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7시간’

당신이라면 과연 어떻게 할까. ‘127시간’은 2003년 미국 유타 주 블루 존 캐니언 등반 중 사고를 당해 바위에 팔이 짓눌린 채 조난돼 127시간 동안 사투를 벌인 아론 랠스턴의 기적 같은 생존기를 다루고 있다.
[영화] 의지 하나로 버틴 기적같은 생존기
팔이 끼인 채로 혼자서 거의 1주일 동안 고립돼 있던 그는 결국 살기 위해 팔 하나를 자르고 탈출했다. 이후 극적으로 구조돼 병원에 옮겨진 그의 이야기는 CNN을 통해 미국 전역에 보도됐고 ‘데이빗 레터맨 쇼’ 등 각종 언론에서도 다뤄졌다.

국내에도 그 127시간의 기록을 담은 ‘6일간의 깨달음’이라는 책을 통해 그의 생존 실화가 알려졌다. 그러니까 영화 러닝타임의 대부분은 단 한 명의 주인공이 바위틈에 끼여 탈출을 고민하고 환상을 떠올리며 보내는 시간이다. 살고 싶다는 의지 하나만으로 그가 관객들에게 건네는 손을 쉽게 뿌리칠 수 없을 것이다.

홀로 등반에 나선 랠스턴(제임스 프랑코 분)은 암벽 사이에서 떨어지는 바위에 오른팔이 끼이고 만다. 일순간의 정적. 그는 즉각적으로 팔이 바위에 끼여 조금도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남은 것이라곤 오직 산악용 로프와 칼, 500ml들이 물 한 병, 그리고 캠코더뿐. 자신의 목적지를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으니 누가 구하러 올 일도 없다. 빠져나가기 위해 돌을 쪼아보기도 하고 있는 힘껏 발로 걷어차 보지만 꿈쩍도 하지 않는다.

거의 모노드라마처럼 이야기를 끌어가는 제임스 프랑코는 일생일대의 명연기를 펼쳐 보인다. 살기 위해 자신의 팔을 자른다는 극한의 설정을 관객으로 하여금 납득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그 고통의 순간만큼은 눈을 감고 싶어질 지경이지만 오히려 ‘열반’을 체험하는 것 같은 카타르시스를 준다.

고립된 채 캠코더 하나로 희로애락의 극단을 오가는 그의 표정, 그러니까 대자연 속에 홀로 남겨진 불완전한 자아로서의 주인공을 지켜보면서, 관객들은 자신의 삶을 바라보는 여러 가지 시선을 되돌아보게 될지도 모른다.

요즘 같은 날씨에 사막 한가운데 내버려진 주인공의 고통을 대리 체험하는 기분이 묘하면서도 신선하다. 한편 전작 ‘슬럼독 밀리어네어’로 2009년 아카데미 8개 부문을 수상했던 대니 보일은 ‘127시간’을 통해서도 작품상과 남우주연상 등 6개 부문 후보에 올라 지난 영광의 재현을 꿈꾸고 있다.

친구와 연인 사이
[영화] 의지 하나로 버틴 기적같은 생존기
엠마(나탈리 포트먼 분)는 생물학적으로 일부일처제는 있을 수 없다고 믿고 있고, 아담(애시튼 커처 분)은 아버지에게 여자 친구를 빼앗기고 사랑을 믿지 않게 됐다.

서로에 대해 너무나 잘 아는 이들의 오랜 우정 사이에 섹스가 끼어들게 된다. 친구에서 결코 연인이 되고 싶지는 않았던 두 사람은 그냥 조건 없이 ‘그것’만 나누기로 한다. 그 외의 스킨십은 일절 하지 않기로 하고 선물이나 애교도 금지다.


생텀
[영화] 의지 하나로 버틴 기적같은 생존기
인간의 접근을 허락하지 않는 미지의 해저 동굴 탐험에 나선 다이버들. 탐사 중 갑자기 들이닥친 열대 폭풍에 휩쓸려 동굴 깊숙이 갇히게 되고 수중 미로 속 거친 물살과 싸우면서 생존의 탈출구를 찾아 나선다.

‘생텀’은 지구상에서 가장 깊고 거대한 미지의 해저 동굴 탐험과 생존을 위한 자연과의 사투를 그린 3D 해저 탐험 어드벤처다. 제임스 카메론이 제작 총지휘와 편집을 담당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라푼젤
[영화] 의지 하나로 버틴 기적같은 생존기
라푼젤은 장장 18년을 탑 안에서만 지낸 끈기 있는 소녀다. 어느 날 자신의 탑에 침입한 왕국 최고의 도둑을 한방에 때려잡는다.

그리고 그를 협박해 꿈에도 그리던 집밖으로의 모험을 단행한다. 과잉보호하는 어머니의 영향으로 세상을 험난한 곳으로만 상상하던 라푼젤은 왕실 경비마 맥시머스의 추격을 받고 스태빙턴 형제의 위협을 받고, 가짜 엄마 고델의 무서운 음모를 겪으면서 흥미진진한 세상 밖 체험을 하게 된다.


주성철 씨네21 기자 kinoeye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