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제 1157호 (2018년 01월 31일)

‘가즈아 vs 끝물‘ 셀트리온 3형제를 바라보는 시선

[스페셜 리포트]
‘코스피 이전 상장’ 기대감에 주가 급상승…외국계 증권사 경고로 거세진 ‘거품 논란’




[한경비즈니스=이정흔 기자] “셀트리온 ㅎㄷㄷ하네요. 방금까지 급락하다가 이제 다시 치고 올라가고 있어요.” “셀트리온 가즈아~.” “셀트리온 이제 끝물이에요.”

최근 주식 투자 커뮤니티에서 가장 뜨거운 종목은 단연 ‘셀트리온’이다. 그런데 같은 종목을 두고도 분석은 제각각이다. 누군가는 장밋빛 미래를 꿈꾸고 누군가는 묻지 마 투자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너무 다른 의견들이 첨예하게 부딪치며 투자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최근 셀트리온 3형제의 주가는 그야말로 ‘드라마틱’하기 그지없다. 2017년 1월 25일 종가 기준으로 10만원이었던 셀트리온의 주가는 1년이 지난 지금 30만원대 안팎을 오르내리고 있다. 1월 15일에는 종가 기준 35만원까지 올랐다. 셀트리온과 함께 ‘셀트리온 3형제’로 불리는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제약의 주가 흐름도 비슷하다.

하지만 주가가 지나치게 빠르게 올라 최근 들어 셀트리온 3형제의 주가 적정성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불씨를 댕긴 것은 외국계 증권사의 리포트들이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등의 주가가 지나치게 고평가돼 있다는 것이다. 그 여파로 셀트리온의 주가는 1월 15일 최고가를 찍은 이후 하향세를 지속하고 있다. 앞으로의 주가 방향이 어디로 갈지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9월 이후 주가 급등…셀트리온제약 450% 상승

셀트리온 3형제의 ‘맏형’이라고 할 수 있는 셀트리온은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선두 주자다. 셀트리온의 주가가 1년여 만에 200% 이상 뛰어오른 데는 지난해 9월 셀트리온의 유가증권시장 이전 상장 결정이 계기가 됐다. 2017년 9월 초까지만 하더라도 10만원대 초반에 머무르던 셀트리온의 주가는 ‘유가증권시장 이전 상장’을 최종 결정한 9월 29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본격적인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 가던 셀트리온의 주가는 2017년 11월 이후 다시 한 번 뛰었다. 셀트리온이 코스피200에 편입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올해 2월까지 유가증권시장 이전 상장을 완료해야 한다는 증권가의 분석이 나오면서부터다. 지난해 11월 15일 처음으로 종가 기준 20만원대를 넘어선 셀트리온의 주가는 두 달여 만인 올해 1월 11일 30만원을 넘어서며 단숨에 치고 올라왔다.
상승세를 견인한 것은 외국인 투자자였다. 1월 16일 외국인들의 셀트리온 순매수 규모는 6586억9900만원에 달했다. 1월 3일 외국인들의 순매수 규모가 919억3700만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보름 만에 6배 넘게 증가한 것이다.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는 셀트리온의 유가증권시장 이전 상장에 대한 기대감 때문으로 분석된다. 셀트리온보다 먼저 코스닥시장에서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 상장한 카카오도 지난해 9월 코스피200 편입 전 6개월 동안 시가총액 대비 외국인 순매수가 5.1% 증가한 바 있다. 셀트리온은 이전 상장 뉴스가 나왔던 지난해 8월 이후 시가총액 대비 외국인 순매수는 6.1% 정도 증가했다.

셀트리온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동생 격인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제약 또한 만만치 않은 상승세를 보였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 제품의 글로벌 판매를 맡고 있다. 지난해 7월 17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지난해 9월까지 주가가 4만원대에 머물렀지만 올해 1월 15일 종가 기준 15만3800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5개월여 만에 주가가 약 270% 이상 상승한 셈이다.

이는 최근 셀트리온의 주력 제품인 램시마가 2013년 유럽 시장에 진출한 이후 최근 들어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린 결과다. 또 다른 주력 제품인 트룩시마도 지난해 유럽 시장에 공식 출시됐다. 글로벌 시장에서 셀트리온 제품의 판매가 늘어나면서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실적 또한 빠른 속도로 개선되고 있다. 셀트리온은 후속 바이오시밀러인 허쥬마의 미국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어 향후 호실적을 이어 갈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3형제 중 막내인 셀트리온제약은 오름세가 가장 가팔랐다. 제네릭 의약품을 생산하는 셀트리온제약은 코스닥시장에서 지난해 9월까지 1만~2만원 사이에 거래됐다. 셀트리온제약은 1월 16일 종가 기준 11만1800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9월 이후에만 무려 주가가 450% 뛰었다. 지난해 9월 셀트리온의 유가증권시장 이전 상장을 결정하는 주주총회 당시 서정진 회장이 셀트리온제약의 청사진을 밝힌 것이 주가 상승의 동력이 됐다. 서 회장은 당시 “셀트리온제약의 제네릭 의약품은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 진출을 최우선 목표로 정하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며 “800조원 규모의 글로벌 제네릭 시장 진출에 포문을 열고 차세대 백신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외국계 보고서의 경고, 셀트리온 3형제 질주에 ‘브레이크’

무섭게 질주하는 셀트리온 3형제의 발목을 잡은 것은 최근 잇달아 발표된 외국계 증권사들의 부정적인 보고서였다.

노무라증권은 1월 17일 ‘한국 제약업체들 : 세계 바이오시밀러 폭발적 성장’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노무라증권은 한국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대해 ‘성장성이 매우 높다’며 긍정적인 전망을 밝혔다. 한국 업체들은 경쟁 업체 대비 절반 가격으로 바이오시밀러를 제공하고 있는 만큼 견고한 품질과 낮은 가격이 핵심 요인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주가가 ‘지나치게 고평가’돼 있다며 ‘매도’ 의견을 제시했다.

노무라증권은 “셀트리온의 주가는 지난 6개월간 277%나 치솟았고 셀트리온헬스케어도 상장 이후 주가가 212% 상승했다”며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 상승률인 35%를 크게 뛰어넘는 수준으로 기업의 향후 수익 증가 전망을 고려해도 지나치게 고평가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노무라증권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를 근본적으로 셀트리온그룹의 생산과 마케팅을 맡고 있는 만큼 하나의 기업으로 간주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여기에 결정타가 된 것은 바로 다음 날인 1월 18일 발간된 도이체방크의 보고서였다. 이 보고서는 셀트리온의 회계 처리 방식을 꼬집으며 셀트리온의 적정 주가를 8만7200원으로 제시했다. 보고서 발간 당일인 1월 18일 셀트리온의 종가는 31만3500원이었다. 그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와 함께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목표 주가도 당시 종가(13만500원)의 3분의 1 수준인 4만800원을 제시했다.

도이체방크는 “셀트리온그룹은 연구․개발(R&D) 비용을 자산으로 처리한 비율이 글로벌 경쟁사들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라며 “셀트리온의 영업이익률은 2016년 57%로 매우 높은 수준을 기록했지만 글로벌 경쟁사 평균 수준으로 직접 지출  R&D 비용을 적용하면 영업이익률은 30% 중반대로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셀트리온은 통상 임상 3상 단계부터 R&D 비용을 판매관리비가 아닌 자산으로 처리한다. 반면 미국과 유럽의 제약사들은 임상이 끝난 후 정부 허가 단계부터 이를 자산화한다. 이와 같은 회계 처리 방식 차이 때문에 미국과 유럽의 제약사들은 직접 지출 R&D 비용의 비율이 80%에 달하는 반면 셀트리온은 27%에 불과하다.

셀트리온 3형제의 주가는 이들 보고서가 발표된 직후 출렁이기 시작했다. 노무라증권의 보고서 발표 직후 셀트리온의 주가는 하루만에 9.76% 하락했다. 이후 반등하는가 싶더니 도이체방크의 보고서 여파로 1월 19일 30만원대 아래로 내려간 28만78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제약 또한 이를 기점으로 하향세로 돌아섰다.

◆단기적인 위험요소 점검 필요…장기적으로는 ‘성장성 기대’

이를 계기로 국내 증권사들도 셀트리온 3형제의 주가를 두고 ‘거품 논란’이 한층 거세지는 분위기다. 셀트리온 3형제의 주가가 최고점을 찍은 1월 15일을 기준으로 이들 3개 기업의 시가총액 합계는 67조7065억원이다. 삼성전자에 이어 국내 시총 2위 기업인 SK하이닉스(동일 날짜 기준 52조9258억원)을 10조원 정도 뛰어넘는다. 도이체방크 보고서 발표 이후 주가가 소폭 하락한 것을 반영한다고 하더라도 1월 25일 현재 이들 3형제의 시총은 54조5394억원에 달한다.

셀트리온은 1월 19일 2017년 별도 기준 매출액 8289억원, 영업이익 5173억원, 영업이익률 62.4%를 기록한 2017년 경영 실적을 잠정 공시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43.5%, 영업이익은 104.7% 증가한 것으로 창사 이후 최대 실적이다. 셀트리온 3형제는 올해 바이오시밀러 사업에서 창사 이후 첫 영업이익 1조원 시대를 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지난해 SK하이닉스의 매출이 30조1000억원, 영업이익 13조7000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0분의 1도 안 되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셀트리온의 시총이 SK하이닉스와 맞먹는 것이 적당한지에 대한 논란이다.

일단 국내 전문가들은 최근 셀트리온 3형제의 ‘주가 과열’은 대체로 인정하는 분위기다. 이창목 NH투자증권 센터장은 “주가가 오르는 속도가 지나치게 빨랐다”며 “유가증권시장 이전 상장에 대한 기대감이 이미 상당 부분 주가에 선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단기적으로 보면 그만큼 주가 상승의 여지가 적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지금 당장 투자를 결정하기보다 한 템포 쉬어 가며 주가의 흐름을 지켜보는 것을 권한다. 특히 셀트리온제약은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와 비교해도 주가 상승 폭이 더 높다는 점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특히 올해 3월로 예상되고 있는 셀트리온의 코스피200 편입 시기가 늦어지면 단기적인 리스크가 더욱 커질 수 있다. 현재로서는 3월 코스피200 편입 가능성이 가장 높게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2월12일까지 유가증권시장 이전 상장을 완료하지 못하면 코스피200 편입 시기 역시 6월로 미뤄질 수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셀트리온 3형제의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강양구 현대차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외국계 보고서들이 지적한 회계 처리는 셀트리온을 비롯한 업계 전반의 관행으로 정상적인 회계 처리”라며 “바이오시밀러는 신약과 달리 상대적으로 상업화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향후 셀트리온의 성장에도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근희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셀트리온은 세계적으로 생소했던 바이오시밀러 제약 산업을 개척한 기업”이라며 “현재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독보적인 선두 주자로 경쟁사 대비 개발 속도, 발매 시점, 임상 결과 등 모든 부문에서 우위에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서정진 회장은 올해 초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제약․바이오 콘퍼런스인 JP모간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올해 상반기 내 해외에 제3 공장 부지 선정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셀트리온 해외 유통 파트너사들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글로벌 제약사들과 맞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이다.

서 애널리스트는 “바이오시밀러 경쟁력은 제조원가가 가장 중요한데, 해외 공장 설비 증설을 통해 향후 셀트리온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원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무엇보다 향후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넘어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으로 성장 방향성을 제시한 것 또한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viva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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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8-01-30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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