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제 1248호 (2019년 10월 30일)

인기영합주의 우려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경제 돋보기]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 경제가 곤두박질하는 데도 튼튼하다고 강변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태도를 바꿨다. 총선이 다가와 그랬는지 금기시했던 건설투자를 살리라고 지시했다.

재정 확대 카드를 또 꺼냈지만 최저임금 인상과 주52시간 근무제 등으로 경제를 쑥대밭으로 만든 문제는 외면했다.

지난 2년 반의 경제 실험은 문 대통령 말대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만들었다. 성장률이 3%에서 1%대로 떨어지고 취업이라고 말하기 민망한 공공 단기 아르바이트 일자리를 제외하면 실업률이 3%에서 6%대로 증가할 위기에 와 있다.

실패한 경제 실험의 뒤에는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있다. 양당은 연합 정권이라고 할 정도로 보조를 맞춰 왔다. 소득 주도 성장은 그 산물이다. 자영업이 붕괴됐고 중소 제조업이 쓰려져도 무시하는 강심장도 양당 연합에서 나온다.

소득 주도 성장은 물론 문제의 조국 장관 임명과 창원·성산 보궐선거의 정의당 후보 단일화에서 봤듯이 정의당은 6석의 군소 정당이지만 그 힘은 의석수보다 훨씬 크다. 1당 자리를 빼앗길까 두려운 더불어민주당은 정의당을 붙잡으려고 연동형 비례대표제라는 정치 실험에 목매고 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국회 의석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민의 삶과 직결된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의석수가 정당 득표율에 따라 결정된다. 다당제와 연합 정권이 고착돼 제1당도 의석이 40%대에서 30%대로 떨어지고 2~3개 군소 정당과 연합해야 법안을 겨우 통과시킬 수 있다.

군소 정당은 특정 계층을 배경으로 하기에 이들의 기득권을 보호한다고 일반 국민의 이익을 무시한다. 지금처럼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10%의 대기업·공공부문 조합원 보호를 우선해 90%의 노동자가 실업에 취약해지는 모순이 계속되고 대량 실업 가능성이 높아진다.

군소 정당이 난립한 나라의 경제 참사가 이를 증명한다. 브라질 등 남미 국가는 물론 이탈리아·스페인·그리스 등 남부 유럽 국가는 실업률이 10% 가 훌쩍 넘고 소득 불평등도 높다.

고용 보호 특권을 누리는 노동자와 그렇지 못한 노동자로 노동시장이 쪼개지고 자원이 풍부해도 성장이 멈춰 실업자가 넘친다. 신뢰와 협력이 떨어져 기술혁신도 어렵다.

재정 위기와 경제 위기가 닥쳐도 해결하지 못해 대량 실업이 방치된다. 비례대표제로 군소 정당이 난립해 정부가 중심을 잡지 못하고 좌파적 인기영합주의 정책에 매달리기 때문이다.

대량 실업의 나쁜 기운이 한국을 감싸고 있다. 재정으로 고용 악화를 은폐하지만 제조업과 30~40대 취업자 감소는 멈추지 않는다. 세계경제는 침체의 골이 깊어지고 고령화로 성장 잠재력이 줄고 세금만 늘며 중국 쇼크로 산업의 기둥이 흔들려 앞날이 어둡다.

이런 마당에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바뀌면 경제를 살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지 않아도 정치 불안이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데 지금보다 훨씬 심각한 정치 불안이 제도화된다. 대량 실업이 와도 정치인은 딴소리하는 속수무책의 나라가 된다.

어떤 나라도 경제 위기에 자유롭지 못하다. 하지만 대응 능력이 있으면 해결할 수 있다. 외환위기의 수습이 그렇지 않았던가. 남미와 남부 유럽처럼 젊은이들이 직장을 찾아 다른 나라에서 떠도는 나라를 만들 수 없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정치가 당리당략에 묶이고 대량 실업이 발생하기 쉬운 나라로 바뀌는 비극을 두고 볼 것인가.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48호(2019.10.28 ~ 2019.11.03)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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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9-10-2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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