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코리안드림 한반도 탁구대축제, 탈북민 비롯해 남·북 화합의 장 될 것”
조한필 통일천사 서울본부 상임대표 “한반도 평화 통일 위해 앞장”
약력: 1972년생. 고려대 건축사회환경공학과 공학박사. 고려대 겸임교수. 버즈미디어 대표·통일을실천하는사람들 서울본부 상임대표(현). /사진=통일천사 제공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통일을실천하는사람들(이하 통일천사)은 전국 800여개 시민사회단체의 연대조직으로, 통일의 비전과 꿈을 공유하는 등 통일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비영리민간단체다. 내년 3·1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한국의 통일 운동을 전 세계로 확산하기 위한 ‘원 드림 원 코리아 원 월드’ 글로벌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조한필 통일천사 서울본부 상임대표는 “통일 운동을 실천에 옮기는 작은 변화를 이루기 위해선 정치나 사상의 프레임이 아닌 인도주의적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평화 통일을 위한 국제사회의 신용과 남북한 주민의 공감을 얻기 위해 국민 모두가 일상에서 통일 운동을 실천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통일 운동과 탈북자 지원 사업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뭡니까.

“2015년 천주교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기획위원으로 북·중 접경 지역 탐방을 다녀온 뒤 많은 걸 깨달았습니다. 그동안 북한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기 보다는 색안경을 쓰고 바라보기만 했다는 생각이 들었죠. 이후 개성공단 가동 중단 사태 등 남과 북이 파국으로 치닫는 상황을 보면서 매우 안타까웠어요.

마침 고(故) 박세일 서울대 명예교수가 만든 선진통일건국연합에서 여러 북한 이탈 주민과 함께 공부하며 자연스럽게 통일 운동의 취지에 공감하면서 통일천사와 함께 하게 됐습니다. 최근 모 은행이 주최한 미술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초등학생의 그림이 화제가 됐는데요. 통일나무에 태극기와 인공기를 그린 그림을 두고 정치인들이 색깔론을 거론했기 때문이죠. 한심한 정치인들의 부끄러운 현실을 마주하며 또 한 번 많은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통일천사는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합니까.

“통일천사는 민족정신인 홍익인간 이념을 통해 한반도가 평화 통일을 이룰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입니다. 통일에 대한 방법론을 제시하기보다는 생활 속에서 서로를 돕고 위로하는 등 인간의 가치를 중요시하면서 통일 시대를 대비하는 방식으로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죠.

구체적 사업으로는 ‘통일 이후 나는 어떤 기부를 할 것인가’를 미리 서약하는 ‘통일기부서약 캠페인’, 통일에 대한 시대 정신과 통일의 미래 비전을 전 세계에 알리고자 시작된 ‘ONE-K 글로벌 캠페인’ 등이 있습니다.

현재 지원이 중단됐긴 했지만 사리원 지역의 빵공장을 통해 북한 어린이들에게 빵을 지원하는 대북 인도적 지원사업인 ‘천원의 기적’도 대표적이죠. 스포츠 교류를 통해 남과 북이 하나 되도록 돕는 ‘코리안드림 한반도 탁구대축제’도 있습니다.”

▶코리안드림 한반도 탁구대축제는 어떤 행사입니까.

“올해로 7회째를 맞은 행사인데요. 생활 스포츠에서 통일 운동을 실천하고 남북 주민의 화합과 북한 이탈 주민들의 자존감을 향상시키기 위한 대회입니다. 또한 통일천사가 지향하는 스포츠맨십을 통한 생활형 통일 글로벌 확산 운동의 일환으로, 서로 다름이 아닌 하나 된 우리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소통과 교류의 장입니다.

올해 행사는 11월 3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마곡레포츠센터에서 열리는데요. 평창 동계올림픽의 ‘팀코리아’처럼 대한민국 국민과 북한 이탈 주민이 함께 팀을 이루는 복식 경기와 북한 이탈 주민이 주축이 되는 단식 경기 등이 펼쳐질 예정입니다.

탁구 경기 외에 북한의 음식과 문화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유학생과 지역주민 등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해 총 500여 명이 국적, 인종, 종교를 넘어 모두가 함께 즐기는 문화 대축제가 펼쳐질 예정입니다.

특히 올해에는 2019년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대회로 의미가 더욱 깊습니다. 3·1운동은 일제강점기 우리 선조들이 자발적으로 나라에 대한 변화와 열망을 표출하는 신념이 강하게 존재했기에 일어날 수 있었습니다. 통일 역시 국가적으로 새로운 목표를 세우는 기회를 마련해주고 정체성이 회복되어야만 이룰 수 있는 역사적 과제로, 3·1운동과 뜻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상임대표로 활동하며 어려운 점은 없었습니까.

“한반도 분단의 역사가 어느덧 70년을 넘어섰습니다. 한민족에게 분단은 씻을 수 없는 정신적 상처와 트라우마를 남겼죠. 체제와 사상의 분단은 하나의 민족이었던 남·북한 국민의 고유한 민족성과 정체성마저 송두리째 흔들어 버렸습니다.

우리는 어느덧 분단의 최대 피해자가 됐지만 통일에 대한 무관심 또한 심화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대한민국은 자본주의 체제 속에 사회에 필요한 영양분을 배출하는 것이 아니라 암세포처럼 자기 자신의 이익 추구만을 위해 개인 이기주의를 계속 복제하는 현상이 당연시 돼 버렸습니다.

타인에 대한 무관심이 팽배해져버린 대한민국 사회에서 화합과 평화를 위한 통일 운동은 어렵기만 한 게 현실입니다. 여러 사람의 마음을 설득하고 활동에 동참시키는 게 가장 힘들었는데요. 그래도 활동을 하다보면 통일 운동을 응원하고 따뜻하게 바라봐 주는 시선들이 있어 다시 힘을 내곤 합니다.”

▶향후 계획과 각오가 궁금합니다.

“사람이 귀한 것은 신의가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이 그동안 신의를 지켰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통일에 대한 기대는 늘 우리 마음 구석에 자리해 있습니다. 비록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신의의 가치를 바탕으로 평화 통일을 이루는 그날을 위해 쉼 없이 활동해 나가겠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불의에 항거하고 어려운 사람을 도와줘라’는 격언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새기고 행복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면서 한반도 평화 통일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choi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