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제 1239호 (2019년 08월 28일)

문재인 정권이 자초한 일자리 참사

[경제 돋보기]
-현 정부 들어 '노조 특권화' 뚜렷…일자리 예산 늘리기보다 특권 개혁이 먼저



[한경비즈니스 칼럼=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 ‘일자리 대통령’이라는 말조차 들리지 않는다. 문재인 정권은 고용이 회복됐다고 하지만 실업자가 100만 명을 훌쩍 넘고 왕성한 30~40대의 실업 대열이 이어지고 있다.

고용의 둑이 무너지자 단기 아르바이트 세금 일자리로 고용 참사를 은폐했지만 약발이 다해 간다.

소득 주도 성장에 매달려 최저임금을 30% 올리고 노동시간을 25% 줄였다. 정부는 임금 격차가 줄었다고 하지만 저임금 노동자의 일자리가 사라지면서 저소득층 소득은 20% 가까이 줄었다.

내버려 둬도 노동조합 덕분에 임금이 착착 올라가는 고소득 계층은 소득이 10% 늘었다. 소득 주도 성장은 소득도 성장도 없는 허망한 정책이 돼버렸고 노동의 빈익빈 부익부까지 만들었다.

문 정권은 일자리 참사를 자초했다. 일자리를 늘린다고 예산을 경제성장률보다 5배 높게 10% 증액했고 일자리 예산이라고 콕 집어 22% 늘렸다. 여기에 재정을 통한 ‘세금 일자리’ 예산까지 합치면 천문학적인 액수다.

그런데도 일자리 문제가 악화한 이유는 문 정권 창출의 일등 공신인 민주노총 등 노동계가 엇박자를 놓기 때문이다.

한국은 노동조합에 가입한 노동자가 10%에 지나지 않지만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대기업·공공부문에 속해 있다. 하지만 민주노총 등 노동계는 여전히 임금 인상에 목을 매고 그 부담이 90% 중소기업 노동자에게 전가되는 현실을 모른 체한다.

한국은 노동조합이 특권화했다. 문 정권 들어와 더 뚜렷해졌다. 특권은 자기 이익만 챙기고 누군가의 희생을 요구하는 승자 독식 노동시장을 만든다. 30인 미만 사업체에서는 70% 가까운 노동자가 일하지만 노동조합의 가입률은 사실상 제로다.

반면 300인 이상 대기업 노동자의 비율은 10%도 되지 않지만 가입률은 60%다. 공공부문은 더 높아 70%에 가깝다.

노동조합이 극단적으로 분포돼 있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이 2배 이상 벌어지고 공기업의 임금은 대기업보다 높게 됐다.

노동조합의 특권을 해소하지 못하면 아무리 일자리 예산을 늘리고 소득 주도 성장을 해도 고용과 소득 불평등은 악화한다.

한국의 노동조합 가입률은 미국과 비슷하고 프랑스보다 높다. 그런데 대기업·공공부문만 놓고 보면 유럽연합(EU) 평균보다 3배 가까이 높고 세계에서 가장 높은 북부 유럽과 비슷하다. 어떤 나라든 간에 노동조합 가입률이 높다고 한국처럼 임금 격차가 나지 않는다.

미국처럼 노사의 신뢰가 낮은 나라는 노동조합이 경제와 노동을 왜곡하지 못하도록 정부가 제어하는 장치를 만들었다. 북부 유럽처럼 신뢰가 큰 나라는 노동조합 스스로 특권을 내려놓았다.

노동조합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나라일수록 노동운동은 자발적으로 사회적 책임을 강화해 고임금 노동자는 양보하고 저임금 노동자를 배려하는 임금정책을 추구했다.

문 정권은 민주노총 등 노동계에 특권을 내려놓으라고 요구하거나 아니면 대기업·공공부문 노동조합의 특권을 없애는 법제도 개혁에 나서야 한다. 어떤 것도 하지 않고 일자리 예산만 늘리면 특권을 키우고 노동의 정의를 무너뜨리게 된다.

지금이라도 예산 늘리는 일이 아니라 노동조합을 바꾸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일자리 대통령’이 아니라 고용과 소득분배를 모두 악화시킨 ‘일자리 참사 대통령’으로 끝날 것이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39호(2019.08.26 ~ 2019.09.01)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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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9-08-27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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