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사령탑 맞은 LG유플러스 과제 산적, 하반기 M&A 급물살 전망도
‘5G 장비·케이블TV 인수’…하현회 부회장의 선택은?
[한경비즈니스=이명지 기자] 5G 상용화를 코앞에 둔 이동통신업계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지주사인 (주)LG에서 LG유플러스로 7월 16일 자리를 옮긴 ‘신임 최고경영자(CEO)’ 하현회 부회장도 마찬가지다.


LG유플러스는 하 부회장에 대해 “2015년부터 LG유플러스 이사회 멤버로 주요 의사 결정에 참여해 왔다”며 “(주)LG에서 계열사 간 시너지를 창출한 경험을 바탕으로 LG유플러스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신성장 동력 발굴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화웨이 장비의 실용성에 무게


하 부회장이 LG유플러스 CEO로 참석한 첫 외부 일정은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이통동신 3사 CEO와의 회동이었다. 이 자리에서 하 부회장이 ‘화웨이 장비 도입’에 대해 어떤 의견을 내놓을지에 이목이 쏠렸다.


LG유플러스는 5G 무선통신 장비에서 이른바 화웨이산 도입에 가장 적극적인 회사다. 이미 화웨이 장비를 사용한 경험도 있다. 2015년 LG유플러스는 2.6GHz 대역 롱텀에볼루션(LTE) 주역 주파수를 활용하면서 수도권과 강원 지역 일대에 화웨이 기지국을 배치했다.


하 부회장과 자리를 맞바꾼 권영수 (주)LG 부회장은 화웨이 도입에 대해 줄곧 긍정적인 자세를 보여 왔다.


권 부회장은 중국 상하이에서 지난 6월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행사에 참석해 “특별하지 않은 이상 현재와 같은 화웨이·삼성전자·에릭슨·노키아 등 4개 벤더를 사용할 것”이라며 “화웨이 장비가 빠르고 성능이 좋다”며 만족감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 화웨이 장비에 대한 보안 이슈가 불거지면서 새로운 CEO 자리에 오른 하 부회장이 기존 정책 기조를 그대로 이어 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화웨이는 주력망인 3.5GHz 대역 통신 장비 개발을 이미 마쳤을 뿐만 아니라 가격도 다른 업체에 비해 30% 저렴하다. 당장 9~10월에는 상용망 구축에 나서야 하는 기업들로서는 화웨이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의견도 있다.


화웨이는 미국 통신장비 시장에서 밀려난 상태다. 미국은 지난 2월 중국 정부가 화웨이 장비에 ‘백도어 프로그램’을 심어놓을 수 있다며 제재를 가했다. 영국과 호주에서도 화웨이 장비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 나오고 있다.


간담회에서 하 부회장은 화웨이 장비 도입 기조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하 부회장이 화웨이 장비 도입을 완전히 엎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권 부회장이 여전히 LG유플러스 비상근 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고 지주사로 자리를 옮겨 오히려 화웨이 장비 도입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있다. 과거 LG유플러스가 LTE 전국망을 구축할 때 화웨이 장비를 써 본 경험이 있다는 점도 화웨이 장비 도입에 무게를 더한다.


하지만 정부의 국산 장비 권장과 화웨이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은 부담이다. 이에 따라 LG유플러스는 지난 7월 25일 5G 유선 장비에 국내 제조사인 다산네트웍솔루션즈와 유비쿼스 제품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가 무선 장비에서 큰 변화 없이 화웨이를 택할지는 9월 가려지게 된다.


◆추진력 세진 케이블 TV 인수


한편 LG유플러스가 관심을 기울여 온 케이블 TV의 인수·합병(M&A)은 추진력을 얻을 가능성이 높다. 기존의 케이블 TV M&A를 주도하던 권 부회장이 지주회사 CEO가 됐기 때문이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LG유플러스가 M&A에 공격적으로 나서면 지주회사에서 반대할 가능성이 낮아 하반기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LG유플러스는 현재 통신 3사 중 IPTV 점유율이 가장 낮다. 하지만 케이블 사업자를 인수하면 유료 방송 시장 2위로 올라설 수 있게 된다. 여기에 그동안 발목을 잡았던 ‘유료 방송 합산 규제’도 지난 6월 일몰됐다. 그동안 유료 방송 합산 규제로 방송법상 케이블 TV와 IPTV 사업자는 전체 시장점유율의 3분의 1을 넘길 수 없었다.


유력한 매물은 CJ헬로비전이다. CJ헬로비전 인수는 다양한 콘텐츠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LG유플러스사 전체로 볼 때 케이블 TV 인수는 CEO 교체와 무관하게 기업의 성장을 위해 필수적으로 추진돼야 하는 이슈”라고 분석하며 그룹 차원에서도 케이블 TV 인수를 지원해 줄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 부회장이 새로운 요금제를 내놓을지도 관심사다. 정부의 통신비 인하 압박에 따라 이동통신 3사는 연이어 새로운 요금제를 내놓았다. 하지만 경쟁사인 SK텔레콤과 KT가 더 공격적인 요금제를 내놓으면서 원점에서의 검토가 필요하게 됐다.


가장 먼저 요금제 개편안을 발표한 것은 LG유플러스였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월부터 완전 무제한 LTE 요금제인 ‘속도 용량 걱정 없는 데이터 요금제’를 출시해 월 8만8000원에 데이터 무제한, 데더링용 데이터 40GB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뒤이어 5월 KT가 월 6만9000원에 데이터 100GB를 제공하는 ‘데이터ON 비디오’를 출시했다. 가장 마지막인 7월 18일 요금제를 개편한 SK텔레콤은 월 6만9000원에 데이터 100GB를 제공하는 ‘라지’와 7만9000원에 150GB를 이용하는 ‘패밀리’를 내놓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월별 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7.7GB다. 100GB가 사실상 ‘무제한’처럼 쓸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SK텔레콤과 KT가 LG유플러스보다 2만원 저렴한 요금제를 내놓은 셈이다.


이에 따라 LG유플러스도 조만간 중저가 요금제를 새로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통신 시장점유율은 SK텔레콤·KT·LG유플러스가 5 대 3 대 2로 나누고 있다. 점유율 3위인 LG유플러스로서는 경쟁사들보다 좀 더 공격적인 요금제로 고객들의 마음을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1956년생으로 부산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와세다대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1985년 LG금속에 입사해 2003년 LG디스플레이 전략기획담당 상무, 2007년 LG디스플레이 중소형사업부장 부사장직을 거쳤다.


2012년 (주)LG 시너지팀장을 맡아 계열사 간 협력을 주도해 왔다. 또 LG전자 HE사업본부장으로 울트라 올레드 TV를 세계 최초로 출시했고 2015년부터 (주)LG 대표이사로 각 계열사 간 시너지 극대화에 몰두해 왔다.


하현회 부회장은 풍부한 현장 경험과 실행력을 갖춘 인물이다. 그룹 내에서는 사업 조절과 전략 수립을 담당한 ‘전략통’으로 불린다.


mjlee@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183호(2018.07.30 ~ 2018.08.05)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