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 인터뷰
"소상공인 자영업자, 지난 3년간 생존마저 위협"
국민정서 믿고 선거운동 ... 통합당 과반 확신"
당 자주 옮긴다는 비판엔 "나라 발전 위한 것"
김종인 "경제민주화할 형편 안돼 ... 文정권 심판이 먼저"


[한경비즈니스 = 홍영식 대기자]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2일 “지금은 경제민주화보다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심판하고, 경제를 살리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한국경제신문·한경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나라를 다시 겪는다면 우리는 어디로 갈지 모른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또 “현 정부의 경제 운영 실패를 두고 볼 수 없어 정치에 다시 나왔다”며 “총선에서 승리해 지난 3년간 실정을 반드시 되돌려 놓겠다”고 했다.

▷2012년 박근혜 대선 후보와 갈등을 빚은 뒤 “새누리당(현 미래통합당)에 다시 갈 일은 없다”고 했다가 돌아온 이유는 뭔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경제가 굉장히 힘든 상황이 됐다. 그렇지 않아도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문재인 정부 3년 동안 어려움을 겪었는데, 생존의 위협을 느낄 정도가 되지 않았나. 경제를 전문으로 하는 사람으로서 나라 장래를 위해 두고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경제민주화 전도사’란 별칭까지 얻었는데, 이번엔 이를 거론하지 않고 있다.

“그럴 형편이 아니다. 경제가 추락할 대로 추락했다. 추락한 경제를 살리는게 급선무다. 어떻게든 남은 (현 정권 임기) 2년간 경제 파국을 막는데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는데, 진짜 그런 나라가 되고 있다. 국민이 이런 나라를 다시 겪게 해선 안 된다.”

▷이번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자신했는데 근거가 있나.

“이번 선거는 현 정부의 실정을 심판하는 선거다. 모든 질서가 파괴됐다. 국민들 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국민은 지난 3년간 이 정부가 한 일을 잊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수도권 여론조사 결과는 통합당에 안 좋게 나오고 있다.

“여론조사가 선거 결과로 그대로 나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2016년 총선 때 거의 모든 사람이 더불어민주당이 80석도 못 얻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결과는 123석으로 원내 1당이 됐다. 2006년 서울 성북을 보궐선거 때 조순형 새천년민주당 후보 선대위원장을 했다. 당시에도 조 후보 지지율이 상대 후보의 4분의 1밖에 안 됐지만 이겼다. 국민 정서를 믿고 선거운동하는데, 이길 것으로 확신한다.”

▷코로나19 사태가 정권 심판론 등 다른 정치 이슈를 덮은 것 같다.

“유권자들의 수준이 높다. 문재인 정부 실정이 코로나19로 덮어질 것이라는 생각은 착각이다.”

▷정부의 코로나 긴급재난 지원 대책에 대해 ‘퍼주기’라고 비판하는데, 김 위원장이 제안한 ‘예산 100조원 전용’도 같은 맥락이 아닌가.

“정부가 올해 예산을 10% 증액했다. 그러면 예산부터 절감해 재원을 확보한 다음 어려움을 극복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 돈이 모자라면 빚을 내는 등 다른 대책을 세워야 한다. 그러나 이 정부는 마음대로 정해놓은 대로 돈을 쓰고 국민은 쪼들리고 있다. 예산을 조정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린다. 대통령이 헌법에 보장된 긴급재정명령을 활용하면 조속한 예산 조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내가 제안한 것은 퍼주기와 다르다.”

▷더불어민주당은 예산 100조원 조정 항목을 제시해보라고 요구한다.

“그건 야당이 할 수 없는 것이다. 조정하는 방법은 정부가 더 잘 알 것 아닌가. 정부가 하루빨리 예산을 구조조정해 오면 국회에서 다시 조정하면 된다. 제일 시급한 것은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몰락으로 발생하는 실직자들의 생계 문제다. 코로나19 사태가 얼마나 더 지속될지 모르니 단발성 대책으론 안 된다. 지속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100조원은 그런 재원으로 쓰자는 것이다.”

▷새누리당, 민주당, 통합당으로 옮겨 다닌 데 대한 비판도 있다.

“그거야 뭐…. 개인을 위해 그랬던 건 아니다. 나라가 발전하는 데 지장이 있어선 안 되겠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했다.”

▷총선이 끝나면 김 위원장이 통합당에 남아 대선까지 지휘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아니, 아니다. 그런 것은 상상하지 않기 때문에 더 이상 묻지 말아 달라.”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