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출신보다 새 인물"…판 커진 DGB금융 회장 인선
[한경 머니=공인호 기자] 박인규 전 DGB금융지주 회장(겸 DGB대구은행장)의 후임 인선을 둘러싼 ‘판’이 커지고 있다. 전임 회장 시절의 내부 적폐를 청산하기 위해서는 외부 출신 회장 선임이 불가피하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금융지주는 이날 오후까지 차기 회장 후보 신청을 받는다. 앞서 DGB금융은 지난 11일 이사회 및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각각 열고 지주사 설립 7년 만에 그룹 회장과 대구은행장을 분리 선임키로 결정한 바 있다.


특히 이번 회장 선임 절차는 ‘개방형 공모’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는 박 전 회장이 비자금 조성 및 채용비리 등의 혐의로 중도 사퇴하면서 기존 후계구도에 균열이 생긴 탓이다.

자격 요건은 금융회사 경력 20년 이상, 나이 67세 미만의 요건만 충족하면 된다. 단, 대구은행장 후보의 경우 전·현직 경영진(2015년 12월 이후 퇴직자만 포함)으로 제한해 경영공백을 최소화하는 장치를 마련했다.


앞서 주가조작 등의 혐의로 전임 회장(성세환)이 물러난 BNK금융지주도 외부 출신인 김지완 회장을 선임해 조직쇄신에 힘을 쏟고 있다. BNK금융 역시 부산은행장(빈대인)은 내부 출신으로 선임했다.


그동안 지방 금융지주 및 계열사의 경우 지역밀착형 경영 및 지역민의 충성도를 감안해 내부출신 CEO(최고경영자)를 선호해 왔다. 하지만 지역 민심에 이반하는 각종 불법·비리 사고가 터지면서 기존 경영진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진 상황이다.


이런 정황을 반영하듯 박병탁 전 한국씨티은행 부행장을 비롯해 주요 시중은행 임원 출신들도 이번 공모에 출사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부행장은 1956년생(만 62세)으로 舊한미은행에 입사해 한국씨티은행에서 자금관리·기업금융·마케팅·WM(자산관리)·개인금융 등의 핵심 업무를 두루 경험한 34년 정통 뱅커다. 특히 한국씨티은행 시절 쌓은 글로벌 네트워크가 강점으로 꼽힌다.


일찍부터 하마평에 올랐던 내부 출신 가운데서는 회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김경룡 DGB금융지주 부사장과 행장 대행을 하고 있는 박명흠 대구은행 부행장을 비롯해 오동수 대구은행 부행장보, 이성룡 DGB데이터시스템 사장, 박동관 DGB유페이 사장, 김경환 DGB생명사장, 이재영 DGB캐피탈 사장, 정찬우 DGB신용정보 사장 등이 거론된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이 박 전 회장의 최측근 인사라는 점이 절대적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이들을 포함해 DGB금융지주 및 대구은행의 임원 18명 중 박 전 회장과 영남대, 대구상고 학맥으로 연결된 임원은 9명에 달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박 전 회장의 비자금 조성 의혹에 간부 16명이 함께 입건되는 등 그 어느 때보다 조직 쇄신이 강조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중량감 있는 새 인물의 수혈론에 힘이 실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고 말했다.


한편, DGB금융은 회장과 은행장에 대한 신청을 받아 서류 전형과 면접으로 최종 후보를 정한다는 계획이다. 서류 전형에서 50%를 탈락시킨 후 1·2차 면접을 거쳐 단수 후보를 정해 주주총회 승인을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