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00대 CEO&기업] 최희문 부회장, 부동산 PF와 해외 IB로 실적 고공행진
[한경비즈니스=김영은 기자] 메리츠종금증권은 투자은행(IB) 부문에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과 해외 IB 등을 적극적으로 늘리며 분기 수익 10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거둔 순이익 4338억원은 증권업계 1~2위인 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대우에 이어 3위다.

메리츠종금증권이 가장 두각을 나타낸 부문은 부동산 PF 사업이다. 부동산 PF는 부동산 개발 사업의 미래 수익을 담보로 건설사에 돈을 직접 빌려주거나 다른 금융회사에 대출 등을 주선하는 사업을 뜻한다.

신용 등급이 낮은 시행사나 건설사의 신용을 증권사에 보증을 통해 보강해 주고 수수료를 챙기는 것도 포함된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이미 2014년 종금 라이선스를 이용한 부동산 금융 주선 금액 5조원을 돌파했다. 이를 통해 2014년 순이익 1477억원을 올리면서 창사 이후 처음으로 순이익 1000억원을 넘어섰다.

최근엔 대내외 불안정한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보다 다양한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항공기와 신재생에너지 등 대체 투자를 통해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중이다.

2017년 7월 골드만삭스에서 인력을 영입해 파생운용본부를 만들면서 주가연계증권(ELS) 등 파생 상품과 주식 트레이딩 업무도 강화했다. 또 오는 7월 고액 자산가(VVIP) 전용 자산관리센터 개점을 시작으로 메리츠종금증권의 자산관리(WM) 사업을 키우는 데도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2010년부터 메리츠종금증권을 이끌기 시작한 최희문 부회장은 2022년까지로 예정된 임기를 마치면 12년 동안 한 기업을 이끈 최장수 최고경영자(CEO)가 된다. 부침이 심한 증권업계에선 이례적인 일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최 부회장 취임 전인 2009년 당시 약 200억원대에 불과하던 당기순이익이 해마다 늘어나 지난해 433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2009년 약 5000억원대에 머무르던 자기자본 역시 지난해 말 기준 3조4731억원으로 집계돼 업계 20위권에서 5위권까지 급성장했다.

최 부회장은 미국 애머스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스탠퍼드대에서 경영학 석사학위(MBA) 과정을 마쳤다. 주요 사회생활도 미국에서 거쳤다. 뱅커스트러스트에 입사한 뒤 크레디트스위스퍼스트보스턴(CSFB)은행과 골드만삭스 등에서 근무했다.

그는 자본시장 전문가로 ‘구조화 금융의 달인’이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그의 손을 거친 부동산 금융과 종금 라이선스 사업이 완전히 새로운 사업 구조로 재편됐기 때문이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의 영향으로 국내 주택·부동산 시장이 무너지며 대부분의 금융회사들이 부동산 사업에서 손을 떼고 있을 당시 오히려 최 부회장은 부동산 PF 사업을 시작해 주요 수익원으로 만들었다.

이를 바탕으로 최 부회장은 취임했던 2010년 당시 중소형 증권사에 머무르던 회사를 자기자본 기준 증권업계 6위권으로 키워냈다. 최 부회장이 경영을 맡은 2010년 이후 메리츠종금증권은 거의 매년 사상 최고 실적을 갈아치웠다.

지난해에는 매출 8조7394억원에 4338억원 연결 순이익을 달성하면서 전년에 이어 2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2019 100대 CEO&기업] 최희문 부회장, 부동산 PF와 해외 IB로 실적 고공행진
kye0218@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30호(2019.06.24 ~ 2019.06.30)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