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신인맥⑮교보생명]
부사장 4명이 핵심 사업 담당
[교보생명]‘서울대’·‘경제학과’ 출신 압도적…여성 임원 2명
[한경비즈니스=이정흔 기자] '사람에 대한 신뢰’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교보생명그룹은 창사 이후 꾸준하고 안정적인 경영을 이어 왔다. 인사도 마찬가지다. 교보생명을 포함해 계열사를 이끄는 임원진 인사는 더더욱 신중을 기한다.

최고경영자(CEO) 등 임원진 교체가 잦은 금융업계에서는 드물게 10년간 자리를 지킨 ‘장수 CEO’가 탄생한 곳이기도 하다. 그만큼 오랫동안 교보생명그룹과 인연을 맺으며 능력을 검증받은 이들을 중심으로 탄탄한 리더십을 구축하고 있다는 평가다.

2016년 6월 30일을 기준으로 교보생명그룹의 모기업인 교보생명 상무 이상 임원 39명의 학력, 연령, 출신 대학, 출신 학과 등을 분석하고 교보증권 등 주요 계열사 수장들의 면면을 살펴봤다.

◆숫자에 강한 회계·수학과 출신도 중용

교보생명의 주요 임원 중에는 서울대 출신이 7명(18%)으로 가장 많았다. 신창재 회장(서울대 의대)을 포함해 박봉권 부사장(서울대 사법), 황주현 부사장(서울대 전자공학), 이석기 전무(서울대 경제학) 등이 대표적이다. 실질적으로 교보생명의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핵심 요직 대부분이 서울대 출신인 셈이다.

뒤이어 동국대 출신 임원이 4명(10%), 중앙대·동아대·영남대가 각각 3명(8%)으로 나타났다. 이 중 수도권 소재 대학은 25명(64%)이었고 지방대 12명(31%), 해외 대학은 2명(5%)이었다.

전공은 금융업의 특성에 맞게 경제와 숫자 관련 분야가 대세였다. 경제학과 출신이 21%(8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영학이 13%(5명), 회계학·수학이 각각 10%(4명)였다. 전자공학 5%(2명)을 제외하고는 이과 계열보다 사회학·법학·무역학 등 문과 계열 출신들이 압도적인 비율을 보였다.

이 중 박사학위 소지자는 서울대 의학박사인 신창재 회장 1명(3%), 석사 학위 소지자는 10명(26%)이었다.

재무를 담당하고 있는 이석기 전무가 경제학(서울대)과 금융공학(카이스트), 퇴직연금 사업본부장을 담당하는 박진호 전무가 계리(조지아주립대), 해외투자팀장을 맡고 있는 석윤수 전무가 조세(벤틀리대), 법인2본부장을 맡고 있는 허금주 상무가 행정(연세대), 대체투자사업본부장을 맡고 있는 조혁종 상무가 도시계획(연세대) 분야에서 각각 석사 학위를 받았다.

출생 연도(연령)를 분석해 본 결과 1960~1964년(52~56세) 출생이 31명(79%)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고 1955~1959년(57~61세)이 4명(10%)이었다. 현재 교보생명의 주축은 50대인 셈이다.

이 밖에 ‘젊은 피’에 속하는 1965~1969년(47~51세) 출생자는 2명이다. 등기임원으로 경영지원실장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이석기 전무가 1965년생이며 채널기획팀장 업무를 맡고 있는 박서용 상무가 1968년생이다.
[교보생명]‘서울대’·‘경제학과’ 출신 압도적…여성 임원 2명
교보생명의 여성 임원은 2명(5%)이다. 방카슈랑스본부와 GFP사업부 담당 임원인 황미영 상무와 법인2본부장인 허금주 상무다. 1961년생인 황 상무는 교보생명의 제1호 FP(재무설계사) 출신 여성 상무다.

대한교육보험에서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한 그는 결혼과 함께 퇴사했다가 10년 만인 1992년, 30대 초반의 나이에 교보생명에 FP로 입사했다. FP소장·FP지점장·FP지원단장을 거쳐 현재의 자리에 올랐다.

1964년생인 허 상무는 1990년 교보생명에 입사했다. 교보생명의 사원 출신 첫 여성 임원이다. 한국어를 포함해 중국어·영어·프랑스어 등 4개 국어를 구사하는 국제통으로, 2003년 타계한 신용호 교보생명 창업주가 직접 관여했던 프로젝트에서 국제 관련 업무를 담당하며 경력을 쌓았다.

◆ 이석기 전무, ‘신 회장의 키맨’으로 불려

교보생명은 신 회장의 총괄 지휘 아래 4명의 부사장이 핵심 사업 부문을 맡고 있다. 채널담당 윤열현 부사장, 마케팅담당 박영규 부사장, 자산운용담당 박봉권 부사장, IT지원실장인 황주현 부사장이다.

윤열현 부사장은 1958년생으로 조선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 대학원에서 무역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2005년 교보생명이 대형 보험사로는 최초로 도입한 외국계 점포 형태인 FP 지점 체제를 구축하는 데 큰 역할을 하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강남FP지역본부장·채널기획팀장·신영업지원팀장 등을 역임했다. 보험 영업의 현장과 기획을 두루 경험한 ‘영업통’이다. 2013년 마케팅담당 부사장으로 임명됐다. 2014년 12월 FP채널담당을 거쳐 2015년 12월부터 FP를 포함한 다양한 채널을 총괄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1961년생인 박영규 부사장은 고려대 수학과를 졸업했다. 보험 산업의 핵심이랄 수 있는 계리 업무에 능통한 인물로 교보생명의 대표 계리인을 지냈다. 계리는 확률이나 수학 이론을 응용해 각종 위험을 평가하고 보험 및 금융 상품을 개발하는 업무를 일컫는다.

신 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2013년 당시 전무 직급에도 불구하고 상무급인 경인FP본부장으로 발령 받은 바 있다. 이는 영업 현장을 알아야 회사 전반을 총괄할 수 있다는 신 회장의 의중에 따른 것이었다.

예상대로 그는 2014년 부사장으로 복귀해 마케팅담당 겸 보험서비스지원실장이라는 중책을 맡아 왔다. 현재는 마케팅담당으로 신 회장을 보좌해 사내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

박영규 부사장과 함께 2014년 승진한 박봉권 부사장은 1963년생으로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동아대에서 법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박 부사장은 국민연금 증권운용실장 출신으로 잘 알려져 있다.

2003년부터 7년여간 국민연금관리공단에서 채권운용팀장, 증권운용실장 등을 지냈다. 2010년 교보증권 고유자산운용본부장으로 영입되며 교보생명그룹과 인연을 맺었다. 2011년 교보생명 투자사업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2013년부터 자산운용담당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 합류한 황주현 부사장은 1953년생으로 서울대 전자공학과 출신이다. 교보생명 최고정보관리책임자(CIO)와 부사장을 거쳐 2010년부터 2014년까지 교보생명의 주요 계열사인 교보정보통신의 대표이사를 지낸 ‘정보기술(IT) 전문가’다.

지난 3월 부사장으로 복귀하며 IT지원실장을 맡았다. 차세대 시스템인 ‘보험시스템 V3’를 포함해 향후 교보생명의 IT 사업 전반을 강화해 나가는 과정에서 황 부사장이 주도적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4인의 부사장 외에도 교보생명의 실질적인 경영을 이끌어 가는 또 한 명의 인물이 있다. 신 회장 외에 유일하게 사내이사로 등록돼 있는 이석기 전무다. 1965년생으로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이다. 2009년 황용남 전 부회장의 후임으로 40대의 이 전무가 이사회 등기임원으로 발탁 돼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30대 후반부터 재무실장·경영기획실장 등 사내 핵심 요직을 두루 거친 재무통으로 ‘신창재 회장의 키맨’으로 불릴 만큼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2009년 투자사업본부장, 2010년 자산운용담당을 거쳐 2013년부터 경영지원실장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이 전무를 포함해 현재 교보생명의 전무는 모두 12명으로 석윤수 전무가해외투자팀, 서대식 전무가 마케팅기획팀을 이끌고 있으며, 김성한 전무는 재무팀 겸 브랜드커뮤니케이션팀을 책임지고 있다.

viva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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