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제 1188호 (2018년 09월 05일)

계란 사업으로 돌아온 ‘고졸 신화·영업 달인’ 장인수 부회장

-장인수 조인 부회장 인터뷰
-“월요일에 출근하고 싶은 회사 만들 것”

1955년생. 1980년 진로 입사. 2009년 하이트주정 대표. 2010년 오비맥주 영업담당 부사장. 2012년 오비맥주 사장. 2014년 오비맥주 부회장. 2018년 조인 대표이사 부회장(현).



[한경비즈니스=이명지 기자] 장인수 조인 부회장에게는 ‘고신영달(고졸 신화·영업 달인)’이라는 수식어가 늘 함께한다. 오비맥주 부회장 시절 특유의 영업력으로 시장 2위였던 오비맥주를 압도적인 점유율 1위로 올려놓은 그의 성공 스토리는 당시 큰 화제를 모았다.  

그는 최근 들어 더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난 5월엔 농업법인 조인의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경영 일선에 복귀했고 8월엔 저서 ‘진심을 팝니다’도 출간했기 때문이다.

8월 27일 용인에 있는 조인 본사에서 만난 장인수 부회장은 “‘부회장’이라는 수식어도 감사한데 ‘작가’라는 과분한 이름도 듣게 됐다”며 “젊은 세대들에게 자신의 ‘경험’이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책을 쓰신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2014년 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이후 휴식을 가지려고 했습니다. 그때 만난 대학교수 한 분이 후배들에게 ‘경험’을 전해줄 것을 권하더군요. 자신이 교수로 재직하며 많은 학생들을 가르쳤는데 생생한 경험이 아닌 이론 위주로 가르쳐준 걸 후회한다면서요.

그러면서 저처럼 바닥에서부터 차근차근 올라온 사람이 성공담을 전해 주는 것도 일종의 ‘재능기부’라고 말했어요. 그 말을 듣고 제가 방송이나 신문에서 기부하는 분들의 얼굴을 살펴보니 정말 행복해 보이더라고요.

저도 늦기 전에 제 경험을 나누는 ‘재능기부’를 하고 싶었습니다. 그 첫걸음으로 강연료를 10개 비정부기구(NGO) 단체에 나눠 기부했어요. 또 이번 책도 인세 전액을 기부하기로 했죠.” 

▶어떤 내용을 담고 싶으셨나요.
“강연이나 사석을 통해 만난 젊은 친구들은 저를 ‘큰형님’이라고 불러요. 평소 제가 제 경험을 편하게 이야기하면서 거리감을 좁히려고 했기 때문이죠.

이번 책을 쓸 때도 청춘들과 대화를 나누는 방식으로 집필했습니다. 책을 보면 알겠지만 전문적인 용어는 하나도 없어요. 또 책에 등장하는 거래처나 기업들이 불편해 할 수 있는 내용은 최대한 배제했어요.” 

▶고졸 출신으로 ‘영업의 달인’이라는 수식어를 갖고 있는데 영업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인가요.
“영업인에겐 ‘자신감’이 제일 중요해요. 한때 부산이나 영남 지역에서 오비맥주의 점유율이 상승하던 시기가 있었어요. 그때 직원들의 눈빛이 다르다는 점을 포착했죠. 2위 업체였지만 조금씩 시장점유율이 올라가고 있었기 때문이에요.

숫자로 나타나는 시장점유율은 큰 의미가 없어요. 만약 A와 B업체가 각각 90%와 10%의 시장점유율을 갖고 있다고 해도 B업체가 상승세를 타면 돼요. 치고 올라오는 B업체의 직원들이 더 자신감이 높을 수밖에 없어요.

저는 직장 생활을 시작하고 영업을 하며 안 되는 걸 되는 쪽으로 이룰 때의 기분이 너무 좋았어요. 낚시할 때 ‘손맛’을 보는 것처럼 말이죠. 작은 목표부터 이루며 자신감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봐요.” 

▶오비맥주 부회장 이후 오랜만에 경영 일선에 복귀하셨습니다. 조인과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됐나요.
“작년에 조인의 한재권 회장님을 만나게 됐어요. 그동안 몇 개 회사에서러브콜이 있었지만 저는 대기업보다 중견기업이나 중소기업에서 일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어요.

우리 사회는 지금 젊은이들에게 왜 대기업만 선호하느냐, 중소기업이나 중견기업에도 가라고 말하죠. 그래서 저는 다음 도전 무대로 중소기업이나 중견기업을 선택해 더 나은 회사를 만들고 싶었어요.

처음엔 대표이사 자리는 거절했어요. 왜냐하면 제가 주류 회사에서만 일했고 다른 업종에서는 일 해본 경험이 없었기 때문이에요. 그래도 회장님이 재차 권유해 ‘1년만 시간을 달라’고 했어요. 계란 유통 등에 대해 경험할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죠.

회장님이 저를 거듭 부른 이유는 야당 역할을 하라는 요구였어요. 최고경영자의 일방적인 결정으로 이뤄지는 경영에는 리스크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죠. 저도 회장님의 뜻에 공감해 합류를 결정했습니다.” 


▶조인은 어떤 회사인가요.
“조인은 생란 유통과 함께 농산·수산·축산 분야에 진출해 있어요. 계란 유통을 중심으로 종계·부화·비료 등 관련 사업을 벌이고 있죠. 조인의 ‘누리웰 생란’은 하루 평균 300만 개가 전국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 유통돼요.

여기에 토마토·오이 등 농산물과 장어 양식 등 수산 분야에서도 발을 넓히고 있죠. 지난해 조류인플루엔자(AI)의 영향으로 업계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전 직원이 똘똘 뭉쳐 업황을 회복하고 있어요. 이른바 ‘먹거리’에서는 최고의 회사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습니다.” 

▶조인에서는 향후 어떤 계획을 세우고 있는지요.
“저는 취임식을 생략했어요. 그 대신 조회 때 직원들에게 ‘나는 앞으로 월요일에 출근하고 싶은 회사, 웃음 넘치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어요.

이게 사실 직장 생활하는 사람들의 꿈이잖아요. 또 우리 직원들이 명함을 내밀었을 때 ‘조인이 뭐하는 회사야’라는 질문보다  ‘조인이라는 훌륭한 회사에 다니는구나’라는 말을 듣게 하고 싶어요.

경영자로서는 특정 숫자를 강조하는 것을 지양하려고 해요. 매출액 얼마, 유통처 몇 곳 확보 등 ‘숫자’로 표현되는 목표는 직원들을 피곤하게 만들죠. 저는 수치로 목표를 제시하는 것은 ‘강요’라고 생각해요.” 

▶젊은이들에게 조언 한마디 해주세요.
“저는 태권도 공인 6단이에요. 요즘에야 아예 새로운 띠를 주지만 제가 젊었을 때만 해도 한 단계씩 올라갈 때마다 흰 띠에 빨간 천을 입히고 나중에는 검은 천으로 감쌌어요.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 띠가 해지는데 그러면 내가 딴 띠의 색깔이 다 보였어요.

그걸 보며 작은 성취감을 느꼈어요. 산을 오르는 초보자에게는 앞에 올라가는 사람 뒤꿈치만 보라는 말을 하죠. 저는 젊은 친구들에게 이룰 수 있는 작은 목표부터 세우라고 말해요. 처음부터 높은 산에 오르라는 것은 지나친 요구예요.

우리 사회는 흔히 젊은 친구들에게 꿈을 크게 꾸라고 하는데 그건 아니라고 봐요. 이룰 수 있을 만큼의 꿈만 꿔야 성취감이 높아지죠. 마치 차근차근 태권도 띠를 따는 것처럼 말이죠.”

mjlee@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188호(2018.09.03 ~ 2018.09.09)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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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8-09-04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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