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돋보기]
[김영익의 경제돋보기] ‘수출 전망’이 궁금하면 코스피를 보라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
한국의 주가는 여러 가지 경제 변수에 영향을 주고받지만 그중 상관관계가 가장 높은 것은 일평균 수출액이다. 올해 수출이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2005년 1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주가(코스피)와 일평균 수출액의 관계를 보면 같은 달의 상관계수가 0.880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시차를 고려하면 주가가 수출에 1개월 선행(0.882)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과관계 분석에 따르면 주가를 보고 1개월 후의 수출 변동도 짐작해 볼 수 있다는 의미다.

주가와 일평균 수출액의 상관관계가 높은 이유는 한국 경제의 수출 의존도가 매우 높기 때문이다. 2017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보면 총수출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54%였는데 지난해도 이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참고로 미국은 14%, 일본은 17%였다.

2018년 한국 경제는 2.6% 성장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엔 경제학자 찰스 킨들버거가 말한 ‘체제 불확실성(대기업과 부자들이 규제, 세금, 노동정책 비용 등의 불확실성 때문에 투자를 기피하는 것)’으로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0.5%포인트 정도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6%의 성장률을 달성한 것은 수출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순수출의 경제성장 기여도는 1.6%포인트였을 것으로 추산된다. 만약 순수출이 정체됐다면 경제성장률은 겨우 1% 정도였다는 이야기다.

올해도 건설투자 중심으로 투자가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2.8% 증가로 경제성장률을 모처럼 웃돌았던 민간 소비 증가세도 둔화될 전망이다. 참고로 2003년 가계가 부실해지기 시작한 이후 민간 소비 증가율은 연평균 2.4%로 경제성장률 3.5%보다 훨씬 낮았다. 민간 소비 위축이 저성장을 초래한 가장 중요한 요인이었던 것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면서 소비 심리가 급격하게 개선됐다. 예를 들면 한국은행에서 매월 2500여 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하는 소비자심리지수는 2017년 1월 93.3에서 11월 112.3까지 올라갔다. 우리 가계가 과거 평균보다 경기가 훨씬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했던 것이다.

하지만 지나고 보니 경기는 나빠졌고 고용 사정도 악화됐다. 지난해 10월부터는 소비자심리지수가 100 이하로 하락했다. 소비 심리에 영향을 주는 주가가 떨어지고 최근에는 주택 경기마저 위축되고 있다. 지난해처럼 올해 소비가 증가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경제성장은 수출에 달렸는데 지난해 12월 수출을 보면 불안한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2018년 수출은 전년보다 5.5% 증가한 6055억 달러로 사상 처음으로 6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하지만 일평균 수출액을 보면 2분기 23억 달러를 정점으로 4분기에는 22억3000만 달러로 줄었다.

특히 지난해 12월에는 한국 수출의 27%를 차지하는 중국으로의 수출이 줄었고 품목별 수출 측면에서 비율이 21%로 절대적으로 높은 반도체 수출이 감소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행지수가 지난해 1월부터 감소세로 전환된 가운데 국제통화기금(IMF) 등 주요 기관이 뒤늦게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춰 가고 있다. 수출이 증가하면서 지난해처럼 경제성장에 크게 기여할 가능성이 낮은 것이다.

주가가 미리 이를 반영하면서 지난해 2월부터 떨어졌지만 올 한 해도 이런 추세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07호(2019.01.14 ~ 2019.01.20)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