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김영찬 GN바이오 대표 "농업 생존하려면 ‘스마트 팜’ 완성돼야"
(사진) GN바이오 김영찬 대표가 이슬송이버섯 배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김태헌 기자

[한경비즈니스=김태헌 기자, 후원 한국언론진흥재단] 중국에서 오랜 기간 제조업에 종사하다가 우연히 국내 표고버섯의 대부분이 중국에서 수입된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이때부터 ‘국산 표고버섯을 한번 키워 보자’고 농업에 뛰어들었습니다.”

바빠 보였다. 인터뷰 도중에도 전화와 문자, 버섯에 대한 문의가 빗발쳤다. 김영찬 GN바이오 대표는 경남 진주와 창원에 있는 사무실과 생산동을 하루에도 수십 차례 오간다. 50여 곳의 버섯 생산동 확인은 물론 유통·수출과 품종 개발까지 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이슬송이버섯도 그렇게 그의 손에서 태어났다.

김 대표는 처음부터 농사를 짓던 사람이 아니다. 손에 흙 한 번 묻혀 본 적이 없는 사업가였다. 중국 등지를 중심으로 제조업에만 수십 년 종사했다. 그는 왜 국내 최초의 스마트 팜 표고버섯 농장을 운영하게 됐을까. 또 앞으로 국내 스마트 팜의 발전 방향은 어디일까.

▶제조업에서 농업으로 업종을 변경한 이유가 궁금한데요.

“국내 표고버섯의 상당을 중국에서 들여온다는 것을 알고 ‘내가 표고버섯을 한번 해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표고버섯 시장은 생각보다 굉장히 큽니다.

중국 시장을 포함해 전 세계적 표고버섯 시장은 100조원에 육박하고요. 물론 당시 진행하던 사업도 잘되고 있었지만 농업 시장에 뛰어들어 보자는 생각이 강했어요. 그게 2007년이니까 이제 10년 됐네요.”

▶국내 스마트 팜 현황은 어떤가요.

“열심히 하고는 있습니다만, 아직 많이 멀었습니다. 해외 선진국에 비해 국내 농업은 스마트 팜이라고 이야기할 수준이 못 되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정부나 기업 그리고 농가들도 선진국의 스마트 팜을 따라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요. 좀 더 열심히 하면 선진국 수준에 언젠간 도달할 것이란 희망을 가져봅니다.”

▶정부에서 몇 년 전부터 스마트 팜을 육성한다고 하던데요.

“사실 장기 투자가 부족합니다. 스마트 팜이 만들어져야 국내 농가들이 생존할 수 있습니다. 지금 농촌의 많은 가옥들이 텅텅 비어 있습니다. 젊은 사람들은 모두 도시로 떠나갔고 고령자들만 농촌을 지키고 있어요.

수확철이 되면 인력을 확보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사람들이 넘쳐납니다. 외국인 노동자까지 들어와 일하지만 이마저도 역부족이죠. 이런 일들을 해결하려면 결국은 농업의 자동화, 나아가 스마트 팜이 이뤄져야 하고 정부도 이를 인지하고 있는 겁니다.”

▶GN바이오가 개발한 이슬송이버섯의 특징이라면.

“이슬송이버섯은 일반 표고버섯과 달리 자루와 갓이 없는 원형 버섯입니다. 자루는 질기고 맛이 없어 대부분이 버려집니다. 불필요한 부분을 구입하는 소비자, 또 이를 생산하는 생산자·유통업자 모두 손해죠.

이 부분을 없애려고 노력했고 이슬송이버섯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지금도 개발은 계속 진행형이고요.”

▶향후 계획은 무엇인가요.

“스마트 팜이 완성되면 누구나 농업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특히 직장인들의 은퇴 이후 제2의 삶을 농업과 함께할 수 있도록 도울 생각입니다.

물론 그런 것을 염두에 두고 지금 데이터를 모으고 생산의 자동화도 고민하고 있고요. 농업을 첨단화해 인력을 최소한으로 투입하면서 생산성을 갖출 수 있도록 연구하고 있습니다.”

▶국내 스마트 팜의 발전 방향은 어떻게 보십니까.

“국내 스마트 팜은 더욱 발전할 겁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앞서 말씀드린 정부와 기업, 농가가 모두 더 분발해야 합니다. 특히 지금의 농촌은 데이터가 전무합니다. ‘감’으로 농사를 지어 왔죠.

하지만 이제는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활용해야 합니다. 해외의 스마트 팜을 수입해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형 스마트 팜을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국내 농업에 맞는 ‘빅데이터’를 생산해야 하고 우리는 그런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k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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