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성공하려면 ‘백업플랜’ 짜라"
또다시 ‘작심삼일’의 시즌이 돌아왔다. 얼마 전 한 취업 포털 사이트에서 직장인 1044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직장인의 89.3%가 새해가 되면 ‘신년 계획을 세운다’고 답했다.

중요한 것은 여기서부터다. 신년 결심을 한 사람들 중 62.6%는 1개월 내에 중도 포기했다고 답했다. 응답자 중 18.9%는 작심삼일은커녕 신년 계획을 시작조차 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들이 신년 계획을 중도 포기한 이유는 ‘의지박약’이 62.4%로 압도적 1위다.

그런데 이들이 신년 계획을 지키지 못하는 이유는 정말 ‘의지박약’ 때문일까. 이에 대한 이민규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의 대답은 명쾌하다. 신년 계획을 지키지 못한 진짜 원인은 의지박약이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의욕만 앞선 채 구체적인 실천 계획을 짜지 않았기’ 때문에 작심삼일에 그치고 만다는 것이다.

◆큰 도전은 ‘작은 것’부터

‘끌리는 사람은 1%가 다르다’, ‘1%만 바꿔도 인생이 달라진다’ 등의 책을 저술한 이 교수는 ‘1% 행동심리학자’로 잘 알려져 있다. 최근 새롭게 출판한 그의 신간에도 어김없이 ‘1%’를 제목으로 내걸었다. ‘변화의 시작 하루 1%’다. 이 교수가 이번 책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바는 단순하다. 24시간 중 단 15분, 하루의 1%만 달라진다면 누구라도 인생의 성공을 맛볼 수 있다는 얘기다.

이 교수는 “결심을 실천으로 옮기기 위한 지렛대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하루 1%’는 어떻게 해야 ‘지렛대를 마련할 수 있을지’를 알려주는 매뉴얼과 같은 책이다. 자기 규정, 목표 분할, 공개 선언 등 15개의 지렛대를 소개하고 있다.

그중 가장 손쉬운 지렛대가 ‘백업 플랜’이다. 예를 들어 한 남성이 금주를 결심했다. 1주일째 잘 지켜나가고 있는데 부서 회식이 잡혔다. 이처럼 돌발 상황에 대한 대응책을 미리 준비해 두는 것이다. ‘회식 자리에 참석하되 약을 먹는다는 핑계로 술을 거절하면 된다’는 식이다.
이 교수는 “의욕이 앞서면 빨리 성과를 내고 싶어 하기 때문에 즉각적인 보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금방 시들해진다”며 “구체적인 계획을 짜면 성공 확률이 3배 더 높아진다는 실험 결과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변화·혁신과 관련한 강의를 많이 나가는데 특히 최고경영자(CEO)들의 관심이 많다”며 “이 책 역시 단순히 ‘나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것을 넘어 다른 사람(직원)들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데도 도움이 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직원들은 지금까지 살아왔던 익숙한 방법을 고수하려고 하기 때문에 변화를 요구하는 CEO와 갈등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가장 좋은 방법은 CEO가 ‘직원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변화의 동기를 부여해 주는 것이다. 그는 생텍쥐페리의 명언으로 조언을 대신했다. ‘배를 만들고 싶다면 사람들에게 배 만드는 일을 분담하지 마라. 바다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말해주고 그들에게 바다를 동경하게 하라’는 것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하루 15분이 매일같이 쌓이면 기하급수적인 효과를 낳기 때문에 그 파장은 어마어마하다”고 1%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정흔 기자 vivajh@hankyung.com

이민규 교수 약력
단국대 특수교육과 졸업. 서울대 대학원 심리학과 임상심리학 석·박사.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