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리포트Ⅰ]
-한샘 ‘리모델링 패키지’ 리하우스로 성장 신화 다시 쓴다
-건축 시장 둔화 정면 돌파 나서…스타일별 패키지로 제안, 1주일 내 ‘올 수리’ 완료
-리하우스·기업문화·온라인몰 개편 등 브랜드 혁신 전략에 박차…10조 기업 도약대
한샘 최양하 회장 ‘리모델링 패키지’로 매출 10조 노린다
[한경비즈니스=안옥희 기자] ‘부엌 가구 대명사’ 한샘이 ‘토털 홈 리모델링’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 한샘은 미래 신성장 사업의 핵심인 리하우스(리모델링) 사업을 기반으로 ‘10조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한샘은 1970년 ‘주거 환경 개선을 통해 인류 발전에 공헌하자’는 사명(社命)을 내걸고 설립됐다. 그동안 부엌 가구를 중심으로 성장해 온 한샘은 인테리어와 건자재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했고 홈쇼핑과 온라인 유통을 통해 급성장했다. 기존 제조업 중심이던 한샘은 최근 가구뿐만 아니라 욕실·창호·바닥재·벽재 등 건자재까지 집 전체를 한 번에 꾸미는 ‘한샘 리하우스(re-house)’ 사업을 본격화하면서 종합 홈 인테리어 전문 기업으로 거듭나는 중이다.

한샘은 2018년 매출액으로 전년 대비 6.5% 감소한 1조9284억원을 올렸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주택 거래량 감소가 일시적으로 매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샘은 리모델링 토털 패키지를 판매하는 리하우스 사업을 기반으로 5년 내 매출 10조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한샘 관계자는 “2018년의 어려운 시장 여건 속에서도 실적이 4분기부터 뚜렷하게 개선됐다”며 “올해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춘 ‘리하우스 패키지’가 본격적인 성장 가도에 돌입하며 급격한 턴어라운드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샘 최양하 회장 ‘리모델링 패키지’로 매출 10조 노린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인테리어·리모델링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2017년 28조4000억원에서 2020년 41조5000억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건축 시장 둔화로 리모델링 수요가 늘면서 인테리어 수요가 다시 증가하고 있어 증권가에서는 지난해부터 리하우스 사업을 중심으로 성장 전략을 짜고 있는 한샘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조윤호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해 3분기 170세트였던 월별 패키지 판매량이 올해 600세트 내외로 증가했고 특히 거래량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패키지 상품 판매가 늘어났다는 것이 고무적”이라며 “현재 1500만원 수준의 낮은 평균판매단가(ASP)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리하우스 매출 증가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판매량도 늘고 있다. 한샘에 따르면 2018년 초 월 100세트 남짓이었던 리하우스 패키지 판매량은 지난 3월 1200세트 이상 판매되며 1년 만에 10배 이상 성장했다. 사업 재조정, 설계·제조·시공·영업·애프터서비스(AS)에 이르는 밸류 체인 완성, 조직 문화 개선 등 그동안 꾸준히 진행했던 고객 감동 경영 체계 구축과 신사업 개발, 기업 문화 개선 등 브랜드 혁신을 위한 작업이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샘 최양하 회장 ‘리모델링 패키지’로 매출 10조 노린다
◆ 한샘, 토털 리모델링 패키지로 혁신

최양하 한샘 회장은 리모델링 패키지 전문 브랜드인 ‘한샘 리하우스’에 남다른 기대를 걸고 있다. 최 회장은 다수 언론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 “인테리어 토털 패키지 사업은 세상에 없는 비즈니스이며 10조원의 한샘으로 도약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공언해 왔다.

리하우스 사업은 지난해 본격화했지만 2008년 시작한 제휴점 사업인 한샘ik(아이케이 : interior kitchen)가 전신이다. 리모델링 공사를 하면서 인테리어 업체를 통해 부엌을 구매하는 고객이 많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 시작이었다.

한샘은 인테리어 제휴점에 부엌 가구 납품을 시작으로 수납 가구와 욕실· 마루·창호·도어·조명 등 건자재까지 점차 아이템을 확장해 나갔다. 2016년 8월에는 한샘ik 브랜드를 ‘한샘 리하우스’로 변경했다. 제휴점에 개별 아이템을 판매한 경험과 전문 디자이너와 시공 인력을 바탕으로 집 전체 공간을 한 번에 꾸미겠다는 포부를 담았다. 가장 큰 특징은 분야별 전문가들이 상담부터 시공·AS까지 토털 리모델링 솔루션을 제안한다는 점이다.

리하우스 패키지의 대표적인 장점은 전문 디자이너가 고객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해 공간 패키지를 한 번에 꾸민다는 점과 짧은 공사 기간 등이다. 한샘은 가구 단품이 아니라 공간을 패키지로 제공한다. 리모델링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은 특정 인테리어 콘셉트에 맞춰 ‘건자재·가구·생활용품’으로 이어지는 토털 인테리어 서비스를 받는다.

이제까지 고객은 리모델링을 할 때 바닥과 조명 등 아이템별로 선택해야 했다. 그러다 보니 통일감이 떨어져 본인이 원하는 대로 시공됐더라도 만족도가 70%에 그쳤다. 한샘 관계자는 “한샘은 바닥·벽지·마루·조명·가구까지 디자인 전문가들이 엄선해 배치한 패키지를 제안하기 때문에 설치 후 만족도가 100% 이상으로 나온다”며 “연 2회(봄·여름, 가을·겨울) 정도 스타일 패키지를 새로 제안하면서 인테리어 리모델링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시공하기 전 시공된 모습을 모델하우스를 통해 미리 확인할 수도 있다. 모델하우스에서는 바닥재·벽지·천장·도어·커튼·조명·가구·소품·가전기기에 이르기까지 한샘이 제안하는 인테리어를 한 번에 만나볼 수 있다.
한샘 최양하 회장 ‘리모델링 패키지’로 매출 10조 노린다
앞서 한샘은 지난 2월 올해 봄·여름(SS)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를 발표, 4가지 모델하우스를 새롭게 선보인 바 있다. ‘가족의 개성과 취향이 담긴 집’을 주제로 신혼, 영유아·초중고 자녀로 이어지는 가족 구성원의 생애 주기를 국내 대표 아파트 평면에 구현해 놓은 모델하우스 공간을 선보였다.

새로운 스타일은 총 4가지로 ‘모던 그레이’, ‘모던 베이지’, ‘모던 화이트2’, ‘모던 클래식 화이트’다. 한샘이 제안하는 모델하우스 4종은 한샘 디자인파크, 한샘 리하우스 전시장 등에서 만나볼 수 있다. 직접 방문하지 않고 온라인 한샘닷컴에서 가상현실(VR)로도 체험할 수 있다. 이를 위해 한샘은 온라인몰 한샘닷컴을 개편해 고객과 전국 400여 개 매장을 연결,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잇는 O4O(Online for Offline) 플랫폼 기능을 강화했다.

온라인에서 관심 있는 공간 패키지를 고른 후 상담 신청을 하면 최적의 오프라인 매장을 배정받을 수 있다. 부엌 패키지를 신청하면 가까운 부엌 전문 매장과 연결되고 집 전체 공사 패키지를 선택하면 리모델링 전문 매장이나 대형 복합 매장인 한샘 디자인파크 등과 연결된다.

◆ “업계 최초 7일 안에 올 수리”

리하우스 패키지는 빠른 시공이 최대 경쟁력이다. 설계부터 시공까지 1주일이면 끝난다. 한샘 관계자는 “리하우스 토털 패키지는 고객이 해외여행을 다녀오는 기간에 모든 것을 끝내는 전략이다. 업계에서 전 품목 패키지로 7일 안에 철거부터 시공까지 한 번에 ‘올 수리’가 가능한 곳은 한샘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한샘의 브랜드 혁신은 아직 진행형이다. 새 먹거리인 리하우스 패키지 사업의 성공 요소인 시공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오는 7월 실내건축과 기계설비공사, 창호공사업 부문을 분할해 ‘한샘서비스’를 신설할 계획이다. 신사업 추진을 통한 브랜드 혁신도 꾀하고 있다. 한샘은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업 목적 정관에 ‘렌털 임대업’을 추가했다. 업계에선 한샘이 렌털 시장에 진출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한샘은 매트리스와 주방 후드 케어 서비스에 초점을 맞추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샘 최양하 회장 ‘리모델링 패키지’로 매출 10조 노린다
주 고객인 여성의 마음을 가장 잘 이해하는 여성 직원을 위한 모성 보호 제도 강화, 긍정적인 조직 문화 구축과 임직원 간 활발한 소통을 위한 사내 상담실 운영 등 기업 문화 혁신에도 계속 노력하고 있다. 성과도 가시화하는 모습이다. 2018년 9월 30일 기준 임직원들의 평균 근속 연수가 1년 전보다 1년 가까이 늘어난 5년 4개월로 나타났다.

한샘은 4월 16일 리하우스 스타일 패키지의 홈쇼핑 판매를 시작했다. 홈쇼핑 채널은 한샘이 부엌 가구, 붙박이, 소파, 욕실, 인테리어 패키지 등을 판매하는 주력 채널 중 하나다. 그런데 가구와 인테리어 제품 특성상 주문·배송의 단계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주문 이후 실측·상담·설치 등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한다.

한샘은 홈쇼핑 방송을 진행하고 방송을 통해 주문된 모든 오더는 주소지와 가까운 대리점·제휴점 등에 배분한다. 매출 역시 대리점·제휴점의 몫이다. 본사가 가진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해 업체들의 집객을 대신 해주는 구조다. 한샘 관계자는 “홈쇼핑 인테리어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일각에선 오프라인 매장 고객을 홈쇼핑이 흡수하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다”며 “자세히 들여다보면 한샘의 홈쇼핑 사업은 본사와 대리점이 모두 혜택을 받아 ‘윈-윈’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제품 품질 혁신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 친환경 이슈에 대한 높아진 관심에 따라 제품에도 즉각적으로 이를 반영했다. 지난 하반기부터 원자재를 법 기준인 E1 등급보다 높은 E0급으로 올리고 공법과 부자재도 친환경으로 사용하고 있다. 기존 생산기술연구소를 ‘생활환경기술연구소’로 개편하고 제품 단품을 비롯해 한샘이 공사한 리모델링 현장에 대해서는 집 전체의 공기 질을 책임지는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제품 품질 기준도 강화하고 있다. 프리미엄 부엌 가구 ‘키친바흐’는 올해 4월부터 무상보증 기간을 기존 1년에서 10년으로 연장했다. 이는 키친바흐를 구매한 고객이 부엌 가구를 재구매할 때까지 한샘이 품질을 책임지겠다는 약속이다.



ahnoh05@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23호(2019.05.06 ~ 2019.05.12)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