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떻게 일하는가


[Book] 낙천적 괴짜가 바꿔 놓은 세상 ‘나는 어떻게 일하는가’
비즈 스톤 지음┃유향란 옮김┃다른┃288쪽┃1만5000원

트위터·페이스북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는 친목·사교·마케팅·홍보·판매, 심지어 금융에 이르기까지 모바일로 무장한 현대인의 삶에 없어서는 안 될 요소가 됐다.

실리콘밸리의 괴짜 천재들이 늘 그렇듯 트위터 창업자의 성공 스토리는 여느 드라마나 영화 스토리 못지않다. 마크 저커버그의 페이스북 창업 스토리나 스티브 잡스의 전기는 이미 영화화되기도 했다. 그리고 여기 또 한 명의 괴짜 천재가 눈길을 끈다. 페이스북과 함께 SNS의 양대 산맥으로 불리는 트위터의 창업자 비즈 스톤이다.

영화 속 주인공이 으레 그렇듯 비즈 스톤의 시작은 어머니 집 지하실에서의 더부살이, 실직, 사업 실패와 수만 달러의 빚 같은 실패의 종합 선물 세트였다. 하지만 그 역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실패로 얼룩진 그의 일상에 유일한 빛은 블로그를 운영하는 일이었다. 현실은 남루한 다락방이었지만 블로그 운영자 ‘지니어스 비즈’는 엉뚱할 정도로 자신감과 희망에 찬 남자였다.

기회는 2003년에 찾아왔다. 에번 윌리엄스가 창업한 ‘블로거’를 구글이 인수한 것이다. 몇몇 웹 마니아의 소일거리에 지나지 않았던 블로거는 이때부터 대중적인 의미의 진정한 블로그로 변하기 시작했다.

‘지니어스 비즈’는 얼굴은커녕 전화 통화 한 번 한 적 없던 윌리엄스에게 e메일을 보내 자신을 채용해 달라고 제안한다. 오래전부터 스톤의 블로그에 흥미를 느꼈던 윌리엄스는 소셜 미디어를 진정으로 이해하는 사람(엔지니어가 아닌)을 찾고 있었다. 그 덕분에 스톤은 컴퓨터공학 전공자나 박사학위 소지자만 뽑는다던 구글에 취직할 수 있었다.

2007년 3월 스톤은 텍사스 오스틴에서 열린 콘퍼런스에 참여해 축제에 참가한 사람들의 트윗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사람들은 열광했고 윌리엄스와 잭 도시, 스톤은 비로소 트위터 주식회사를 설립했다.

실리콘밸리의 대표적인 괴짜 천재가 들려주는 이야기엔 수준 높은 경영 담론이나 알고리즘 같은 것은 담겨 있지 않다. 그 대신 희망을 잃지 않았던 루저가 어떻게 세계 최고의 정보기술(IT) 그루가 될 수 있었는지, 짧지 않은 여정을 담담히 그려내고 있다. 트위터 인수를 시도했던 저커버그와의 일화, 위기의 트위터를 살려냈던 ‘실패한 고래’ 이야기 등 숨겨진 성공 스토리들이 마치 소설책을 읽듯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JP모건은 이 책을 자사의 백만장자 고객들을 위한 필독서로 선정하기도 했다.
[Book] 낙천적 괴짜가 바꿔 놓은 세상 ‘나는 어떻게 일하는가’
[Book] 낙천적 괴짜가 바꿔 놓은 세상 ‘나는 어떻게 일하는가’
이동환의 독서노트

‘만물의 공식’
알고리즘으로 통하는 세상

루크 도멜 지음┃노승영 옮김┃반니┃336쪽┃1만7000원

인터넷 쇼핑몰에 로그인을 하면 추천 상품을 보여준다. 이는 과거에 내가 쇼핑한 상품이 무엇인지를 분석해 지금 내가 관심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품을 화면에 보여주는 방식이다. 쇼핑몰이 보내 오는 e메일도 마찬가지로 구매 예상 상품을 보내준다. 이는 해당 쇼핑몰에서 과거의 구매 행동을 분석해 예측하는 알고리즘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사실 알고리즘은 컴퓨터에서 단계별로 진행되는 일련의 명령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런 알고리즘이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금융정보분석원은 범죄 자금이나 불법 자금의 흐름을 찾아내는 역할을 한다. 수많은 금융회사를 통해 일어나는 거래 가운데 어떤 자금이 범죄 집단의 자금 세탁에 쓰이는지 찾아내는 것이다. 이런 돈의 흐름을 찾아내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알고리즘이다. 사전에 ‘어떤 돈의 흐름이 의심스러운지’의 여부를 정의해 놓으면 컴퓨터가 알아서 찾아내는 것이다.

알고리즘은 짝을 찾아주는 역할도 한다. 미국의 인터넷 결혼 정보 업체 ‘이하모니’의 설립자인 닐 클라크 워런은 800쌍의 부부를 심층 면접했다. 이어 결혼 생활에 아주 만족하는 부부 200쌍과 가장 불만이 많은 부부 200쌍의 결과를 비교했다. 이를 기반으로 ‘29가지 궁합 기준’을 만들어 웹 사이트에 탑재했다. 이것이 이하모니의 시작이었다. 2000년에 시작된 이하모니는 매년 폭발적으로 가입자 수가 늘어났고 현재 미국에서만 60만 쌍의 결혼을 중개했고 외국에서의 이용률도 늘고 있다.

알고리즘을 이용한 사례는 끝이 없을 정도다. 영국의 ‘에퍼고직스’라는 회사는 영화가 제작되기 전부터 박스 오피스 수익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회사는 3007만3680가지의 고유한 평가 기준을 설정했다. 이 기준에는 뚜렷한 성격의 악당이 있는지, 약방의 감초 격인 등장인물이 있는지 등으로 영화 각본을 분석해 수익을 예측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할리우드의 대형 영화사는 이 시스템을 검증하기 위해 개봉 직전의 영화 9편의 각본을 보냈다. 결과는 어땠을까.

9건 가운데 3건이 틀렸다. 그러나 나머지 6편에 대해서는 소름이 끼칠 만큼 정확하게 맞혔다. 가장 흥미로운 결과는 5000만 달러를 투자한 영화 ‘럭키 유’였다. 영화사는 대박을 기대했지만 에퍼고직스는 700만 달러의 수익이 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실제 수익은 600만 달러였다. 에퍼고직스가 돈방석에 올라가는 순간이었다. 알고리즘의 승리였다.

북 칼럼니스트 eehwan@naver.com



[Book] 낙천적 괴짜가 바꿔 놓은 세상 ‘나는 어떻게 일하는가’
디즈니 유니버시티
전 세계 고객을 대상으로 지상 최대의 파라다이스를 창조해 낸 디즈니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역사상 가장 유명한 캐릭터인 미키 마우스일까, 아니면 애니메이션에서 그대로 튀어나온 듯 완벽한 모습의 시설물과 놀이기구일까. 디즈니를 한 번이라도 경험해 본 사람들은 입을 모아 ‘서비스’라고 말한다. 실제로 디즈니에서는 평범한 직원들도 감동을 연출하는 ‘배우’로 거듭난다. 차원이 다른 고객 서비스에는 디즈니만의 비밀이 숨어 있다. 바로 독특한 문화와 교육 방식을 통해 디즈니만의 서비스를 탄생시킨 디즈니대학이다.
더그 립 지음┃신제구·박세환 옮김┃한빛비즈┃320쪽┃1만6000원



[Book] 낙천적 괴짜가 바꿔 놓은 세상 ‘나는 어떻게 일하는가’
제로

저자는 2000년대 일본 사회를 뒤흔든 벤처 영웅이었다. 달콤한 성공과 씁쓸한 실패, 그리고 제로에서 새롭게 시작한 인생 2막을 담았다. 배금주의에 물든 부도덕하고 무책임한 기업가라는 비판론과 기득권에 순응하지 않고 도전장을 내민 대가로 모든 것을 잃었다는 동정론까지 일본 사회 안에서도 그를 바라보는 시각은 혼재돼 있다. 저자는 여전히 “하고 싶은 일을 향해 탐욕스럽게 도전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정말 안타깝다”고 말한다. 스스로의 힘으로 성공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저자의 조언은 여전히 유효하다.
호리에 다카후미 지음┃박재현 옮김┃크리스마스북스┃228쪽┃1만3800원



[Book] 낙천적 괴짜가 바꿔 놓은 세상 ‘나는 어떻게 일하는가’
메카로 가는 길
1900년 유대계 오스트리아인 가정에서 레오폴트 바이스라는 이름으로 태어난 저자는 빈 대학에서 예술사와 철학을 공부하다가 중퇴하고 기자의 길로 들어섰다. 이후 독일의 일간지 ‘프랑크푸르트 자이퉁’의 외신부 기자로 중동 전역을 누볐다. 26세에 이슬람교로 개종한 후에는 파키스탄 건국 과정에 참여했고 파키스탄의 유엔 주재 전권공사로 활동했다. 자서전이기도 한 이 책은 1932년의 그의 마지막 사막 여행을 무대로 한다. 한 유럽인이 이슬람을 알게 되고 동화돼 가는 과정, 영적 깨달음이 스며들어 있는 명저로 꼽힌다.
무함마드 아사드 지음┃하연희 옮김┃루비박스┃422쪽┃2만 원


장진원 기자 jj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