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람회에서 놀이공원·쇼핑몰까지…2017년 GTX개통 '호재'

[상권18] '젊은 도시' 일산에 아이들 웃음소리 가득…김포·서울서도 발길
[한경비즈니스=이정흔 기자] 일산은 젊은 도시다. 일산의 주 거주층은 고학력의 30~40대로 유아동 자녀를 둔 중산층이다. 2010년 기준으로 전국 인구 대비 0-14세 인구 비율은 16.2%이지만 킨텍스가 위치해 있는 일산서구지역은 19.6%이다.

일산이 속한 고양시 전체의 17.9%와 비교해도 높은 비율이다. 전국 인구 대비 30~40대 비율은 33.3%인데 일산서구는 37.5%에 달한다.

최근 일산 상권의 지형도가 달라지고 있다. ‘젊은 도시’가 바로 변화의 키워드다. 킨텍스 일대를 중심으로 전시회나 놀이공원 등 어린자녀와 함께 즐길거리가 많아지고 있다. 덕분에 이곳은 가족들과의 주말 나들이를 위해 일산뿐 아니라 파주, 서울 등으로부터 찾아오는 젊은 부부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 한류월드 문 열면 해외 관광객도 기대

지난 2월 22일 찾아간 일산서구의 고양 킨텍스.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10만m²의 전시 공간을 갖춘 곳이다. 제1 전시장과 제2 전시장에는 매일같이 ‘골프대회’에서부터 ‘보안박람회’까지 갖가지 행사가 펼쳐진다. 그중 유독 눈에 자주 띄는 포스터가 있다.

유아들을 대상으로 한 박람회나 전시행사다. 이날만 하더라도 ‘2016 경남고성공룡세계엑스포 특별전’과 ‘킨텍스 해피월드 스토리5-KBS Kids 플레이나인‘ 행사 등이 한창이었다.

일산의 신흥상권으로 주목받고 있는 ‘킨텍스 상권’의 시작은 고양 킨텍스를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 지난 2005년 킨텍스 제1전시장 개관에 이어 2010년 현대백화점과 레이킨스몰이 차례로 자리를 잡았다.

2011년 킨텍스 제2전시장이 문을 연 데 이어 2013년 ‘워터파크’와 ‘스노파크’ 등의 놀이시설로 중무장한 고양 원마운트가 개관했다. 2014년에는 대형 수족관과 동물원을 즐길 수 있는 아쿠아플라넷과 회원제 창고형 할인매장인 롯데빅마켓이 연이어 들어섰다.

여기에 지난 2015년 6월에는 이마트 신세계타운이 오픈했다. 어린 자녀들이 즐길만한 전시장과, 놀이공원 등을 중심으로 젊은 부모들의 발길을 끌어들일 수 있는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의 쇼핑센터가 들어서면서 ‘젊은 상권’으로서의 콘텐츠가 보강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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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변화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킨텍스를 중심으로 오는 2016년 현대오토월드가 개장을 준비 중이며, 인근에는 한류월드도 2017년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현대자동차가 약 2000억 원을 투자한 현대오토월드는 지하 4층, 지상 9층 규모의 현대자동차 복합 전시장이다. 자동차 판매는 물론, 전시와 체험, 박물관 등을 갖춰 어린 자녀들은 물론 젊은 아빠들의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CJ그룹에서 약 1조4000억원을 투자한 ‘고양관광문화단지(한류월드) K 컬처-밸리’ 사업은 테마파크, 호텔과 융복합공연장, 상업시설 등 한류문화콘텐츠 복합단지 조성 계획으로, 가족 단위의 국내 관광객은 물론 해외 관광객까지 불러들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여기에 킨텍스를 중심으로 주상복합 공사를 진행 중인 곳이 많기 때문에 향후 배후수요 또한 더욱 풍부해질 전망이다. 현재 킨텍스 오른편으로 현대건설에서 힐스테이트(1052세대)를 짓고 있다. 힐스테이트바로 옆에는 포스코건설에서 지상 49층의 주거용 오피스텔 더샵 그라비스타(1020세대)가 건설되고 있다.

한화건설이 공급하는 아파트 6개동, 오피스텔 3개동, 오피스 1개동으로 이루어진 꿈에그린(1880세대)은 분양이 마감됐다. 그리고 포스코, 현대, GS건설 컨소시엄이 짓는 킨텍스역 원시티(2194세대)도 2019년 상반기 입주를 앞두고 있다.

◆ “30~40대 젊은 부모들의 지갑 열어야”

킨텍스 상권의 특징 역시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이마트타운 등의 대형마트는 물론이고 레이킨스몰과 같은 복합쇼핑몰 내부에도 가족 단위, 특히 유아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거나 30~40대 부모층을 공략한 업종이 눈에 많이 띈다.

장난감 매장, 키프카페 등의 유아산업이 성업 중이다. 아이들을 위한 매장 만큼이나 젊은 엄마, 아빠를 공략한 업종도 대세다. 여성의류 매장이나 네일아트, 소품샵으로 젊은 주부들을 공략한 대표적인 곳들이다. 드론이나 피규어 등의 장난감, 3D프린터 등의 전자제품을 취급하는 매장들은 젊은 남성들에게 특히 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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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 구성에서부터 이 같은 특징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곳이 신세계의 이마트타운이다. 복싱이나 에어슈프볼 등 스포츠를 콘셉트로 한 ‘키즈 올림픽’, 영유아들이 즐길 수 있는 수영시설 등을 마련한 ‘베이비존’ 등의 공간에 상당히 많은 비중을 할애했다.

여기에 엄마들이 쇼핑을 즐기는 동안 아빠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일렉트로마트 1호점’을 입점했다. 3D프린터, 피규어, 맥주거품기 등 30~40대 남성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제품들을 취급한다.

이 외에 롯데빅마켓에서는 1320m²(400평) 규모의 대형 완구 전문점인 ‘토이저러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원마운트몰은 세계 최대 드론업체인 DJI의 국내 공식 수입업체인 헬셀(HELSEL)이 입점해 있다.

헬셀 직원은 “일산에 거주하는 구매력 되는 남성들이 퇴근 후 매장을 일부러 들르곤 한다”며 “전문적이고 고가의 드론 제품이라도 취미생활을 위해 과감하게 지출을 하는 고객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마트타운 관계자는 “일산은 30~40대 고학력층으로 유아동이나 취학 자녀를 둔 중산층 고객이라는 타깃층이 뚜렷한 상권이다”며 “이들은 다양한 문화 활동이나 해외 체류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정보나 브랜드에 대한 수용도가 높은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주중 저녁이나 주말에 문화생활과 외식이 익숙하고 인터넷이 친숙하다는 것도 특징이다.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같은 유아 콘텐츠라도 새로운 느낌을 줄 수 있어야 하고, 보다 전문적이고 세분화된 ‘취미’를 중심으로 공략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이마트타운의 이 같은 전략이 맞아떨어져서 최근에는 일산 지역 거주민들 외에도 파주나 김포, 서울 지역에서도 고객층이 유입되는 추세다.

킨텍스 상권이 베드타운의 한계를 넘어 서서히 외부 고객 유입이 늘고 있는 데는 지리적 이점도 크게 작용했다. 자동차를 이용할 경우 일산 킨텍스에서부터 서울 마포, 여의도까지 자유로와 제2자유로를 타고 30분이면 도착이 충분하다.

지하철 3호선 대화역과도 도보로 5분이 채 안 되는 거리에 위치해 있는데다 파주, 김포 등 경기북부지역에서도 버스를 이용해 20분이면 접근이 가능한 거리다.

2017년에는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일산~삼성 노선도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GTX 킨텍스역이 개통되면 일산부터 강남까지 23분에 연결된다. 부자공인중개사 추연구 대표는 “GTX가 개통되면 파주, 김포는 물론 서울 등으로부터 유입되는 고객이 더욱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 ‘몰 상권’ 중심, 대형마트 입점은 진입장벽 높아

킨텍스 상권의 경우 대형집객시설을 위주로 형성돼 있다 보니 ‘로드 상권’보다는 ‘몰 상권’을 중심으로 발달해 있다는 것 또한 두드러진 특징이다. 킨텍스 앞쪽으로 몇몇 아기자기한 카페들이 생겨나고 있는 추세이긴 하지만 아직은 그 규모가 크지 않다.

킨텍스, 원마운트, 아쿠아플라넷 등 가족단위 콘텐츠가 풍부해지면서 외부 유입 인구가 늘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대부분 ‘목적형 방문’이 많기 때문이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전시회나 테마파크 등을 찾아온 가족들은 대부분 건물 내부에 머무르거나 쇼핑을 위해 다른 건물로 옮겨가는 경향이 강하다”며 “킨텍스 상권에 외부 유입인구가 늘어난다고 하더라도 이들을 로드상권으로 불러낼 연결고리가 약하다”고 설명했다.

대형마트나 킨텍스 등의 대형 시설 내부 입점의 경우 개인 투자자들의 접근이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특히 신세계 이마트타운과 롯데빅마트 등의 대형할인 매장 내에 입점한 가게들만 보더라도 브랜드 법인과 계약을 맺고 직영점 형태로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브랜드 본사에서 마트에 입점 보증금을 지불하고 매달 월 매출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낸다. 수수료는 매장의 위치에 따라 다르다. 빅마켓은 10%~15%선에서 형성돼 있다. 이마트타운은 평균 20% 수준으로 많은 곳은 27%까지도 지불한다.

개인이 마트에 입점하려는 경우는 마트 측에 입점제안서를 제출해야 한다. 승인이 나면 식품관 등에서 일정 기간 행사를 통해 시장반응을 평가한 뒤에야 최종 허가를 받는다. 하지만 이런 사례는 흔치는 않다. 인근의 한 중개업자는 “개인이 입점하기 위해서는 프랜차이즈를 받아서 가맹점 형태로 들어가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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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진입장벽이 높은 만큼 장점도 뚜렷하다. 특히 마트 내부로 유입된 고객들을 대상으로 유동인구가 어느 정도 보장된다는 것이 상당한 매력이다. 날씨 등 환경적 요소에 영향을 덜 받는다.

롯데 빅마켓에 입점한 시호비전 안경원 관계자는 “로드샵과 비교했을 때 마트를 방문하는 사람들을 잠재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며 “다만 마트에 들어온 유동인구가 모두 개별 매장의 매출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다”고 못박았다.

마트에 소속된 매장이기 때문에 마트 운영시간과 동일한 운영시간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은 단점이다. 매출이 높으면 직원을 두면 되지만 직원을 고용할 수 있는 매출이 나오지 않는 매장은 점주 혼자서 10~12시간에 달하는 운영시간을 모두 채워야 한다.

◆ 쇼핑몰 내 음식점 “월 평균 매출 2000만원”

따라서 대형마트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입점이 수월한 레이킨스몰이나 원마운트몰과 같은 복합쇼핑몰을 공략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 대형마트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입점이 수월하다. 대부분의 상가는 개인 대 개인의 거래로 이뤄진다.

원마운트몰에는 현재 500여개의 상가가 입점해 있으며, 레이킨스몰은 140여개의 매장이 운영 중이다. 임대 시세는 원마운트몰의 경우 1층 33m²(10평) 기준 보증금 3000만원에 월세 2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레이킨스몰은 33m²(10평) 기준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50만원, 관리비 50만원 정도다. 원마운트몰과 레이킨스몰 모두 권리금은 없다.

쇼핑몰 입점에서 중요한 것은 몰 내부의 유동인구다. 이동열 어반에셋 이사는 “아무리 사람이 많은 대형시설의 옆에 위치해 있는 쇼핑몰이라 하더라도 결국은 독립된 상권이다”며 “고객을 끌어들일만한 독자적인 콘텐츠를 확보하지 못하면, 아무리 사람이 많은 지역이라 하더라도 쇼핑몰 내부로 끌어들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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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레이킨스몰은 홈플러스와 직접 연결돼 있는 구조로 일산의 젊은 주부층을 공략하고 있다. 레이킨스몰에서 모피전문점을 운영 중인 관계자는 “주변에 거주하는 아기 엄마들이 평일 낮에 담소를 나누거나 쇼핑을 위해 찾는 경우가 많다”며 “쇼핑몰의 경우 아직 외부에서 유입되는 손님이 그렇게 많지는 않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들어 신세계 이마트 타운 등 인근에 대형쇼핑센터가 연이어 들어서면서 내부로 유입되는 고객이 더욱 줄어들었다는 하소연도 적지 않았다. 실제로 내부에는 매장이 비어있는 가게 또한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

그러나 지난 3월2일 몰 1층에 대형 유아교육 센터 짐보리가 들어서며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다. 어린 자녀를 동반한 주부 고객들을 끌어들이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이다.

원마운트몰은 계절에 따라 ‘워트 파크’와 ‘스노 파크’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산 지역 거주자들 외에 외부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데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최근에는 ‘관광버스 쇼핑’ 등을 중심으로 해외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주중보다는 주말에 4~5배 정도 유동인구가 많아진다. 1층에는 주로 패션업종이 포진해 있고, 2층에는 음식점이 밀집해 있다. 원마운트 내부에 운영 중인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식당의 경우 주중에는 매출이 50만원 미만, 주말에는 100만원 이상 나온다. 평균적으로 월 매출은 2000만원 정도다.

음식점이든 유아업종이든 인근의 대형 브랜드 매장들과 경쟁해야 한다는 것은 단점이다. 원마운트 내부에서 음식점을 운영 중인 한 주인은 “문구점이나 세탁소처럼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서비스 업종까지 대형 마트 내에 모두 갖추고 있는 경우가 다반사다”고 말했다.

따라서 외부 관광객 수요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역시도 ‘미리 동선을 짜고’ 움직이는 이들이 대부분이어서 입점 매장들이 고객을 끌어들이기에 호락호락하지는 않은 상황이다.

안민석 FR인베스트먼트 연구원은 “킨텍스 상권은 대형집객시설 위주로 구성돼 있는 만큼 만만한 상권은 아니다”면서도 “하지만 향후 인프라가 갖춰질수록 베드타운 성격의 거주민 수요와 유아$아동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외부 수요를 모두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큰 상권이다”고 전망했다.

vivajh@hankyung.com 이해인, 주재익 인턴기자

돋보기 일산 킨텍스 유동인구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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