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제 1157호 (2018년 01월 31일)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귀한 몸’ 된 광물

수요 늘지만 공급 부족…코발트 가격 연간 130.8% 올라



[한경비즈니스=이명지 기자] 2010년 9월, 중국과 일본은 ‘센카쿠열도(댜오위다오)’를 둘러싸고 일촉즉발의 영토 분쟁을 벌였다. 양국의 선박이 충돌하자 일본이 중국인 선장을 체포했고 갈등은 극에 달했다. 급기야 중국은 희토류 생산량을 40%나 줄였는데, 이는 사실상 일본을 겨냥한 조치였다.

일본은  85%의 희토류를 중국으로부터 수입하기 때문이다. 일본은 정보기술(IT) 제품 생산에 중요한 재료가 되는 희토류를 구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어야만 했다. 이는 외교 분쟁 시 ‘자원’이 갖는 힘이 얼마나 강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남아 있다.

그 후 일본은 어떤 선택을 했을까. 희토류 수입길이 막힌 일본은 중국인 선장을 즉각 풀어줬다. 이와 함께 중국에 지나치게 의존했던 희토류 수입 비율을 줄이기 시작했다. 일본은 미국·유럽연합(EU)과 손잡고 세계무역기구(WTO)에 중국을 ‘자원 무기화’를 근거로 제소해 2014년 중국의 패소 판정을 이끌어 냈다.

이 사례는 자원 빈국에 큰 교훈을 남겼다. 그 후 일본은 부품 소재 산업의 원활한 성장을 위해 경제산업성을 중심으로 광물을 비축하고 수입원을 다각화하고 있다.

자원 부족은 한국이 안고 있는 태생적 문제다. 그런데 최근엔 이 문제를 더욱 진지하게 접근할 필요성이 생겼다. 4차 산업혁명이 눈앞에 도래했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 기초 될 광물 자원 

지금 세계 각국은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기 위한 준비에 여념이 없다. 인공지능(AI)·로봇·생명과학이 주도하는 새로운 산업혁명이 현실화되면 첨단 IT를 통해 실제와 가상이 통합되고 사물이 자동으로 제어되는 등의 변화가 이뤄질 것이다.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기술력이고 다른 하나는 원료다. 한국 기업들은 높은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원료 확보는 큰 문제다.

4차 산업혁명의 대표 기술로 꼽히는 전기자동차를 보자. 전기자동차 생산량은 2015년 240만 대에서 2020년 770만 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전기자동차 한 대를 만들기 위해서는 리튬 10~50kg, 코발트 2~10kg, 니켈 8.8~44kg, 망간 8.2~42kg이 사용된다.

배터리의 성능도 중요하다. 최근 희소금속 ‘코발트’의 몸값을 올린 원인이 바로 전기차 배터리다. 2017년 12월 29일 기준으로 전년 대비 코발트 가격 상승 폭은 130.8%에 달했다. 같은 기간의 전체 희소금속들 중 가장 높은 가격 상승률이다.

코발트는 전기차용 배터리를 생산하는 핵심 원료 중 하나다. 2017년 기준 세계 4위 전기차 배터리 생산 업체 LG화학에 따르면 배터리의 4대 원재료는 양극재·음극재·분리막·전해질로 나뉜다. 이 중 양극재의 재료 중 하나로 코발트가 활용된다.
 
LG화학의 배터리 모델 ‘NCM622’는 양극재 중 코발트의 비율이 약 20%다. 코발트 외에도 양극재에는 니켈·망간이 함유돼 있고 음극재에는 흑연이 활용된다.

시장조사 업체들은 2016년 25GWh였던 글로벌 배터리 시장이 2020년 110GWh로, 2025년에는 350~1000GWh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무섭게 성장하는 배터리 시장에 따라 활용되는 희소금속의 가치가 높아진다는 것은 말할 필요가 없다.

그뿐만이 아니다. 3D 프린터, 첨단 로봇, 디스플레이, 반도체, 드론 등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신성장 산업에서 희소금속은 꼭 필요한 재료다.




◆수요 따라주지 않는 공급으로 가격 상승


희소금속들의 몸값을 올린 것은 비단 4차 산업혁명뿐만이 아니다. 특정 국가에 편중돼 있다는 것도 자원 빈국들이 고민하는 이유다.

지난해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나라별로 생산량 집계가 가능한 30개 원소 중 니켈을 제외한 모든 원소에 대해 상위 3개국의 생산량 비율이 50%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희소금속의 생산이 소수 국가에 편중돼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수요는 점차 늘어나는데 공급은 부족하다. 자연스레 이들의 몸값이 급상승할 수밖에 없다. 코발트는 수요에 비해 공급 부족이 가장 심각한 희소금속이 될 것으로 보인다.

리튬 또한 2017년 연말 기준으로 전년 대비 가격이 32.7% 올랐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2010년 kg당 34.9위안이었던 리튬 가격은 2017년 129.0위안까지 치솟았다.

한국은 2015년 기준으로 1만9000톤의 리튬을 소비해 세계 4위에 올라 있지만 2025년 5만5000톤으로 수요가 늘 것으로 예측된다. 이 시기에 한국은 세계 2위의 리튬 소비국이 될 것으로 보여 리튬 확보가 시급하다.

텅스텐 또한 2017년 말 기준으로 가격이 전년 대비 57.9% 올랐다. 또 니켈도 2016년 2월 최저치를 찍은 후 빠른 가격 회복세를 보이며 전년 대비 19.9% 올랐고 망간 역시 2016년 1월 최저가를 기록한 후 빠른 속도로 가격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 상황 속에서 한국은 골머리를 싸매고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은 전체 천연 광석의 99.6%를 수입에 의존한다. 세계가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광물 확보에 잠깐이라도 한눈을 팔면 전체 산업 경쟁력이 망가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m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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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8-01-30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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