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도지사… “신공항 주변 에어시티로 개발할 것”}
“제주포럼서 아시아의 새로운 질서를 모색할 겁니다”
[한경비즈니스=차완용 기자] 2016년 5월. 제주도를 종횡무진 뛰어다니고 있는 한 남자가 있다. 그의 이름은 원희룡. 제주도의 도정을 책임지고 있는 도지사다. 그에게 2016년 5월은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란다. 눈뜨자마자 도청으로 출근해 각종 도정 현안을 챙겨야 하는 것은 물론 완연한 봄을 맞아 몰려드는 관광객을 맞이하기 위해 정신이 없다.

여기에 2014년 취임 이후 추진했던 깨끗한 제주도를 만들기 위한 ‘탄소 없는 섬 제주 2030’ 프로젝트까지 점검해야 하고 지난해 말부터 추진 중인 제2공항 건립 추진 사항도 체크해야 한다.

그런가 하면 이달에는 그가 가장 신경 쓰는 행사마저 열린다. 바로 ‘2016 제주포럼’이다. 5월 25일부터 27일까지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2박 3일 일정으로 열리는 이 행사는 동아시아 평화와 공동 번영을 모색하기 위해 전 세계 60여 개국에서 4000명이 찾는 아시아 대표 공공 국제포럼이다. 올해로 11회째다.

세계 정상급 지도자들이 매년 제주를 방문해 글로벌 이슈를 보는 깊은 통찰과 새로운 아시아의 미래를 준비하는 지혜를 서로 교환하는 이 행사에서 원 지사는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 때문에 그는 성공적으로 포럼을 유치하기 위해 세부적인 행사 일정까지도 직접 챙기는 등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처럼 바쁜 5월을 보내고 있는 그를 한경비즈니스가 만나봤다.
“제주포럼서 아시아의 새로운 질서를 모색할 겁니다”
▶최근 관광객 추세는 어떤가요.
“2014년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처음으로 300만 명을 넘어선 데 이어 지난해에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에도 불구하고 1366만 명의 외국인이 제주를 방문했습니다. 관광객 방문 수로는 유명 휴양지인 하와이·발리·오키나와를 넘어섰고요.”

▶관광 활성화를 위한 정책 방안은 무엇입니까.
“제주는 섬입니다. 그래서 접근성이 중요하죠. 현재 제주도 제2공항과 크루즈 신항 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개발되면 제주를 오가는 관문이 크게 넓어질 겁니다. 또한 현재 약 2만㎡ 규모의 마이스(MICE) 다목적 복합 시설을 짓고 있는데, 2019년 완공되면 1만 명 수준의 인센티브 투어 유치도 가능합니다.”

▶제2공항의 기대 효과도 궁금합니다.
“제주국제공항 이용객은 작년에만 260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1분여마다 비행기가 뜨고 내리죠. 2025년 제2공항이 들어서면 연간 2500만 명을 수용할 수 있을 겁니다.”

▶신공항 주변을 에어시티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하셨는데.
“세계 주요 공항들이 에어시티로 가는 추세입니다. 네덜란드 스키폴공항은 주변에 상업·전시·산업 시설 등을 개발해 성공했죠. 핀란드 반타공항은 대규모 비즈니스센터와 첨단 연구·개발(R&D)단지를 갖춰 국제적 허브로 거듭난 곳입니다.

신공항의 에어시티는 공항 주변을 계획적으로 설계해 개발이익을 주민에게 환원하고 공항의 경쟁력도 가질 수 있도록 기능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에 중점을 둘 예정입니다.”

▶몇 년 사이 제주도 땅값과 집값이 급등했는데요.
“사실 우려됩니다. 작년만 하더라도 아파트 가격은 13.7%, 전체 부동산은 19% 이상 올랐어요.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이 힘들어지고 투자하는 기업도 부담이 될 겁니다.

실제 수요에 따른 상승은 어느 정도 시장에 맡기겠지만 투기 수요는 철저히 막아야 합니다. 그래서 투기대책본부를 설치했습니다. 강력한 투기 억제책을 펴고 있고 추가적인 대책도 마련하고 있습니다.”

▶ 2030년까지 ‘탄소 없는 섬’을 만들겠다는 계획은 잘 진행되고 있습니까.
“우선 올해 제주에는 약 7000대의 전기차가 보급될 계획입니다. 또한 매년 전기차의 보급률을 높여 2030년까지 제주의 도로 위를 달리는 모든 자동차, 약 40만 대를 전기차로 바꿀 것입니다.

전력도 현재 9.4% 정도를 풍력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고 있고요. 2020년까지 이를 50%로 늘리고 2030년이면 완전하게 청정에너지로 전력을 생산하게 될 겁니다.”

▶ ‘제주포럼’ 조직위원장도 맡고 있는데요.
“그동안 제주포럼은 세계 유일의 분단 지역인 한반도의 평화, 나아가 아시아의 평화를 기점으로 경제·문화·관광·여성·환경·에너지 등으로 논의의 폭을 확장해 왔습니다.

하지만 환경 파괴와 기후변화, 실업률과 빈부 격차, 초국가적 테러 위협 등 어느 일방의 노력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이슈들이 끊임없이 대두되고 있죠. 제주포럼은 이런 위협에 적절한 대응 방향을 공동으로 모색하고 협력의 수준을 높이는 장이 될 겁니다.”

▶ 올해 제주포럼의 주요 행사를 소개해 주시죠.
“이번 11회 제주포럼은 ‘아시아의 새로운 질서와 협력적 리더십’을 주제로 5월 25일부터 27일까지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제주)에서 열립니다. 포럼에는 무라야마 도미이치 일본 전 총리, 마하티르 모하마드 말레이시아 전 총리, 고촉동 싱가포르 전 총리, 짐 폴저 뉴질랜드 전 총리, 엔리코 레타 이탈리아 전 총리 등 세계 지도자들이 참석합니다.

이들 전직 국가 정상들은 5월 26일 오전 10시 제주포럼 개회식에서 기조연설을 한 뒤 각 제안에 대해 ‘세계 지도자 세션’에서 집중 토론을 벌일 예정입니다.

또한 세계 전기자동차 시장에 돌풍을 몰고 온 미국 테슬라모터스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제프리 스트라우벨은 5월 27일 제주포럼에 참석해 ‘제주의 전기차 보급과 인프라 구축, 미래 전략’에 대해 이야기할 겁니다.

같은 날 독일의 국민 기업인 지멘스의 조 케저 회장도 독일 통일을 교훈 삼아 ‘기업에서 통일한국의 미래를 찾는 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얘기를 나누게 됩니다. 중국과 일본의 기업인 400명도 참석해 관심사를 논의할 겁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 약력]
1964년 제주 서귀포 출생,
1982년 서울대 법대 졸업,
1992년 제34회 사법시험 합격,
제16·17·18대 국회의원,
2014년 제 37대
제주특별자치도 도지사(현).

cw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