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마윈’ 꿈꾸는 중국의 신흥 ‘IT 부자들’]
‘메이드 인 차이나’로 글로벌 시장 장악…‘기술력·투자 감각’으로 자수성가
(5) 청웨이 디디추싱 회장, ‘우버’ 삼킨 젊은 피

[글 이정흔 한경비즈니스 기자, 사진 한국경제 DB·연합뉴스]
“중국의 백만장자 숫자가 미국을 앞질렀다.” 지난 2월 후룬글로벌리서치가 발표한 ‘2016 세계 백만장자 리스트’에 따른 결과다.

중국에 이토록 많은 백만장자가 탄생할 수 있었던 배경은 단연 ‘중국 정보기술(IT) 기업들의 눈부신 성장’이다.

평범한 영어 교사에서 글로벌 1위 전자 상거래 최고경영자(CEO)가 된 알리바바의 마윈을 비롯해 농사꾼의 아들이었던 리옌훙 바이두 회장, 엔지니어 출신인 마화텅 텐센트 회장 등은 이미 우리에게도 익숙하다.

이들뿐만이 아니다. 지금도 중국에서는 수많은 성공 신화가 만들어지고 있다.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중국의 ‘신흥 IT 부자들’은 누가 있을까.
(붙임) (5) 청웨이 디디추싱 회장, ‘우버’ 삼킨 젊은 피
청웨이 디디추싱 회장
설립연도 2012년 샤오쥐커지(디디추싱의 전신) 설립
창업 나이 29세
현재 나이 33세(1983년생)
주요 사업 택시 등 차량 공유 서비스
성공 포인트 알리바바에서 근무하며 익힌 사업 수완,
애널리스트 출신 사업 파트너
류칭 사장과의 시너지
개인 자산 65억 위안(약 2조원, 중국 우버 인수 전 기준)

◆ 청웨이 디디추싱 회장, ‘우버’ 삼킨 젊은 피

최근 중국에서 가장 눈길을 끌고 있는 IT 업계의 젊은 피는 단연 청웨이(程維) 디디추싱 회장이다. 2012년 출범한 디디추싱은 중국 최대의 차량 공유 업체로 ‘중국판 우버’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중국 시장에서 디디추싱의 점유율은 80%가 넘는다. 디디추싱은 지난 8월 1일 우버의 중국 내 브랜드·사업·데이터를 모두 인수한다고 발표하며 전 세계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중국판 우버’가 ‘진짜 우버’를 삼키는 일이 현실에서 벌어진 것이다. 합병 이후 디디추싱의 기업 가치는 약 40조원에 달할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청 회장은 1983년 장시성의 시골 마을 출신이다. 2005년 베이징 화공대에서 행정관리학을 전공한 뒤 알리바바에 입사했다. 첫 6년간은 B2B 사업 분야에서 영업을 익히며 탁월한 실적으로 최연소 매니저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2011년 B2C 사업부문의 부총경리로 승진해 2년 동안 결제회사 알리페이의 가맹점을 관리하는 일을 맡았다. 이때 모바일 지불 시장의 가능성을 확인한 청 회장은 2012년 6월 알리바바에 사표를 던지고 샤오쥐커지를 창립했다.

“인터넷으로 중국의 교통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야심 찬 포부를 품은 그는 3개월 만에 택시 호출 애플리케이션(앱)인 디디다처를 만들어 냈다. 알리페이의 결제 시스템 업무를 경험한 덕분에 편리한 결제 시스템을 갖출 수 있었던 것도 시장을 확대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2015년 중국 내 가장 큰 경쟁자로 일컬어졌던 콰이디다처와 합병하며 디디콰이디로 거듭났다. 이후 205년 9월 디디추싱으로 개명했다.

디디추싱에는 청 회장 외에 주목받는 IT 리더가 한 명 더 있다. PC 업체 레노버의 류촨즈 창립자의 딸로 더 유명한 류칭 사장이다. 베이징대와 하버드대학원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그녀는 골드만삭스에서 12년간 애널리스트로 일한 경력이 있다. 2014년 최고운영책임자(COO)로 디디추싱에 합류해 2015년 사장 자리에 올랐다.

청 회장과 류 사장의 사무실은 유리 벽을 사이에 두고 맞붙어 있다. 영어에 능숙하고 미국의 비즈니스 문화에 익숙한 류 사장은 디디추싱이 애플로부터 10억 달러의 투자를 끌어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우버와의 합병 과정에서도 역할이 컸다. 알리바바의 경험을 통해 사업 수완을 쌓아 온 청 회장과 은행과 금융 관련 배경 지식으로 무장한 류 사장의 팀워크가 디디추싱 성공의 밑거름이 된 셈이다.

viva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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