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감옥
[Book] 자동화 맹신에 대한 경고 ‘유리감옥’
니콜라스 카 지음 | 이진원 옮김 | 한국경제신문사 | 368쪽 | 1만6000원

흔히 ‘에스키모’라고 불리는 이누이트족은 길 찾기의 대가들이었다. 어린 사냥꾼들은 조상 대대로 전해 내려 온 길 찾기 기술을 익히기 위해 오랫동안 어른들로부터 힘든 훈련을 참아내며 받아야만 했다. 하지만 시대의 흐름과 새로운 기술은 이들의 모습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개썰매 대신 설상차를 타고 다니기 시작했고 자연으로부터 얻었던 길 찾기 노하우는 이제 위성항법장치(GPS)가 알려준다. 고된 훈련은 필요 없어졌고 그 대신 값싼 GPS 수신기만 구입하면 된다.

특히 어린 이누이트족들은 신기술 사용에 관심이 많았다. 안개가 자욱한 날에는 떠날 수 없었던 사냥 여행도 가능해졌다. 갈수록 GPS 기기를 사용하는 이누이트족이 늘어나자 뜻하지 않은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사냥 도중 심각한 사고가 일어나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이야기들이 퍼져 나갔다. 사고는 종종 위성에 과도하게 의존하다가 일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GPS 수신기가 고장 나거나 배터리가 얼어붙으면 강력한 길 찾기 기술을 개발한 적 없는 사냥꾼들은 아무런 특징이 없는 황무지에서 쉽게 길을 잃고 무방비 상태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수천 년을 이어 온 이누이트족만의 특별한 재능이 불과 한두 세대 만에 사라질 위기에 처한 것이다.

우리는 직장이나 가정에서 더 적게 일하고 더 편한 일상을 위해 컴퓨터에 의존한다. 출근해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컴퓨터 전원 스위치를 누르는 것이고 사정에 따라 컴퓨터를 사용하지 못하면 업무 마비 상태에 빠질 정도가 됐다. 일뿐만이 아니다. 일상에서도 노트북을 꺼내고 스마트폰을 켠다. 목이나 손목에는 ‘웨어러블’이라는 이름으로 네트워킹이 가능한 액세서리를 찬다. 생각해 보면 디지털 스크린의 도움을 받지 않는 것은 거의 없다. 그 덕분에 생활은 더 편리해졌고 잡다한 일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었다. 제한된 시간에 더 많은 일을 하거나 또는 과거에는 할 수 없었던 일도 할 수 있게 됐다. 우리의 일상을 기계가 대신하는 자동화 테크놀로지 시대에 삶은 편리해졌지만 과연 인간다운 삶을 살고 있을까. 기술은 과연 인간의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을까.

자동화 시대에 길들여진 우리 모두에게 저자는 “왜 기술이 발전할수록 인간은 무능해지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리곤 컴퓨터와 소프트웨어 등을 통해 가속화되고 있는 자동화가 인간의 삶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파헤친다. 디지털 기기에 종속된 인간의 사고방식이 어떻게 변화 해왔는지 문학·예술·심리학·신경과학·사회학 등 온갖 분야와 다양한 사례를 근거로 제시한다.



이동환의 독서 노트
[Book] 자동화 맹신에 대한 경고 ‘유리감옥’
‘예루살렘 광기’

성지인가 허상인가


제임스 캐럴 지음 | 박경선 지음 |동녘 | 660쪽 | 2만5000원

2014년 6월 팔레스타인 거주 지역에서 이스라엘 소년이 살해되자 이스라엘은 누가 범인인지 여부를 확인도 하지 않은 채 하마스와 이슬람 지하드를 겨냥해 무차별 공습을 퍼붓는다. 2014년 7월 8일 하마스는 이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 지역에 로켓포를 발사한다. 그러자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대대적인 공습을 벌였다. 휴전과 교전을 반복하며 벌어진 상황에서 팔레스타인인 2000명 이상이 사망하고 1만 명 이상이 다쳤고 10만 명 이상의 난민이 발생했다. 이에 비해 이스라엘 측의 피해는 민간인 5명과 이스라엘 군인 64명이 숨진 데 그쳤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인 1948년. 지난 2000년간 국가가 없었던 유대인은 자신들의 조상이 살던 옛 땅을 찾아 나라를 세운다. 그런데 이미 그곳에는 2000년 동안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이스라엘의 수도는 텔아비브이지만 그들은 예루살렘을 수도 이상으로 생각한다. 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인들의 신앙과 역사 그리고 전통이 그대로 살아 있는 도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도시에는 알 쿠드스(Al Quds)라는 이름도 있다. 이는 무슬림들이 이 도시를 부르는 이름이다. 이 도시는 ‘성경’에서 아브라함이 자신의 아들인 이삭을 제물로 바친 바로 그 바위에 세워진 도시다. 또한 이슬람교를 탄생시킨 무함마드가 승천할 때 디뎠던 그 바위이기도 하다.

예루살렘의 현재 모습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역사를 살펴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중세 십자군 전쟁은 유럽이 예루살렘을 탈환하기 위해 벌인 전쟁이다. 전쟁을 시작하며 유럽의 종교 지도자는 이렇게 외쳤다. “신의 이름으로 그곳을 탈환하라.” 흔히 이런 전쟁을 ‘성전(聖戰)’이란 이름으로 미화한다. 종교의 이름으로 폭력을 정당화하고 있는 셈이다. 사실 성전이란 단어는 모순명사다. 즉 의미가 양립할 수 없는 두 단어가 들어 있는 말을 의미한다. 그러니 세상에 ‘성스러운 전쟁’은 없다. 그러나 종교는 이런 모순명사를 무시해 버렸다.

저자인 제임스 캐럴은 가톨릭 사제였다. 그러나 예루살렘에서 머무르던 그의 신앙관이 바뀌어 사제복을 벗어 버린다. 그리고 예루살렘에 대한 연구를 시작한다. 그는 수 세기 동안 신앙을 들먹이며 예루살렘을 성지로 만든 이는 수많은 인간들이었고 그들은 자신의 신앙에 도취돼 예루살렘이란 땅이 메시아의 재림과 계시가 이뤄질 곳이라고 여기며 병적으로 열광·집착한다고 단언한다.

북 칼럼니스트 eehwan@naver.com



[Book] 자동화 맹신에 대한 경고 ‘유리감옥’
마윈처럼 생각하라

50만 위안으로 창업, 15년 만에 250조 원 매출의 세계 최대 온라인 기업을 일으킨 마윈 알리바바닷컴 회장의 드라마틱하고도 감동적인 삶과 독특한 인생·경영 철학을 담은 책. 무엇 하나 내세울 것 없고 중국 항저우의 평범한 영어 교사에 지나지 않았던 마윈 회장은 어떻게 이토록 놀라운 성공을 거둘 수 있었을까. 사람들의 불평, 즉 문제에 귀 기울이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 노력하라는 것이 마윈 회장의 말이다. 이렇듯 그가 말하는 성공 조건은 의외로 단순하다.
장샤오헝 지음 | 이정은 옮김 | 갈대상자 | 420쪽 | 1만6000원



[Book] 자동화 맹신에 대한 경고 ‘유리감옥’
청정문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수억 달러의 해외 투자에다 20여 개의 해외 공장을 운영하고 있던 LG전자 TV사업부가 순식간에 존폐의 위기에 휩싸였다. 회사의 부름을 받고 달려가 ‘99인의 특공대’를 조직해 위기를 돌파한다. 얼마 후엔 LG마이크론 대표로 발령을 받는다. 구성원들과 함께 정면 돌파에 나선 끝에 1년 만에 흑자를 내고 코스닥 상장까지 성사시켰다. 또다시 이어진 특명. 만성 적자에 허덕이는 중소 부품회사 LG이노텍은 이후 매출 5조 원대의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했다. 허영호 창성 대표가 직접 쓴 위기 극복 스토리다.

허영호 지음 | 올림 | 255쪽 | 1만3000원



[Book] 자동화 맹신에 대한 경고 ‘유리감옥’
인생에 지지 않을 용기

알프레드 아들러만큼 현대 심리학에 지대하게 공헌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거장은 없을 것이다. 그는 지그문트 프로이트와 카를 구스타프 융과 함께 심리학의 3대 거장이라고 불리며 긍정적 사고를 강조하는 ‘개인 심리학’이라는 심리학 분야를 완성했다. 아들러 개인 심리학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인생의 모든 문제에 직면하는 개인의 용기를 증진시키는 것이다. 용기란 타인의 평가를 신경 쓰지 않고 ‘있는 그대로도 괜찮다’고 깨닫는 것으로, 이는 불완전한 자신을 인정하는 용기로 이어진다.
알프레드 아들러 지음 | 박미정 옮김 | 와이즈베리 | 240쪽 | 1만3500원


장진원 기자 jj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