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 대한민국 신인맥23 : 산업통상자원부]
국장급 이상 38명 분석, 공학계열 7명 ‘주목’…기술고시 출신도 6명

[한경비즈니스=이명지 기자] 적재적소에 실력 있는 인재를 배치하는 것은 한 조직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기 위한 첫걸음이다. 5월, 헌정 사상 최초로 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한 문재인 정부도 국정 철학을 가장 원활히 수행할 수 있는 적임자를 고르느라 고심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인사를 분석하는 것은 그 조직을 알 수 있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다. 한경비즈니스는 ‘대한민국 신인맥’ 시리즈를 통해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 국장급 이상 고위 관료 38명의 세부 프로필을 입수해 분석했다. 그 결과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유학 경험이 있는 1964년생의 남성’이라는 표준 모델을 도출할 수 있었다.
[대한민국 신인맥] 산업부 평균 스펙,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한 64년생 男'
◆‘서울대 경제학과’의 파워

이번 분석에는 백운규 산업부 장관을 비롯해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이인호 차관까지 포함했다.

산업부 국장급 이상 인사 38명의 졸업 대학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대학은 역시 ‘서울대’였다. 이인호 차관, 강성천 통상차관보를 비롯해 총 24명이 서울대를 졸업해 전체의 63%를 점유했다. 나머지 대학 졸업자들을 모두 합쳐도 14명으로 서울대 졸업자 보다 10명이나 적다.

뒤를 이어 문승욱 산업기반실장, 김용래 장관정책보좌관 등 연세대 출신이 4명으로 전체 10%를 점했다. 한양대 출신은 백운규 장관과 이상훈 산업기술정책관 2명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고려대·경희대·성균관대·경찰대·육군사관학교·부산대·울산대 출신이 각각 1명씩이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미국 컬럼비아대를 졸업했다. 강재석 비상안전기획관은 육군사관학교를, 안성일 지역경제정책관은 경찰대를 졸업했다.

출신 학과도 대학만큼 편중된 모습을 보였다. 주류를 이룬 학과는 경제학과였다. 총 38명 중 18명(47%)이 경제학을 전공했다. 그 뒤를 이어 경영학과가 7명으로 18%를 차지했다.

전기공학과 출신도 3명 있었다. 국제경제학을 비롯해 무기재료공학·행정학·기계공학·공법학·영문학·조선공학·화학공학 등 문·이과를 가리지 않는 다양한 전공이 눈에 띄었다.

이 중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인사는 모두 16명으로 조사됐다. 이인호 차관, 강성천 통상차관보, 박원주 에너지자원실장, 김영삼 무역투자실장이 모두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생이다.

38명의 국장급 이상 인사들의 최종 학력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박사’다. 총 18명(47%)이 박사 학위를 취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운규 장관은 미국 클렘슨대 대학원 세라믹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미국 컬럼비아대 대학원 법학박사 학위를 갖고 있다.

뒤를 이어 석사 학위 소유자가 15명(40%)으로 고학력 인사들이 주를 이루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학사가 최종 학력인 인물은 3명으로 나타났고 박사 수료자도 두 명 있었다.

올해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사장단 인사를 살펴보면 50대가 다수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른바 ‘젊은 피’로의 세대교체다.
[대한민국 신인맥] 산업부 평균 스펙,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한 64년생 男'
◆최고령자는 1958년생…여성은 단 한 명

공무원 조직도 예외는 아니다. 산업부의 국장급 이상 인사들 또한 1960년대생들이 ‘대세’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출생 연도는 1964년생, 53세 용띠가 가장 많았다. 백운규 장관을 비롯해 총 8명이 1964년생이다. 강명수 대변인을 비롯한 1967년생(50세)은 총 6명으로 뒤를 이었다.

1960년대생의 파워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1965년생(52세)이 5명, 1968년생(49세)과 1969년생(48세)이 각각 4명씩을 차지했다. 1966년생(51세)은 3명이다. 특히 1970년대생도 국장급 인사에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김정회 에너지신산업정책단장은 1971년생, 46세로 ‘최연소’를 차지했다.

1960년대생의 강세 속에 눈에 띄는 1950년대생도 있다. 강병구 표준정책국장은 1958년생(59세)으로 ‘최고령’이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1959년생으로 58세다. 고위 간부 중 유일한 1950년대생이다.

상대적으로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통상 분야에서 갖고 있는 노련한 경험으로 부활한 통상교섭본부의 수장 자리를 꿰찼다.

행시 기수 또한 차차 낮아지는 추세다. 행정고시 34회, 35회 합격자가 각각 6명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1990년대 초반에 실시된 행시를 통해 공직에 입문한 인물들이 이제 한국 공직 사회를 이끌어 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산업부 국장급 이상 인사 중에는 ‘기술고시’ 출신도 6명 있었다. 자연과학 분야의 우수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치러지는 기술고시는 합격과 동시에 5급 공무원으로 발령 난다. 김용래 장관정책보좌관, 이상훈 산업기술정책관, 이승우 시스템산업정책관, 허남용 경제자유구역기획단장, 강경성 제품안전정책국장, 진종욱 적합성정책국장이 기술고시 출신이다.

산업부 고위 관료는 남성 위주였다. 총 38명 중 여성은 유명희 통상정책국장 단 한 명이었다. 유 국장은 1967년생으로 서울대 영문학과, 서울대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 미국 밴더빌트대 법학대학원 법학 박사를 졸업했다. 유 국장은 행정고시 35회 출신이다.

산업부에는 백운규 장관,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이인호 차관을 보좌하는 6명의 1급 공무원이 있다.

문재인 정부는 헌정 사상 최초로 이뤄진 대통령 탄핵으로 인수위원회 없이 바로 직무를 시작해야 했다. 이 때문에 부처의 주요 공무원을 임명하는 일도 서둘러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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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좌우하는 ‘빅3’의 프로필 보니

정부는 차관직을 임명할 때 해당 부처 출신 관료를 임명해 큰 변화보다 안정을 택했다. 바로 실무에 투입될 수 있는 인물들을 우선적으로 택한 것이다.

이인호 차관은 산업부 차관보에서 승진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인호 차관 임명과 관련해 “산업 통상 분야의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이 강점이며 온화하면서도 책임감이 강한 리더십의 소유자”라고 설명했다.

이 차관은 서울 출신으로 광성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행시 31회로 공직에 발을 들여놓았다. 그 후 서울대 행정대학원과 미국 하버드대에서 각각 행정학과 정책학 석사를 받았다. 산업부 정책기획관·창의산업정책관·무역투자실장을 거쳐 차관보로 일했다.

백운규 장관이 임명된 후 산업부의 ‘1급’들은 대폭 젊어졌다. 6명의 실장이 모두 1964~1965년생이다. 이들 6명은 모두 미국 유학 경험이 있다는 공통점도 있다. 실장들뿐만이 아니다.

산업부를 이끄는 장차관, 통상교섭본부장 등 1급 이상 고위 간부 9명이 모두 미국 유학 경험을 갖고 있다.

통상차관보·산업정책실장·에너지자원실장은 산업부의 ‘빅3’로 꼽힌다. 각각 통상·산업·에너지 등 산업부의 주요 실무를 전두지휘함으로써 장관·통상교섭본부장·차관을 보좌하는 역할을 한다.

강성천 통상차관보는 광주 출신으로 대광고,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미국 인디애나대 경제학 석·박사를 취득했다. 행시 32회로 공직에 입문한 후 산업부 원전산업정책관, 산업정책관, 무역위 상임위원을 역임했다.

박건수 산업정책실장은 전남 광주 출신으로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석사 학위를 취득한 후 미국 미주리 컬럼비아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행시 34회로 공무원이 됐고 산업부 통상정책국 심의관·통상정책국장·산업기술정책관 등을 지냈다.

박원주 에너지자원실장은 전남 영암 출신으로 광주 송원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미국 인디애나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행시 31회로 공직에 발을 들여놓았다. 동력자원부부터 산업통상자원부에 이르기까지 산업경제정책관·대변인·기획조정실장 등 요직을 거쳐 왔다.

이 밖에 문승욱 산업기반실장, 김영삼 무역투자실장, 김창규 무역위원회 상임위원이 산업부의 1급 요직을 차지하고 있다.

산업기반실장은 한국 산업의 근간을 이루는 소재 부품, 시스템, 중견기업 정책 업무를 총괄한다. 문승욱 산업기반실장은 행시 33회 출신으로 지식경제부와 산업부에서 중견기업정책관·시스템산업정책관 등을 지내고 방위사업청 차장을 역임했다.

김영삼 무역투자실장은 부산 출신으로 부산 동성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미국 미시간대에서 경제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행정고시 33회로 주중국 한국대사관 상무관과 투자정책관·시스템산업정책관·산업기술정책관·무역위 상임위원 등을 거쳤다.

9월 임명된 김창규 무역위원회 상임위원은 경남 밀양 출신으로 장충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왔다. 서울대에서 행정학 석사, 미국 뉴저지주립대에서 법학 박사 학위를 각각 받았다. 행시 31회로 공직에 입문한 후 산업부에서 전략시장협력관·투자정책관·통상정책국장·주미한국대사관 상무관 등을 역임했다.

◆지체됐던 인사, 급물살 탈 듯

백 장관이 5월 취임한 후 3개월간 1급 고위 공무원 6명이 옷을 갈아입었다.

특히 이른바 ‘에너지 라인’은 교체 시기가 가장 빨랐다. 새 정부가 ‘탈원전’을 내세우며 철학에 맞는 인사를 통해 공격적으로 정책을 추진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산업부의 1급 실장은 총 9석인데 현재는 6석만 임명된 상태로 3자리는 여전히 공석이다. 후속 인사는 조만간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조환익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임기를 3개월 남겨두고 12월 8일 퇴임하면서 공석으로 있는 산업부 산하 10개 공공 기관 최고경영자(CEO) 인사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m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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