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백수 한국넷앱 대표 “건강한 조직 문화가 고성장 비결이죠”
“12월 1일 한국넷앱이 14주년을 맞습니다. 감회가 남다르죠. 돌아보면 힘든 일도 많았지만 그동안 건강한 조직 문화를 만들기 위해 일관성 있게 얘기하고 행동한 게 시간이 쌓이면서 우리 조직의 큰 강점이 된 것 같아 뿌듯합니다.”
김백수(48) 한국넷앱 대표이사는 밝게 웃었다. 11월 23일 아셈타워 한국넷앱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좋은 기업 문화를 만드는 것은 급하진 않지만 리더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저뿐만 아니라 전체 리더 조직과 팀원들이 그런 부분에 대해 공감하고 공유하면서 오늘날 한국넷앱의 비즈니스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데이터 저장·관리 분야 ‘세계 2위’
넷앱은 미국 실리콘밸리 서니베일에 본사가 있는 데이터 저장 및 관리 분야 세계 2위 정보기술(IT) 기업이다.
GPTW(Great Place to Work)가 최근 실시한 ‘전 세계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다국적기업(The World’s Best Multinational Workplaces)’ 연구 조사에서 4위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한국넷앱은 2001년 3명의 직원으로 작게 시작해 2015년 현재 50명 규모로 확장하며 스토리지 시장에서 점유율 10%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김 대표가 부임한 이후 최근 6년간 연평균 20% 이상 고속 성장하며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시장점유율도 그 사이 세 배 이상 높아졌다. 김 대표는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기업들이 효율적인 IT 인프라 구축에 관심을 보이면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국넷앱은 최근 ‘데이터패브릭(data fabric)’이라는 비전을 새롭게 밝히고 제2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전 세계적으로 데이터 사용량이 급증하고 ‘데이터 관리의 시대’가 도래하면서다. 김 대표는 “예전에는 스토리지를 중심으로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저장하는 게 중요했지만 현재는 기업용 데이터를 중심으로 관리의 영역이 커지고 있다”며 “섬유라는 뜻의 패브릭처럼 얽히고설켜 있는 데이터를 간편하고 손쉽게 관리할 수 있는 하드웨어·소프트웨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김 대표는 특히 클라우드 시장의 성장성에 주목했다. 정보 보안 이슈가 커지면서 클라우드에 저장하는 데이터의 ‘이동성’이 중요한 기술로 부각되고 있고 넷앱의 기술력이 경쟁사에 비해 앞서 있다는 설명이다. “클라우드 사업자는 크게 네 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아마존의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와 같은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를 하는 ‘하이퍼스칼라’와 국내 통신사들처럼 로컬 단위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프로바이더’, 특정 업체에 제공하는 ‘프라이빗 클라우드’, 기업의 자체 데이터센터인 ‘온-프레미스’ 등입니다. 이 네 종류의 클라우드를 자유롭게 오고갈 수 있는 ‘이동성’에 강점이 있습니다.”
한국넷앱은 14주년을 맞아 조촐한 파티를 계획했다. 미국 본사에서 손님들도 맞이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15주년, 20주년에는 더 크게 자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훌륭한 리더가 돼서 우리의 프로페셔널한 조직을 잘 이끌어 가는 것이 제가 할 일인데, 무엇보다 도덕적으로 서로 존경하고 존중할 수 있는 문화, 고객이나 협력사가 신뢰할 수 있는 투명한 문화를 만드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하는 과정이 투명하고 고객과 협력사들의 신뢰를 얻는 ‘글로벌 모델 컴퍼니’로 자리매김하겠습니다.”

이현주 기자 charis@hankyung.com


김백수 한국넷앱 대표 약력
1967년생. 서울대 계산통계학과 졸업. 매크로미디어. 어도비. 넷앱코리아 부사장. 2010년 넷엡코리아 대표이사(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