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책]
조금 다르게 생각했을 뿐인데

[한경비즈니스=이혜영 한경BP 에디터] #. 당신은 스스로 창의력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그 반대인가.

#. 당신은 머리를 써야 하는 일이 생기면 스스로 아이디어를 내는 편인가, 아니면 재능이 뛰어난 사람들에게 그대로 맡겨버리고 마는가.

이 두 가지 질문에 흔쾌히 ‘창의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여기 창의력을 측정하는 ‘원격연상검사법(RAT)’이라는 단어 연상 테스트를 한번 풀어보자.

이 테스트는 우선 세 개의 개념을 제시하고 이와 공통적으로 관련된 단어를 연상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를테면 다음과 같다. “유머·불운·밤. 이 세 개의 개념과 공통적으로 연결되는 단어는 무엇인가.”

정답은 바로 ‘검다(Black)’다. 이 RAT의 핵심은 뇌가 관례적으로 생각하면 잘못된 방향으로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힌트를 하나 주자면 이 단어들을 보고 우선적으로 떠오르는 단어를 찾을 것이 아니라 멀리 내다보면서 주어진 모든 개념과 연결되는 단어를 머리에 떠올려야만 정답을 찾을 수 있다.
1% 천재들의 삶 추적, '창의성'의 성공 방정식 찾다
◆사소한 변화로 키우는 창의

하지만 독일의 심리학자이자 저널리스트인 바스 카스트는 창의력은 유전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 아니고 일상에서 충분히 키워 나갈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어린 시절의 영재 교육에서부터 직장이나 연구소 내의 공동 작업에 이르기까지 뇌과학과 심리학 분야에서 창의력에 대해 연구했던 여러 연구 결과들을 집대성했다.

그리고 더 나아가 뇌과학자·심리학자는 물론 건축가·기업가들의 견해를 모으고 심지어 스스로 실험의 대상이 되기까지 한다.

여기에 한 가지 작업을 더 추가하는데 실제 창의적인 삶을 살았던 인물들, 이른바 1% 창의력 대가들의 삶을 추적해 그들의 성장 과정과 작업 방식을 비교·조사해 창의성의 성공 요소를 낱낱이 밝혀낸다.

그렇게 찾아낸 창의력의 성공 요소들을 한데 모아둔 이 책은 흥미로운 지점들이 많다. 일상에서 환경·습관·인간관계 등과 같은 주변 요소들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창의성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실행해 볼 수 있는 것으로는 낯선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외국 여행을 하거나 주변의 색깔을 파란색으로 바꿔 보는 등 환경적 변화를 경험하는 것이다. 또 사소한 습관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창의력을 키울 수 있다.

예컨대 규칙적으로 휴식이나 잠·명상 등을 늘리는 식으로 긴장을 완화하는 것이다. 비슷한 부류의 사람들끼리만 어울리는 대신 다양한 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해 의견을 교환하고 공감 받는 등 인간관계의 변화를 꾀해 보는 것도 창의력 증진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창의력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끈기나 한계를 넘어서려는 노력 외에도 주변의 많은 요소들을 필요로 한다.

지금까지와 다른 방식으로 아침 식사를 해보거나 낯선 환경에 스스로를 노출하는 등 사소한 변화만으로도 잠재된 창의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면 시도해볼 만한 일이 아닐까.

‘조금 다르게 생각했을 뿐인데’
바스 카스트 지음|정인회 엮음|한국경제신문사|
1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