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김지성·김재학 마이퍼스트에셋자산운용 공동대표]
마이퍼스트에셋 설립 1년 만에 내놓은 1호 펀드 완판…2호 펀드도 ‘흥행 성공’
‘투자 귀재’와 ‘리스크 관리 달인’이 만났다
(사진) 마이퍼스트에셋자산운용운용의 공동대표인 김지성 CEO(오른쪽)와 김재학 CIO./ 사진 서범세 기자


[한경비즈니스=차완용 기자] 이들 콤비를 보면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에 압도당한다.

한 명은 다부진 체형에 날카로운 눈매를 가지고 있고 다른 한 명은 건장한 체형에 투지가 넘친다. 외모는 다르지만 형색은 비슷하다. 반듯한 슈트에 흐트러짐 없는 머리가 이들의 공통점이다.

잔뜩 긴장한 채 그들에게 조심스레 말을 건넸다. 자신감 있는 모습으로 분위기를 압도하는 그들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안녕하세요”라며 악수를 청한다.

차가울 것만 같았던 말투가 아닌 살가운 말투, 경직된 얼굴이 아닌 서글서글한 인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투와 행동에는 자신감이 배어 있다.

이들의 이런 행동 하나하나가 어떠한 일을 하는 사람들인지 대변해 준다. 결코 자신감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일, 성공해 보지 않았으면 도전하기 불가능했을 일, 바로 헤지펀드(전문 투자형 사모펀드)를 업으로 하는 이들이다.

지난해 4월 마이퍼스트에셋자산운용을 설립하며 헤지펀드 시장에 뛰어든 김지성 최고경영자(CEO)·김재학 최고투자책임자(CIO) 공동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을 6월 21일 만났다.

◆ 1년 동안의 준비…완판과 수익률로 보답

김지성·김재학 공동대표는 요즘 관련 업계에서 가장 ‘핫’한 인물들이다. 이유는 실적 때문이다. 올해 4월 회사 설립 후 처음으로 내놓은 1호 펀드가 완판되면서 관련 업계를 놀라게 했다.
통상 보여준 실적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지만 그동안 이들이 쌓아 온 명성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

사실 김재학 CIO는 증권가에서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투자의 귀재로 꼽히는 인물이다. 증권사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를 거쳐 2009년 파레토투자자문을 공동 창업해 3년간 재직하면서 연평균 수익률 30% 이상을 올렸다.

오다스톤파트너스 대표로 재직하던 2012~2015년에는 5959%라는 경이적인 수익률을 기록했다. 2억원을 주식에 투자해 1000억원이 넘는 자산을 모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김지성 CEO는 리서치에 정통한 인물이다. 씨티그룹·리먼브러더스 등에서 애널리스트로 글로벌 감각을 키웠고 노무라증권 홍콩법인 아시아지역 헤드를 맡았다. 그의 리스크 관리 감각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런 두 사람이 모였으니 업계의 시선이 쏠리는 것은 당연하다.

두 대표는 자신들을 믿고 투자해 준 투자자들에게 수익률로 보답했다. 펀드 출범 후 운용 3개월 만에 20%에 가까운 수익률을 올렸다.

김지성 CEO는 “회사를 차리고 1년 동안 많은 준비를 했다”며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고 데이터 및 글로벌 경기 흐름을 면밀히 분석해 상품을 내놓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투자 종목 선택을 진두지휘한 김재학 CIO는 앞으로의 자신감도 내비쳤다. 김 CIO는 “인터뷰 전날 마이퍼스트에셋의 2호 펀드가 출시되자마자 50%의 판매액을 올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7월에 3호 펀드를 선보일 계획인데, 이 역시도 철저하게 준비해 온 만큼 완판은 물론 수익률 확보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이야기를 하는 김 CIO의 눈과 얼굴은 자신감이 넘쳐 보였다.

물론 이제 막 시작한 마이퍼스트에셋의 펀드가 계속 성공할 것이란 보장은 없다. 하지만 두 대표는 거침이 없었다.

김 CEO는 “나는 물론 김 CIO를 비롯해 매니저들 모두가 펀드에 같이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10여 년의 인연…술 줄이고 ‘일 삼매경’

김지성·김재학 공동대표의 합은 업계에서 유별나기로 소문나 있다. 10 여 년 전 연을 맺은 이후로 시간이 날 때마다 서로 정보를 공유하며 신뢰와 친분을 쌓아 왔다.

이들은 업계 ‘주당’으로도 소문이 나 있다. 둘이 술자리를 시작하면 밤을 꼬박 새울 정도로 마신다고 한다. 안주는 업계 및 투자에 대한 동향과 정보 교환이다. 이러한 그들이 동업을 시작하고부터 술자리를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김 CIO는 “김 CEO와 술을 마시면 밤을 지새울 때가 많다. 사업 초기에 몇 번 술자리를 했는데 당연히 일에 지장이 있을 수밖에 없어 이제는 서로 술을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나도 잘 마시는 편이지만 김 CEO의 주력은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김 CEO는 “내가 김 CIO보다 조금 술이 센 편인 것 같다”며 웃었다.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해 장단점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있다. 그 때문에 서로가 서로를 의지한다고 한다. 김 CIO는 “나는 투자에는 자신이 있지만 조직 관리나 절제의 기술은 부족한 편이다. 반면 김 CEO는 절제의 기술을 가지고 있고 조직을 잘 이끌어 준다”고 말했다.

이 둘은 사업을 시작한 이유도 동일하다. 업계의 후배들이 능력에 비해 대우를 못 받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이런 현실을 조금이라도 개선하기 위해 합당한 대우를 통해 후배들을 그러모으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가 커지고 뜻이 서로 맞는 많은 후배들과 즐겁게 일하는 것이 마이퍼스트에셋을 통해 그리는 두 사람의 꿈이라고 강조했다.

[김지성 CEO]
약력 : 1965년생. 1984년 고려대 통계학과 졸업. 1993년 고려대 대학원 석사. 1994년 대우경제연구소 애널리스트. 2011년 씨티그룹 애널리스트. 2004년 리먼브러더스 애널리스트. 2008년 노무라증권 홍콩법인 아시아지역 헤드. 2016년 마이퍼스트에셋자산운용 대표(현).

[김재학 CIO]
약력 : 1972년생. 2000년 고려대 일문과 졸업. 2000년 세종증권 리서치 애널리스트. 2003년 큐앤에스 IR담당 이사. 2008년 바디텍메드 미국지사장. 2009년 파레토투자자문 공동창업. 2012년 오다스톤파트너스 대표. 2016년 마이퍼스트에셋자산운용 대표(현).

cw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