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제 1209호 (2019년 01월 30일)

정육점의 변신, 3인 3색 ‘고기 스타트업’

[SPECIAL REPORTⅡ]
축산 시장에 새바람 일으켜…“낡은 업종에 혁신 있다”

[한경비즈니스=이현주 기자] 정육점이 달라지고 있다. ‘옛 업종’으로 여겨지던 축산업이 정보기술(IT)과 만나면서 ‘푸드테크’로 변모한다. 기존의 시장에서 오늘의 시대와 눈높이에 맞춰 생산과 유통 방식을 바꾸는 데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탄생한다. 이른바 ‘고기 스타트업’들이 맹활약하고 있다. 

정육점이 변신하고 있다. 빠른 배송, 신선·숙성, 맞춤 소량 건강 등이 변화의 키워드다.



설 명절이 되면 이곳은 왁자지껄한 광경을 연출한다. 고기를 다루는 정육점이다. 평소 주머니를 쉽게 열지 않던 이들도 특별한 날에는 고기를 찾는다. 동네마다 정육점의 붉은 조명이 밤늦게까지 켜지는 시기, 바로 명절이다.

축산물 유통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현재 전국에는 6만여 개의 정육점이 존재한다. 디지털 시대에 발맞춰 정육점도 변신한다. 고기를 소비하는 경로가 다변화되고 다양한 형태의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다. 

고기 시장, 디지털에서 새판 짜다
최근 축산물 소비 트렌드는 생산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 시장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한때 밥상에 ‘고기반찬’이 올라가는 것만으로 만족하던 소비자들은 이제 고기의 질을 따지기 시작했다. ‘가심비’를 고려해 경제적인 가격의 만족도 높은 상품을 구입하기를 원하는 한편 산지부터 고기가 유통되는 과정에서 투명·신뢰·환경 등의 가치도 고려한다.

소비자의 변화에 따라 생산자들도 달리 움직이기 시작했다. 정육점들은 달라진 소비 트렌드를 공략한 맞춤형 고기들을 내놓고 있다. 스페인 이베리코 고기와 같은 품종을 새롭게 선보이기도 하고 저지방 숙성육 등 고기 부위의 차별화를 시도하기도 한다. 오프라인 매장도 인테리어의 새 옷을 입는다. 카페와 같은 정육점도 출현하고 부티크 정육점을 표방하는 곳도 있다.

또 하나의 주목할 변신은 디지털상에서 일어난다. 고기 시장의 새판을 짜는 각축전이 치열하다. 기존의 전통적인 정육점과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매장뿐만 아니라 온라인을 중심으로 새로운 유통 플랫폼들이 온다. 이른바 ‘고기 스타트업’들이 주도하는 무대다. 가심비, 고품질, 빠른 배송, 신선·숙성, 맞춤 소량, 건강 등의 가치를 내세운 이커머스들이 주문부터 배송까지 한 번에 해결하는 서비스로 소비자 취향을 저격한다.

여기에 최근 각광받는 ‘데이터 분석’ 등 IT가 가미되면 푸트테크 스타트업이 된다. 주로 데이터는 기존 축산 시장의 문제점을 개선하는 열쇠로 작용한다. 고기 스타트업들은 주로 기존 시장의 구조와 관행을 효율적으로 개선하고 유통 과정을 단축하는 데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 또한 식물성 고기 시장에 출사표를 내민 곳도 있다.

고기 스타트업이 주도하는 정육점의 변신이 재밌는 점은 두 가지 측면에서다. 첫째는 오래된 업종에 젊은 인재들이 뛰어든다는 점이다. 둘째는 오랫동안 견고하던 축산 생산·유통의 틀을 흔드는 ‘디지털발 고기 전쟁’이 예상된다. 시장에 새로운 플레이를 하는 업체들이 하나둘 늘어나면서 온·오프라인 전반에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한 고기 스타트업의 등장 이후 최근 마장동에서 도축 일자를 내건 정육점이 늘고 있는 것이 일례다. 더 싼값에 고기를 제공하는 온라인 업체의 공세에 오프라인 정육점은 어떤 진화로 맞설까.

전통적으로 축산은 ‘육체노동’의 영역이었다. 정육점은 스타트업과 거리가 먼 업종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인류가 채집과 수렵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고기는 식량으로서의 위상을 잃지 않고 있다. 축산은 이미 검증이 끝난 시장이라는 얘기다. 그리고 ‘아이템’이 아닌 ‘시스템’의 문제에서 새로운 혁신은 일어난다. 요즘 시대에 맞는 기호와 방식으로 정육점을 재발견하면서 무기를 만들어 내는 3인 3색 고기 스타트업을 만나봤다. 

김재연 정육각 대표가 서초동 사무실에서 활짝 웃고 있다.


[사진=이승재 기자]

‘초신선’으로 차별화, 정육각  
“농장에서부터 소비자에게까지 가장 신선하게 먹는 방식을 고민했다”

두 명의 청년이 작은 가게 하나를 빌려 고기를 썰기 시작했다. 도축장에서 막 가져온 고기를 먹기 좋게 썰어 ‘초신선’이라는 키워드로 판매했다. 하루 종일 고기만 썰 정도로 주문이 폭발했다. 소비자 니즈를 확신하면서 유학을 준비하던 청년은 돌연 창업을 결심했다. 2016년 2월 이후 현재 24명의 직원을 둔 어엿한 스타트업으로 성장한 정육각 이야기다.

정육각은 도축 4일 안의 돼지고기·닭고기·달걀 등을 취급하는 온라인 정육점이다. 김재연(28) 정육각 대표는 카이스트를 나와 고기 파는 청년으로 이름을 알렸다. 김 대표는 “돼지고기를 좋아해 맛집을 찾아다니다 마지막으로 가 본 곳이 도축장이었고 신선할 때 먹는 고기가 실제로 맛있어 이를 판매하기 시작했다”며 “소비자 중심으로 가장 맛있는 고기를 먹기 위해서는 유통기한이 아닌 제조 일자에 집중해야 한다고 봤고 초신선의 가치를 위한 방향으로 모든 시스템을 설계했다”고 말했다.

주문부터 배송까지, JIT 시스템으로
정육각의 사무실은 서울 서초동에, 공장은 성남에 있다. 성남 공장은 부분육 상태를 세절하고 포장하는 전진기지다. 온라인 정육점이 왜 굳이 투자비용을 쓰면서 공장을 고집했을까. 김 대표는 “보통의 이커머스 업체들처럼 완제품 형태를 들여와 판매하면 도축 4일 이내의 고기를 제공할 수 없고 우리가 원하는 상품을 제작하려면 공장을 쥐고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정육각은 주문 생산 방식으로 고기를 만든다. 고객의 주문과 동시에 공장에서 세절 작업이 시작돼 배송이 이뤄지는 형태다. 축산물 밸류 체인을 농장-도축장-육가공장-도매-소매-소비자로 본다면 정육각은 육가공을 거친 고기를 받아 일련의 작업을 거쳐 자체 몰을 통해 소비자에게 배송한다. 이러한 방식으로 유통 구조를 단축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IT의 힘이다.
김 대표는 “직원 중 약 30%가 개발자 인력으로 가장 높높은 비율을 차지한다”며 “서울 기준으로 점심시간 이전 주문은 당일 오후 6시 이전 도착이 원칙인데, 이것이 가능한 생산 시스템을 만든 게 정육각의 기술”이라고 말했다.

이른바 ‘온디맨드 생산 시스템, JIT(Just In Time)’다. 자동차업계에서 유명한 JIT 시스템을 식품에 적용한 것으로, 실시간 주문을 받아 마지막 주문으로부터 2시간 내에 포장까지 완료하는 적시 생산을 목표로 한다.

이미 많은 공장에서 적용되고 있는 시스템인데, 어떤 의미가 있는 걸까. 김 대표는 “생물을 다루는 식품 업체가 이 시스템을 적용하는 것은 대기업도 쉽지 않아 공장을 둘러본 투자심사역들이 가장 놀라는 부분”이라며 “주문 후 서버에서 자동 발주되고 주문 정보가 생산자나 공장 패널로 전달되는 과장이 실시간 유기적으로 돌아가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간단히 말해 JIT 시스템은 공장 내에서 ‘똑똑한 팀장님’의 역할을 한다. 공장에선 소비자 주문 조건에 따라 생산 순서가 달리 결정된다. 상품 100개와 150개를 처리할 때도 작업이 다르게 돌아간다. ‘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똑똑한 팀장님’인 컴퓨터가 우선순위와 작업 순서, 작업량, 출고 방향 등을 알려주면 생산 라인에서 차질 없이 일을 끝낼 수 있다. 김 대표는 “그게 가능하기 위해선 병목을 없애는 게 중요하다”며 “날씨나 구제역 등 여러 변수 데이터를 분석하면서 최적의 솔루션을 찾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정육각은 창업 이후 현재까지 고성장 중이다. 창업 초기엔 20%대, 지금도 15%대의 월평균 매출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누적 투자액 18억원 이외에 올해 상반기 중 20억원이 넘는 투자 유치가 완료될 예정이다.

“전통적인 시장은 역량을 갖춘 인재들에게 매력적이지 않을 수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 느끼는 축산 시장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합니다. 변화가 없을 것 같은 시장이기 때문에 그만큼 혁신적일 수 있죠. 정육각도 더 좋은 서비스로 지속적인 혁신을 이뤄 나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김기봉 글로벌네트웍스 대표는 2014년 미트박스를 창업해 직거래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사진=이승재 기자]

B2B 고기 플랫폼으로 가격 투명하게, 미트박스 
“도매가격 공개하고 직거래 혁신으로 재구매율 80%”

“고객의 90% 이상이 식당과 정육점 사업자들이에요. 약 220개 업체가 플랫폼에 입점해 있는데 수입산은 원수입자, 국내산은 도매상 이전 단계의 가공업자라고 보면 됩니다. 최근에는 도드람과 같은 빅 브랜드도 우리와 계약하고 들어와 있죠. 유통 단계에서 최소 세 단계 이상을 축소하면서 고깃값의 거품을 덜어냈습니다.” (김기봉 글로벌네트웍스 대표)

축산물 B2B 플랫폼 미트박스는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 가는 중이다. 월 거래액이 2년 전 50억원에서 지난해 12월 150억원으로 2년 만에 300% 성장했다. 월평균 1만1000명의 고객이 이용하고 11만 개 박스가 거래되고 있다. 재구매율은 80%에 이른다. 최근 1년 사이에만 소프트뱅크벤처스 등 여러 벤처캐피털(VC)에서 150억원의 시리즈C 투자를 받았다.

축산물 B2B 유통시장은 연간 13조원 규모 
미트박스를 창업한 김기봉(48) 대표는 LG유통과 아워홈에서 축산 MD를 10년여 동안 하면서 유통 바이어 역할을 한 경험이 있다. 시장성이 높은 반면 정보 비대칭이 강해 최종 소비자가 실제로 고기를 비싼 값에 구매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직거래 플랫폼으로 가격 정보를 투명하게 제공하면 기존 시장의 고질적인 문제가 해결되고 시장에 새바람이 일 것이라고 확신했다.

“기존 축산 유통은 미수금 거래가 일상적이었습니다. 납품하면 45일 후 돈이 들어오는데 그 미수금 관행이 생산자에서부터 도매상·소매상·소비자에 이르기까지 줄줄이 연결돼 있어 디폴트 리스크가 컸습니다. 그래서 그 리스크 비용까지 원가에 얹어 판매하니 결과적으로 값이 더 오르는 구조였죠. 정직하게 거래하는 이들도 많은데 거래 관행과 시장의 불투명성 때문에 악랄한 유통업자로 매도되곤 했어요. 미트박스는 직거래 장터로 외상 거래가 없을 뿐만 아니라 시세 정보를 확인하고 합리적인 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시장과 다른 가치를 제공합니다.”

김 대표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거래로 거래하면 최종 소비자가 30% 정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큰 도매상, 작은 도매상, 소매상 등을 거칠 때마다 10~20%의 유통 마진이 붙는데 플랫폼을 통해 축산물 수입업체와 육가공장에서 곧바로 식당·정육점으로 연결되면서다.

그러면 왜 B2C가 아닌 B2B 플랫폼을 구축했을까. 김 대표는 “이미 B2C 플랫폼은 쿠팡 등 강자가 많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스타트업이 특화된 영역으로 강점을 갖기에는 B2B 시장이 훨씬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축산물 B2B 유통시장은 소·돼지·닭을 포함해 연간 13조원 규모다. 국내 요식업체 수만 약 70만 개에 이른다. 김 대표는 “이 시장에서 10%만 차지한다고 해도 1조원이 넘는 규모”라며 “플랫폼의 확장성이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빠르게 성장했고 향후 비전도 밝다”고 했다.

판매자와 소비자 중 어느 쪽 고객을 확보하는 데 더 공을 들였을까. 판매자에게는 평균 4%대의 수수료를 받는데 플랫폼을 제공하면서 물류까지 책임져 주는 방식으로 유인했다. 각 판매자들이 미트박스의 냉장 창고에 고기를 입고하면 주문 다음 날 배송이 이뤄지는 식으로 납품이 이뤄진다. 마케팅의 역량은 소비자를 확보하는 데 쏟았다고 한다. 미트박스의 MD들이 상품을 기획하고 추천하는 등 고객 확보와 유지를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향후 고객 데이터 분석을 통해 고객 맞춤형 큐레이션 서비스도 실시할 계획이다.

“미트박스가 공들인 또 한 부분은 도매 시세 정보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미국 블룸버그처럼 품목별 가격을 볼 수 있고 가격 등락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가격 추세를 보면서 수급을 조절할 수 있는데 향후에는 이 시세 정보를 활용해 금융 서비스로 비즈니스 모델을 확장할 계획입니다. 도매가격을 공개하면서 ‘밤길 조심하라’는 이야기를 들을 만큼 욕도 먹었지만 시장 전반에서 미트박스 가격이 일종의 기준으로 자리 잡고 또 축산물 거래에 신뢰할 만한 관행이 만들어진다면 큰 보람이 될 것 같습니다.”

고영석 꼬기닷컴 대표는 30년 한 우물을 판 도매 업체의 노하우를 BC2 온라인 플랫폼에 옮겨 심는 중이다.


[사진-이승재 기자]

육류 도매, 소매로 변신, ‘꼬기 닷컴’ 
 “도매업자들이 모여 만든 B2C 플랫폼 구현할 것”

육류 도매상들이 겪는 몇 가지 애로 사항이 있다. 첫째는 미수금 부담, 둘째는 고객 다변화의 어려움이다. 외상 거래가 보편화돼 있는 축산 시장에서 도매상들은 미수 거래로 인한 리스크를 안아야 했다. 고기를 외상 주문해 대량 납품받은 업체가 소위 ‘먹튀’를 하면 그 피해가 고스란히 돌아왔다. 그러면 도매 거래의 오랜 관행이자 문제점이었던 미수금 거래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있을까.

도매 업체들의 고객 다변화를 위해서는 소매 판매가 한 방법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몇 가지 걸림돌이 있다. ‘싸게 많이 파는 것’에 익숙한 도매 업체에 박리다매가 아닌 다품종 소량생산 형태의 소매 판매 방식은 낯설기만 하다. 자체 쇼핑몰을 열기 위해서는 인력과 비용이 투입돼야 하고 홍보도 만만치 않다. 그래서 선택한 대형 온라인 오픈 마켓은 입점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적지 않은 수수료 등으로 이익이 나지 않는 구조다. 

울산에서 30년 한 우물판 육류 도매업체  (주)제이에스미트는 이 두 문제에 대한 해답을 ‘전사적자원관리(ERP)’와 ‘플랫폼’에서 찾았다. 이를 위해 유학파 데이터 엔지니어와 의기투합해 B2C 플랫폼 ‘꼬기닷컴(ggogy.com)’을 열었다. 이곳에서 고객 맞춤 소량 판매로 소비자와 만난다. 다시 말해 도매 업체의 소매업으로의 변신인 셈이다.

고영석 (주)제이에스미트 ‘꼬기닷컴’ 대표는 “기존에 수기 작업으로 거래 내용을 파악하던 데서 자체 ERP를 통해 한 눈에 일목요연하게 통합 관리하면서 미수금 문제를 많이 해결하고 리스크를 줄이면서 단가를 낮추는 효과도 생겼다”며 “ERP가 적용된 꼬기닷컴을 오픈하면서 최종 소비자에게 직접 고기를 판매할 수 있는 길이 생겼다”고 말했다.

합리적 가격의 ‘소량·맞춤’ 으로
꼬기닷컴이 내세우는 강점은 ‘1인 가구’ 맞춤 고기다. 축산 시장을 둘러싼 메가트렌드로 인구 변화에 주목하고 특히 1인 가구를 공략한 상품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1인 가구 고기 소비자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가격과 간편함이다. 비싼 고기를 혼자 잘 사 먹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남은 고기의 보관도 어려워 냉동실 안에서 유통기한을 넘기기 쉬워서다. 꼬기닷컴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량·소포장·가심비의 가치를 전달하고 있다.

“많은 온라인 정육점들이 최소 단위로 400~500g을 판매한다면 꼬기닷컴은 직장인이나 자취생들이 선호하는 1인분 중량, 200g을 기준으로 딱 한 끼 먹을 수 있는 고기를 판매하고 있다. 비주얼을 위한 불필요한 포장을 줄이고 진공 비닐의 소포장 형태로 뜯어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쓰레기가 거의 나오지 않는다. 소비자로서는 도매가격으로 가심비를 채우면서 간편하게 고기를 먹을 수 있는 셈이다.”

꼬기닷컴은 1인 가구를 공략하는 것 외에 ‘다이어트 고기’, ‘고기 구독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운동을 하거나 체중 감량·유지를 원하는 소비자들을 위한 맞춤형 고기(우둔살·홍두깨살·부챗살 등)를 제공하는 것이다. 또한 ‘엄마를 위한 고기반찬 세트’ 등 월정액을 내고 골라 먹을 수 있는 고기 구독 서비스로 소비 방식을 다변화했다.

그러면 이와 같은 소량·맞춤 판매를 왜 기존에는 하지 않았을까. 고 대표는 “도매 시스템과 소매 판매 시스템이 작업 방식이나 포장 방법 등에서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공이 많이 들어가는 작업”이라며 “도매 업체가 소매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마인드 자체도 바뀌어야 하는데 이는 피할 수 없는 시대적 변화인 것 같다”고 말했다.

괄목할 만한 고기 스타트업들의 등장으로 시장에 변화가 일고 축산 유통 과정이 단순화되는 추세에 따라 기존 도매 업체로서는 소매업 진출이 또 하나의 돌파구가 된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주변의 도매 업체들과 힘을 모았다. 소매 판매를 희망하는 4~5개 도매 업체들이 연합한 B2C플랫폼을 구축 중이다.

특이한 점은 고기 업체뿐만 아니라 김치와 수산물 업체까지 들어와 있다는 것이다. 이른바 ‘디지털발 고기 전쟁’이 시작됐다면 기존 도매 업체들은 유통 구조의 통폐합 대상에 해당한다. 그래서 꼬기닷컴이 주도하는 B2C 플랫폼은 도매 업체들이 변화하는 시장에 대응하는 또 하나의 방식이다.

개발을 주도한 손은우 데이터 엔지니어는 “B2C 플랫폼은 쉽게 보면 일종의 5일장의 온라인 버전”이라며 “꼬기닷컴과 같은 개별 상점들이 각자의 이커머스를 가지면서 통합된 형태로 판매하는 것으로, 최종 소비자들은 오프라인 정육점이나 온라인 정육점보다 더 저렴한 도매 업체의 고기를 골라 먹을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또한 ERP를 통해 거래 업체의 신용 평가를 할 수 있게 되면 다양한 비즈니스로의 확장도 가능해진다.

charis@hankyung.com[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09호(2019.01.28 ~ 2019.02.03)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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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9-01-29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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