 총 14만5777명의 승객이 아에로플로트를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2013년 총 이용 승객 14만9496명). 2014년에 이어 2015년은 러시아와 한국 양국의 문화 교류의 해입니다. 이에 따라 양국 간의 항공 이용도 활기를 띠고 있고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입니다.”


한국에 아에로플로트 지사가 설립된 것은 1991년이다. 지난 20년 동안 아에로플로트는 서울~모스크바 구간을 운항해 왔다. 그는 “그동안 러시아와 한국의 외교 관계가 돈독해졌고 항공 산업 발전에 영향을 미친 많은 긍정적인 변화들이 있었다”는 게 파데예프 디렉터의 의견이다.


한국 고객들의 이용 현황은 어떻습니까.
“현재 서울~모스크바 경유 노선을 이용하는 승객은 전체의 70%가 넘습니다. 아에로플로트 항공을 이용해 서울에서 모스크바를 거쳐 가는 유럽의 도시들은 주로 로마·파리·마드리드·바르셀로나·상트페테르부르크·프라하·런던·코펜하겐·이스탄불·오슬로·베니스·자그레브·아테나·밀라노·키예프 등입니다. 올해 현재(12월 4일 기준) 모스크바~서울~모스크바 노선을 경유로 이용하는 승객은 10만 명 이상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들이 있었습니까.
“일례로 아에로플로트는 2012년부터 블라디보스토크와 서울 그리고 부산까지의 구간과 하바롭스크에서 서울까지의 구간을 운항하고 있습니다. 아에로플로트는 양국의 국제 관계 발전에 일조했다고 생각합니다. 관광업의 발전뿐만 아니라 외교·문화·과학·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의 발전에 기여했다고 자부합니다.”


러시아 최고 항공사인 아에로플로트의 서비스 철학은 무엇입니까.
“‘최상의 서비스’입니다. 이를 위해 승객들을 존중하고 그들의 안전과 편안함을 위해 최신식 항공기를 이용합니다. 비행기 안에서도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이는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승무원들의 단정한 용모와 그들의 전문성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승무원으로서 우리 항공사에 입사하기 위해서는 멀티 태스크 교육과정을 모두 통과해야 합니다. 아에로플로트 항공사는 러시아 최초로 항공학교와 승무원교육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 경유 승객들의 수하물 분실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허브 컨트롤센터를 운영하는 등 기내 밖에서의 서비스 기능도 향상시키고 있습니다.”


아에로플로트항공은…
올해로 창립 91주년인 아에로플로트항공은 러시아의 대표적인 국영 항공사다. 이용 승객은 2013년 기준 약 2090만 명, 아에로플로트 자회사까지 합하면 약 3140만 명으로 러시아 항공 사상 최고를 달성했다. 글로벌 항공사 네트워크인 스카이팀의 회원사이기도 한 아에로플로트와 파트너사는 전 세계 178개국 1000여 개 취항 도시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총 153대의 에어버스와 보잉기를 운항 중이다.


김보람 기자 boram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