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0조 개 빅데이터 분석…미국 진출 자신 있어요”}
{국내 1호 로보어드바이저 상품 개발}
[COVER STORY] 장두영 쿼터백투자자문 부사장 인터뷰
[한경비즈니스 이홍표 기자] “로보어드바이저(인공지능 자산 관리)에 대해 복잡하게 생각할 건 없습니다. 이미 자산 관리란 말은 잘 알고 있죠? 로보어드바이저는 ‘자동화된 자산 관리’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장두영 쿼터백투자자문 부사장은 로보어드바이저에 대해 이렇게 정의했다.

한국의 로보어드바이저는 올 들어 비로소 첫걸음을 뗐다. 현재 10여 곳의 로보어드바이저 전문 기업들이 증권사 및 은행들과 손잡고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하고 있다.

이 중 쿼터백투자자문은 지난해 12월 가장 먼저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공식적으로 내놓은 곳이다. 특히 KB국민은행·현대증권·미래에셋대우 등과 차례로 상품을 선보이면서 이 분야에서는 확실한 선두권 업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대중을 위한 것

물론 로보어드바이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곤 있지만 아직 ‘대중화’됐다고 말하긴 어렵다. 이 때문에 아직 금융 투자에 대해 경험이 많지 않은 투자자로서는 선뜻 접근하기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장 부사장은 “오히려 로보어드바이저는 대중을 위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쿼터백투자자문은 장 부사장의 정의처럼 ‘자산 관리’라는 본질적 업무에 집중하는 로보어드바이저 기업이다. 기본적으로 글로벌 자산 배분 상품이다. 자체 알고리즘으로 주식·채권·통화·부동산·대체투자 등 6개 자산군과 77개 지역, 920조 개 이상의 빅 데이터를 분석해 운용한다.

특히 쿼터백투자자문의 투자 포트폴리오는 모두 국내외 상장지수펀드(ETF)로 이뤄져 있다. 개별 주식 및 상품에 비해 변동성이 적은 ETF를 핵심 투자자산으로 활용함으로써 보다 안정적인 자산 관리가 가능하게 됐다는 것이다.

장 부사장은 “ETF의 또 다른 장점은 주식은 물론 채권·원자재·외환 등 여러 상품에 쉽게 투자가 가능하다는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 ‘중위험·중수익’을 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쿼터백투자자문 역시 다른 로보어드바이저처럼 ‘머신 러닝’을 기본으로 한다. 하지만 장 부사장은 쿼터백투자자문의 차별점으로 ‘사람’을 꼽았다. 그는 “머신 러닝은 확률·통계에 기초하고 있다”며 “데이터가 많을수록 승률이 높아지는데 데이터가 적은 시기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기존의 자산 운용 전문가들이 보완하는 것이다.

실제로 쿼터백투자자문에는 해외 선물, 해외 환 등 여러 자산군을 전문적으로 운용한 인력이 포진해 있다. 전체 24명의 쿼터백투자자문 직원 중 절반가량이 금융 투자 업계 출신이고 절반이 엔지니어 출신이다. 공학과 금융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서다.

장 부사장은 쿼터백투자자문의 또 다른 특징으로 상품 운용 방식을 꼽았다. 장 부사장은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머신 러닝을 통해 여러 상품군에 비슷하게 투자한 뒤 가장 위험해 보이는 상품의 비중을 줄여 나가는 방식으로 투자가 이뤄진다”고 소개했다.

대체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는 ‘보다 매력 있는 자산군’에 집중하지만 쿼터백투자자문은 ‘역발상’을 통해 보다 안전한 투자를 하고 있다는 의미다. 그는 “이때 하락장에서 보다 안정적인 수익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 실제로 쿼터백투자자문의 자산 배분 비율은 어떻게 돼 있을까. 장 부사장은 “채권이 절반가량이고 주식 비율이 15~20%, 원자재 및 환 등 기타 상품이 그 나머지를 차지한다”고 귀띔했다.

이 같은 비율이면 매우 안정적이고 조심스러운 운용이다. 장 부사장은 “변동성이 크면 고객이 장기간 투자를 유지하기 어려워진다”며 “쿼터백투자자문은 고객에게 장기간 투자할 수 있는 수단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과거 10년간 연 9.5% 수익률

그렇다고 해서 수익률이 낮지는 않다. 자체 백 테스팅(back testing) 결과를 보면 2005년부터 10년간 1000만원을 투자해 2478만원, 연 9.5%의 수익을 기록했다. 또 지난 1월 출시된 상품은 5월 현재 1% 후반대의 수익을 냈다. 이대로만 이어져도 연 목표인 4~7%의 수익은 어렵지 않게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는 특히 로보어드바이저 상품 대부분이 ETF를 중심으로 하다 보니 복잡한 해외투자도 비교적 쉽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방식은 두 가지다. 국내에 상장된 해외 ETF에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해 투자하거나 해외 상장 ETF에 직접 투자하는 것이다.

실제로 쿼터백투자자문의 상품 역시 국내 ETF 중심으로 투자하는 상품과 해외 ETF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나뉘어 있다. 장 부사장은 “특히 고액 자산가들을 중심으로 미국 ETF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다”면서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권 전체에서 달러 자산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장 부사장은 앞으로의 계획으로 ‘해외 진출’을 꼽았다. 금융 투자와 정보기술(IT)이 접목된 로보어드바이저는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서는 별다른 선두 주자가 없어 한국의 기업들도 충분히 승산이 있기 때문이다.

장 부사장은 “이제 막 로보어드바이저가 도입된 일본은 물론 ‘본토’인 미국에도 진출할 계획”이라며 “만약 미국에 진출한다면 우리의 기술과 노하우가 입증되는 것이며 동시에 아시아 시장에서 강자로 자리 잡는 데 큰 무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haw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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