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움직이는 리더는 어떻게 공감을 얻는가
[Book] 마음을 움직이는 소통의 기술
빌 맥고완 지음┃박여진 옮김┃비즈니스북스┃336쪽┃1만5000원

페이스북의 최고운영책임자(COO) 셰릴 샌드버그의 ‘TED’ 강연 조회 수는 450만 회를 훌쩍 뛰어넘는다. 강연을 본 사람들은 그의 정확하고 또렷한 말투, 적절한 손동작, 힘 있는 눈빛, 카리스마와 따뜻한 분위기 등 좌중을 사로잡은 커뮤니케이션 능력에 찬사를 보내기 마련이다.

샌드버그의 명강연 뒤에는 미국의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빌 맥고완이 있다. 그는 ABC·CBS·폭스 등 미국을 대표하는 방송사에서 15년간 기자와 프로듀서로 활동했다. 기자로 일하는 동안 그는 700명이 넘는 명사들을 만나 취재하고 이야기를 나눴다. 오늘날 그가 미국 사회 최고의 인터뷰 권위자로 꼽히는 이유다.

샌드버그를 비롯해 제너럴일렉트릭(GE)의 잭 웰치 전 회장, 구글·뉴욕타임스·블룸버그·에스티로더·이케아·할리데이비슨·링크트인·세일즈포스닷컴 등 수많은 글로벌 기업의 리더들이 그에게서 소통의 기술과 본질에 대한 가르침을 받고 있다.

저자는 15년간의 인터뷰를 통해 최고의 자리까지 올라가는 사람은 공감과 소통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고 특히 면대면(face-to-face) 커뮤니케이션에 강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이 깨달음을 바탕으로 리더들의 커뮤니케이션을 연구하고 올바른 소통 전략을 10여 년간 연구해 왔다. 결론은 ‘누구도 처음부터 뛰어난 커뮤니케이션 유전자를 타고난 것은 아니며 오직 연습과 노력에 의해서만 제대로 된 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핵심은 공감이다. 상대에게 원하는 바를 명확하게 전달하는 방법부터 언제 어디서나 자신감 있게 말하는 기술, 가족이나 연인 같이 친밀한 관계뿐만 아니라 직장이나 기타 공적인 자리에서 효과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방법이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담겨 있다.

저자가 전하는 소통의 제1 조건은 ‘첫마디에 집중하라’다. 중언부언하지 말고 뜸들이지도 말고 다른 사람들이 가장 흥미로워할 내용을 간결하고 명확하며 단호하게 표현하라고 강조한다. 어설픈 인사말보다 주제를 나타내는 첫 문장에 집중하라는 뜻이다.

또 저자는 ‘벤 버냉키식으로 말하지 말고 마틴 스콜세지식으로 말하라’고 조언한다.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었던 벤 버냉키는 딱딱하고 이론적인 어투로 유명하다. 그러나 영화감독인 마틴 스콜세지는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이미지로 나타낸다. 즉 이론적으로 설명하지 말고 듣는 이의 마음속에 어떤 장면이 떠오르도록 풍부하고 세부적인 묘사를 통해 내용을 전달하는 것이 낫다는 의미다.



이동환의 독서 노트
‘늘 푸른 소나무’
[Book] 마음을 움직이는 소통의 기술
한국인에게 소나무란

정동주 지음┃한길사┃308쪽┃2만 원

추사 김정희의 문인화인 ‘세한도(歲寒圖)’는 국보 190호다. 추사가 제주에서 유배 생활을 할 때 그린 작품으로, 그림 중앙에는 작은 초막이 있고 그 둘레에 네 그루의 나무가 서 있다. 한 그루는 소나무고 나머지 세 그루는 잣나무로 알려져 있다. ‘세한도’란 이름은 ‘논어’ 자한편의 “겨울이 되어서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시들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는 맨 첫 구절에서 따왔다. 어려운 시절이 돼야 누가 진정한 친구인지 알 수 있다는 의미로, 추사는 이 작품을 그의 제자인 이상적에게 주었다.

역관이었던 이상적은 청나라를 왕래하면서 좋은 책을 구해다가 제주에 유배된 추사에게 가져다주었다. 남들 눈치를 보지 않고 죄인에게 호의를 베푼 셈이다. 그는 늘 푸른 소나무 같이 변함없는 사람이었다. 이상적에겐 ‘세한도’의 주인이 될 충분한 자격이 있었다.

소나무는 우리 민족에게 지조와 절개의 상징이었다. 한국의 땅이름 중에 소나무 송(松)자가 첫음절에 들어가는 마을이 619곳이나 된다고 하니 소나무 사랑의 지극함을 알 수 있다. 궁궐 건축에 쓰인 모든 재료도 바로 소나무였다. 소나무는 뒤틀림이 적고 송진이 있어서 비나 습기에 잘 견디는 특징을 가졌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의 소나무는 외국 것에 비해 강하다. 뚜렷한 사계절이 솔을 강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런 특징은 송진의 질과 함량을 높여준다. 선박에도 소나무를 사용했음은 당연한 일이다. 명량에서 왜군을 격퇴시킨 이순신의 배 13척은 모두 소나무로 만들어졌다.

소나무는 아픈 역사의 순간에도 자리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말인 1943년부터 1945년 여름까지, 조선총독부는 한국의 모든 학교에 관솔 수집 총동원령을 내렸다. 전쟁에서 수세에 몰린 일본군이 소나무의 관솔을 증류시켜 휘발유를 추출하기 위해서였다. 일제가 할당한 양을 채우기 위해선 소나무 밑둥치에 상처를 내고 송진을 뽑아내야 했다. 이런 흔적은 지금도 남아 있어 소나무 숲이 울창한 곳이면 어김없이 그 생채기를 발견할 수 있다.

일본은 역사뿐만 아니라 우리 소나무에까지 시비를 걸었다. 일본인들은 자신의 소나무는 곧은데 한국의 소나무는 굽었다는 이유로 조선이 망할 수밖에 없다는 말을 만들어 냈다. 하지만 곧은 나무가 좋다는 설명은 철저히 실용적인 측면에서만 접근한 해석이다. 운치와 미학적 측면은 고려하지 못한, 그야말로 일본적인 해석이었다.

북 칼럼니스트 eehwan@naver.com



일본 내면 풍경
[Book] 마음을 움직이는 소통의 기술
‘반일’과 ‘혐일’이라는 감정 속에서 애써 무시하고 있던 일본의 속내를 유심히 들여다본다. 저자는 그간 ‘일본은 없다’라는 담론에 익숙해져 버린 우리에게 감정적으로 ‘없다’고 취급할 만큼 일본은 작고 만만한 나라가 아니라고 말한다. 이른바 ‘공기’와 ‘주신구라’로 표방되는 그들의 거대한 집단의식과 우경화 현상, 세계 문화를 잠식하는 ‘소프트 파워’, 미일동맹, 2020 도쿄올림픽을 둘러싼 거대한 국제 전쟁 속 일본이라는 나라의 내면과 파워를 감지하고자 한다. 한국과는 너무도 다른 일본의 본모습이 펼쳐진다.

유민호 지음┃살림┃324쪽┃1만5000원



이슬람 마케팅과 할랄 비즈니스
[Book] 마음을 움직이는 소통의 기술
여전히 낯설고 멀게만 느껴지는 이슬람. 하지만 이슬람 시장은 거대한 무슬림 인구수와 아랍을 중심으로 급성장한 이슬람권 국가들의 경제 규모를 바탕으로 오늘날 가장 주목받는 소비 시장으로 떠올랐다. 굴지의 다국적기업들도 여러 번 실패를 맛본 그곳에 우리는 과연 어떻게 다가설 수 있을까. 이 책은 그 열쇠를 ‘문화’에서 찾는다. 무슬림 소비자에게 다가가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그들의 문화, 특히 소비문화가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떤 특징이 있는지 역사와 종교, 사회·정치 등 여러 측면에서 살펴본다.

엄익란 지음┃한울┃270쪽┃2만2500원



유대인의 상속 이야기
[Book] 마음을 움직이는 소통의 기술
오랜 세월 스승이 돼 온 랍비를 통한 현명한 삶의 교육, 청소년기에 반드시 배우고 체험하는 수난의 역사, 체계적이고 실전에 강한 군대 양성, 협동과 단결을 우선하는 민족의식 등 유대인만의 차별화된 사회 배경에는 수없이 당해야 했던 시련과 고난을 다시는 되풀이하지 말자는 간절한 의지가 담겨 있다. 이 책은 그렇게 유대인들을 규합하고 이끌어 온, 그들이 상속받은 정신 유산에 관한 이야기를 성서 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일곱 가지 주제로 나누어 다루고 있다. 저자는 저명한 유대의 영적 지도자이자 학자다.

랍비 조셉 텔루슈킨 지음┃김무겸 옮김┃북스넛┃703쪽┃2만8000원
[Book] 마음을 움직이는 소통의 기술
장진원 기자 jj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