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 인터뷰]
"시민 즐길 수 있는 테마파크 추진"
이재현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 “세계 최대의 매립지, 친환경·문화·경제 명소로 만들 것”
(약력) 1960년생. 환경부 재정기획관. 낙동강유역환경청장. 기후대기정책관. 영산강유역환경청장. 상하수도정책관. 기획조정실장.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현). /서범세 기자

[한경비즈니스=김병화 기자] 수도권매립지가 기적의 땅으로 거듭났다. 세계 최대 규모의 매립지인 수도권매립지는 경인아라뱃길과 서해안이 만나는 인천시 서구에 자리한다. 1992년 바다와 갯벌이었던 곳을 메워 땅을 간척하고 그 위에 수도권매립지를 세웠다.

폐기물의 국가적 관리를 위해 설립된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매립의 패러다임을 변화시켰다. 위생 매립과 폐기물 관리를 철칙으로 삼고 주야간 구분 없이 반입되던 폐기물을 주간에만 반입하고 위생 검사를 통해 폐기물의 상태를 꼼꼼히 점검했다.

이재현 사장은 환경 분야에서 20년 넘게 쌓아 온 실무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를 이끌고 있다. 이 사장은 “수도권매립지가 변화의 변곡점에 서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단순한 매립지가 아니라 세계 최고의 환경·문화 콘텐츠 공간으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라며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바탕으로 환경과 테마파크가 어우러진 ‘친환경 복합 테마파크’로 거듭날 예정”이라고 말했다.

▶수도권매립지와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한국은 1980년대 급속한 경제성장과 인구 증가 및 도시화에 따라 폐기물 발생량이 급격히 증가했습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1987년 말 서울지역 폐기물의 대부분을 처리하던 난지도 매립장의 매립이 완료돼 매립지로서의 역할이 한계에 달하자 대체 매립지로 개발된 곳이 바로 수도권매립지입니다.

인천 서구, 김포 일대에 자리한 수도권매립지의 전체 면적은 약 1618만㎡에 달합니다. 여의도 면적의 5.5배 정도입니다. 정부는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의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2000년 7월 환경부 산하 국가공사로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를 출범시켰습니다.”

▶취임한 지도 벌써 1년이 지났습니다. ‘3무 친환경 매립지’를 강조해 오셨다고요.

“친환경 매립지 조성을 위해 무악취·무사고·무방류 등 ‘3무(無) 친환경 매립지’를 추진했습니다. 그 결과 냄새 없는 환경을 조성한 것은 물론이고 ‘5년 연속 무재해 사업장’이라는 성과도 거뒀습니다. 또한 방류수 재이용을 확대 시행하는 등 수도권 지역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보다 안정적으로 처리했습니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자원 순환에도 앞장서고 있다면서요.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에서는 폐기물을 단순히 매립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폐기물을 통한 자원화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자원화 시설로는 생활 폐기물 자원화 시범 시설, 슬러지 자원화 시설(1·2단계), 광역 음폐수(음식물류 폐기물 처리 과정에서 발생되는 폐수) 바이오 가스화 시설, 50MW 매립 가스 자원화 시설 등이 있습니다.”
이재현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 “세계 최대의 매립지, 친환경·문화·경제 명소로 만들 것”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추진하는 CDM 사업도 궁금합니다.

“CDM(Clean Development Mechanism : 청정개발체제) 사업은 유엔에서 주관하는 온실가스 감축 체제입니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매립 가스를 포집, 자원화(50MW 발전)하는 사업을 2007년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에 CDM 사업으로 등록했습니다.

이는 폐기물 분야 국내 최초 CDM 사업으로, 전 세계 폐기물 분야로 등록된 923개의 CDM 사업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합니다. 유엔으로부터 현재까지 약 650만 CO₂톤의 탄소배출권을 발급받았는데, 이는 승용차 약 280만 대가 1년 동안 배출하는 온실가스와 같은 양입니다.”

▶수도권매립지에 테마파크를 만드신다고요.

“수도권매립지의 넓은 유휴 부지에 많은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테마파크를 건설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15일 미국 뉴저지 주에서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인천시·트리플파이브그룹 등 3자가 수도권매립지에 대규모 복합 엔터테인먼트 쇼핑몰을 조성하기 위해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2억 달러(총사업비 1조원)의 투자 확약서를 전달받았습니다.

복합 엔터테인먼트 쇼핑몰은 경인아라뱃길 남쪽 일원에 서울의 잠실 제2롯데월드보다 넓은 46만㎡(14만 평)의 면적으로 외국인 직접투자 2억 달러 등 총사업비 1조원을 투자해 쇼핑몰·호텔·테마파크·명품 아울렛 등을 건설할 예정입니다.

착공은 2017년, 완공은 2020년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공사는 테마파크 개발을 통해 다양한 경제적 효과는 물론 친환경적 효과까지 기대하고 있습니다.”

▶영화 ‘울지마 톤즈’의 주인공인 이태석 신부와도 인연을 맺었다고 들었습니다.

“이태석 신부를 처음 만난 것은 2000년 유엔환경계획(UNEP) 사무국 요원으로 케냐 나이로비에서 파견 근무를 할 때입니다. 당시 남수단의 톤즈마을에서 선교 활동을 하던 이 신부는 생필품을 구하기 위해 나이로비를 찾아 몇 주씩 머무르곤 했습니다.

나이로비의 한인 가톨릭회장을 맡고 있었던 저는 이 신부와 톤즈마을로 향했습니다. 20년 이상 계속된 내전에 시달려 온 톤즈마을 사람들의 비참한 삶을 목격했고 ‘나눔의 확대’를 다짐했습니다.

귀국 후 남수단의 실상을 국내에 알리고 이 신부를 지원했습니다. 2004년 수단어린이장학회를 설립하고 ‘수단 이태석 신부님’이라는 인터넷 카페를 만들어 톤즈마을 돕기에 앞장섰습니다. 현재 장학회 후원자는 9000여 명에 달합니다.”

kb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