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거 100인이 선정한 서울 맛집 TOP 100
[Book] 서울의 진짜 맛집은 어디?
위드블로그 엮음┃한국경제매거진┃228쪽┃1만5000원

어디를 가든 맛집 홍수다. TV에선 여기저기서 자칭 타칭 맛집이라는 음식점이 넘쳐난다. 맛집을 소개하는 프로그램도 일일이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프로그램 이름도 비슷해 헷갈리기 일쑤다. 맛집 정보는 TV 방송에 그치지 않는다. 신문과 잡지를 통해서도 다양한 음식점 정보가 홍수처럼 쏟아진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은 더 심하다. 음식점 한 곳을 찾으려고 검색창을 열었다가 수많은 맛집 정보에 파묻혀 우왕좌왕하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다.

진짜 맛집은 어디에 있는 걸까. 엄청나게 많은 음식점 가운데 진짜 맛집을 찾기는 쉽지 않다. 특히 서울 시내 곳곳에 자리 잡은 먹자골목을 가 보면 어느 식당이 진짜인지 구별하기 힘들다. 서로 원조이고 최초라며 간판에 큼지막하게 붙여 놓았지만 누가 봐도 엉터리라는 걸 짐작할 수 있다. 매스컴에 소개된 맛집을 오랜만에 큰맘 먹고 가족이나 친구들과 찾았다가 개운치 않은 뒷맛을 느끼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이 책은 ‘네티즌의 집단지성 맛집’ 안내서다. 서울 곳곳을 직접 다니며 맛집들을 기록해 온 블로거들의 집단지성을 활용했고 그들의 일반적인 시각에서 맛집을 뽑아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여기에 더해 전문가들의 평가 프로세스를 추가해 부족한 점을 보완했다. 전문가들도 미처 알지 못했던 서울 구석구석의 맛집도 새로 발굴했다. 앞으로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나 웹 서비스를 추가 개발해 실제 방문자들의 평가를 기반으로 매년 재선정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국판 미슐랭 가이드가 기대된다.

아기자기한 구성도 눈길을 끈다. 특히 맛집을 다녀온 블로거들이 직접 촬영한 사진으로 독자들에게 생생한 분위기를 전달한다. 또한 추천 이유와 분위기, 음식 리뷰로 나눠 쓴 글은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회식하기 좋은 곳, 데이트하기 좋은 곳 등도 추천해 가게 분위기를 친절하게 설명한다.

매장에 관한 상세한 정보는 책 속에 소개된 QR코드와 스마트폰을 이용해 얻을 수 있다. 전화번호·홈페이지·주소·영업시간·메뉴 등의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게 정리했다. 또 자가용이나 대중교통 등 교통 정보도 충실하게 수록했다. 다양한 직업을 가진 맛집 전문가들의 뼈 있는 한마디도 독자들의 선택을 지원하는 데 부족하지 않다. 이와 함께 맛집을 소개한 블로거의 개인 프로필 및 블로거 주소를 따로 담아 이들 블로그를 방문하면 또 다른 정보를 구할 수 있다.



이종우의 독서 노트
‘인디스펜서블’
흥망을 가르는 지도자의 조건
[Book] 서울의 진짜 맛집은 어디?
가우탐 무쿤다 지음┃박지훈 옮김┃을유문화사┃430쪽┃1만6000원

에이브러햄 링컨과 윈스턴 처칠. 나라를 위기에서 구해낸 영웅들이다. 링컨은 남북전쟁에서, 처칠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승리를 이끌어 냈다. 이런 사실 말고도 둘은 꽤 많은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우선 선거에서 수도 없이 떨어졌다. 대통령이 되기 전 링컨은 하원의원에 두 번 당선된 게 경력의 전부였다. 처칠 역시 두 번이나 소속 정당을 바꿀 정도로 오락가락한 행보를 보였다. 지명도가 떨어졌지만 한판 승부를 통해 판을 뒤집은 것도 비슷하다. 링컨이 대통령 후보로 지명된 공화당 전당대회는 원래 정적 윌리엄 스워드를 위한 자리였다.

존재감을 높이기 위한 전략을 총동원한 링컨은 현장에서 분위기를 뒤집는 데 성공했다. 처칠을 보자. 아서 네빌 체임벌린 총리의 예상과 달리 영국군은 노르웨이 해상에서 독일에 패배했다. 여론의 질타가 계속되자 체임벌린 총리가 사임했는데, 다음 주자인 애들리 핼리팩스가 총리직 인수를 거부함으로써 처칠이 총리에 올랐다.

지도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하나는 여과형 지도자다. 오랜 시간 정해진 정치적 시험 과정을 통해 걸러낸 사람이다. 이 과정을 거치면 독특한 개성을 지니고 있는 사람들이 중간에 탈락해 규격화된 지도자가 만들어진다. 국가 운용에서 모험이 사라지고 유사한 인물로 대체도 가능해 체계적인 통치가 이뤄진다.

또 하나는 비여과형 지도자다. 위기 때문이든 대중이 일시적으로 착각했든 상관없이 여과 과정이 느슨해지면서 나온 지도자다. 가끔 개성이 강한 사람이 선발되는데, 여과형 지도자라면 상상하기 힘든 일을 벌인다. 결과는 둘 중 하나다. 크게 성공하든지 아니면 완전히 망해 정치적 혼란이 발생하든지….

링컨과 처칠은 대표적 비여과형 지도자다. 둘은 당선되자마자 주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전쟁을 준비했다. 링컨은 남부군과 타협, 연방을 분리하자는 요구를 물리쳤고 처칠은 아돌프 히틀러와 협상, 영국 국토만 보존하자는 건의를 무시했다.

한국의 대표적 비여과형 지도자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인 것 같다. 그가 겪어 온 정치적 과정이 그렇고 최고 지위에 올랐다. 대통령이 되고 난 후 행보도 익숙했던 행태와 달랐다. 처음에는 실패했다는 판단이 대부분이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평가가 달라지고 있는 것 같다.

지도자들은 그들이 선택한 결정 이상의 영향력을 행사하는 존재들이다. 지도자 부재 시대를 시원하게 뚫어줄 수 있는 인물이 나왔으면 좋겠다.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jwee@imvestib.com



신호와 소음
[Book] 서울의 진짜 맛집은 어디?
2012년 치러진 미국 대통령 선거의 영웅은 당연히 버락 오바마지만 또 한 사람을 꼽으라면 단연 통계학자이자 정치 예측가인 네이트 실버다. 선거 결과에 대한 그의 예측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유명 정치 평론가나 정치학자들도 그의 예측 기술에 놀랐다. 정치·경제·스포츠·기후·테러와 심지어 도박에 이르기까지 소음, 즉 잘못된 정보의 홍수에서 진짜 의미 있는 정보(신호)를 찾는 방법을 설명한다. 저자는 현재 ESPN 소속으로, 올해도 ‘중간선거 예측’으로 화제의 중심에 서 있다.

네이트 실버 지음┃이경식 옮김┃더퀘스트┃764쪽┃2만8000원



디지털 놀이터

[Book] 서울의 진짜 맛집은 어디?
디지털·글로벌 마케팅의 선두 주자로 손꼽히는 김홍탁 제일기획 마스터가 분석한 디지털 마케팅 인사이트. 더 이상 기업의 광고에 속지 않는 소비자들을 상대하기 위해 글로벌 기업과 미디어 에이전시가 어떻게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는지, 디지털 기술은 그 유혹을 어떻게 돕고 있는지, 다양한 캠페인 사례 속 마케팅 트렌드를 포착해 10개의 키워드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놀이터’에서 ‘공유 가치 창출’까지, 이 시대의 모든 크리에이터가 알아야 할 마케팅 트렌드를 발견할 수 있다.

김홍탁 지음┃중앙m&b┃282쪽┃1만4800원



뇌의 배신
[Book] 서울의 진짜 맛집은 어디?
스웨덴의 신예 뇌과학자인 저자가 일중독자들로 가득 찬 세상을 비판하며 일하지 않는 무위의 행동이 왜 나태하고 게으른 자의 시간 낭비라는 오명을 쓰게 됐는지 역사적 사실을 통해 추적한다. 저자가 게으름을 찬양하는 이유 또한 매우 과학적이다. 뇌과학계의 화두가 되고 있는 뇌의 기저 상태, 즉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를 내세워 설명한다. 무조건 열심히 바쁘게 사는 게 곧 성공의 길이라고 생각하는 집단 최면에 걸린 현대인들에게 왜 휴식이 필요한지 과학적으로 설명한다.

앤드루 스마트 지음┃윤태경 옮김┃미디어윌┃208쪽┃1만3000원


장진원 기자 jj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