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현 힐튼부산 커머셜 디렉터 인터뷰
“매달 신기록 세우는 객실 점유율…지역주민 위한 프로그램도 진행 중”
[한경비즈니스=김영은 기자] 지금, 부산에서 가장 뜨거운 곳은 해운대나 광안리가 아니다. 부산의 변두리 해안 마을이었던 기장군이 부산의 새로운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다. 사람들이 기장군을 주목하는 이유는 하나다. 복합 리조트 단지 ‘아난티 코브’ 때문이다. 부산을 관광하기 위해 아난티 코브에 가는 사람보다 아난티 코브에 가기 위해 부산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여행을 위해 숙박을 예약하는 것이 아니라 호텔과 리조트가 여행의 목적이 된 것이다.

아난티 코브를 이루고 있는 시설은 크게 세 가지다. 아난티가 위탁운영을 맡긴 호텔 ‘힐튼 부산’과 회원제 리조트인 ‘아난티 펜트하우스’, 15개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가 모인 복합공간 ‘아난티 타운’이 한데 모여 있다.



아난티 코브 내에 있는 호텔 힐튼부산은 올여름 소셜 미디어를 뜨겁게 달궜다. 지난해 여름 개관했지만 확실한 정체성으로 평균 80% 이상의 객실 점유율을 자랑하고 있다. 성수기 때는 주변 호텔에 비해 높은 가격대임에도 불구하고 만실 행진을 이어 가며 부산 호텔 중 이례적으로 오픈 첫해 흑자를 기록했다.

강아현 힐튼부산 커머셜 디렉터를 만나 힐튼부산의 경쟁력과 전략에 대해 물었다. 강 디렉터는 국내 호텔업계 최연소 이사다. 그가 서른 살이던 2011년 두바이 하얏트호텔에서 최연소 부장을 달며 국내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매달 신기록 세우는 객실 점유율…지역주민 위한 프로그램도 진행 중”

-남해에 이어 두 번째 아난티와의 협업이다. 서로 어떤 시너지가 있는지.


▶“힐튼과 아난티 모두 브랜드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물론 장사를 하고 수익을 많이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람들이 오고 싶어 하는 장소로 만드는 게 목표였다.

아난티는 세계에서 역사가 가장 깊은 글로벌 체인인 힐튼의 브랜드로 글로벌 서비스 스탠더드를 구축할 수 있고 힐튼으로서도 브랜드 가치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오너를 만난 것이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아난티가 구축한 시설이나 인테리어 역시 강점이다.”


-현재까지 객실 점유율은 어떤가.


▶“매달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비수기에도 80% 이상의 객실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특히 힐튼 고유의 멤버십인 아너스를 통해 오는 회원 수가 엄청나다. 흥미로운 점은 힐튼 멤버십 중 가장 높은 등급인 ‘다이아몬드 등급’이 세계에서 한국에 가장 많다. 그만큼 한국 사람들이 멤버십이나 로열티 프로그램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힐튼부산뿐만 아니라 롯데,파라다이스,파크하얏트 등 많은 호텔이 부산을 격전지로 삼고 있다. 힐튼부산만의 차별점과 강점은 무엇인가.


▶“우리는 경쟁을 가속화한 게 아니라 시장의 파이를 키웠다고 생각한다. 기존에 제주도로 여행을 가시던 분들이 아난티 코브 때문에 부산으로 오고 있다. 실제로 제주도에 태풍이 오면 힐튼부산 예약률이 높아진다.

해운대에 있는 호텔은 해운대에 가고 싶어 그 호텔에 가는 것이지만 힐튼부산은 우리 호텔을 찾기 위해 기장을 방문하는 고객들이 대부분이다. 또 다른 호텔이 시도하지 않은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얼마 전 부산 호텔 최초로 딸기 뷔페를 열어 화제가 됐다.”


-힐튼부산이 기장군 주민들에게는 생소한 공간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지역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최 중이다. 여름에는 바로 옆 동암마을 어르신들을 모시고 보양식을 대접하고 호텔 투어를 진행했다. 또 저소득층 아이들을 위한 수영 교실과 요리 교실을 진행했다.

기장의 랜드마크로 떠오른 만큼 지역사회에 환원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아난티 코브가 처음 생길 때 평화로운 마을을 망친다며 지역주민들의 반대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지금은 오히려 주변 식당들이 잘되고 주민과 협력 프로그램을 늘려가면서 좋아하는 분위기다.


-향후 힐튼부산이 나아갈 방향과 전략이 궁금하다.


▶“사실 부산이 외국인들에게 잘 알려져 있거나 아주 고급화된 관광지는 아니다.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도 힘쓰고 있지만 MICE 분야에도 많이 투자할 예정이다. 11월에는 한 외국계 은행이 개최하는 가장 큰 행사를 유치했다.

MICE는 연회장 수익뿐만 아니라 객실$부대시설 등 다른 수익이 함께 올라 매출에 큰 도움이 된다. 또 단체로 연박을 한다는 장점도 있다. 국제행사는 호텔 비수기인 3~4월이 성수기여서 새로운 시장을 노릴 수도 있다. 부산 5성급 호텔 중 가장 큰 연회장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MICE 행사 유치에 더 활발한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kye0218@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197호(2018.11.05 ~ 2018.11.11)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