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제 1229호 (2019년 06월 19일)

이색 로펌·법률 스타트업 창업 나선 젊은 변호사들

[스페셜 리포트 Ⅱ]
-변호사 2만명 시대, 신세대 로펌·스타트업 창업 러시…새로운 활로 찾기 분주
-틈새시장 공략하는 젊은 법조인들
법무법인 창천·디라이트·아미쿠스렉스·헬프미 '두각'




[한경비즈니스=안옥희 기자] 변호사 2만6000명, 무한 경쟁 시대가 도래하고 법률과 기술의 결합이 가속화하면서 보수적인 법조·법률 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대형 로펌 출신의 3040 젊은 변호사들이 신생 로펌을 창업하거나 ‘리걸테크(legal tech : 법률과 기술의 결합으로 생겨난 새로운 서비스)’ 스타트업을 설립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움직임이 분주하다.

대표적 ‘사’자 직업인 의사·판검사·교사 등과 함께 시험에 합격하면 어느 정도 안정적인 삶이 보장되던 변호사들이 이른 시기에 창업에 나서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법조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현재 변호사 등록자 수는 2018년 기준 2만6000여 명으로 추산된다. 특히 2008년 로스쿨 도입 이후 변호사 수가 급증해 생존경쟁이 치열해진 데다 첨단 정보기술(IT)과 법률 서비스를 결합한 리걸테크 시장도 커지면서 업계에선 전문 지식을 활용한 변호사들의 창업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변호사 자격 취득 이후에도 각종 자격증을 추가로 취득하며 사회 각계 다방면으로 진출을 모색하는 이른바 ‘벼넥시트(변호사+브렉시트 합성어, 출구전략) 현상도 가속화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는 “변호사 수 급증과 1인 소송의 증가로 법률 서비스 시장이 확대되고 있어 창업 시기가 전보다 일러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리걸테크 분야는 아직 국내에선 초기 단계여서 관련 사례를 찾기 어려운 데다 변호사법 위반 이슈가 있어 수익 모델 창출이 어려울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법률 서비스는 사람의 전문 지식과 손이 많이 가는 서비스업이기 때문에 IT가 어디까지 접목될지 쉽게 예단하기 어렵다”며 “리걸테크 분야는 결국 규제 허들을 넘고 어떻게 수익 모델을 찾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도 업계에서는 대형 로펌 출신의 젊은 변호사들의 창업이 최근 몇 년 사이 눈에 띄게 늘었다. 전문성을 활용해 로펌과 스타트업 설립으로 일찍부터 자신의 비즈니스를 시작한 법무법인 창천·디라이트·아미쿠스렉스·헬프미 법률사무소가 대표적이다.

로스쿨·법대 출신들의 리걸테크 시장 진출도 활발하다. 모두싸인과 로톡은 IT를 접목한 다양한 법률 서비스를 선보이며 아직 국내에서는 초기 단계인 리걸테크의 판을 키우고 있다. 이들은 차별화된 서비스로 기존 법률 시장이 놓쳤던 틈새시장을 공략하며 새로운 법률 시장을 이끄는 차세대 유망주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법무법인 창천의 권상욱 파트너 변호사, 김종훈 파트너 변호사, 윤제선 대표 변호사, 김우진 파트너 변호사. /김기남 기자



◆ 유연한 팀플레이, 법무법인 창천

법무법인 창천은 법무법인 충정 출신의 박건호(연수원 40기) 변호사와 법무법인 율촌 출신의 윤제선(연수원 40기) 변호사가 2017년 공동 설립했다. 소속 변호사는 13명으로 각각 대형 로펌과 공공 기관에서 조세, 건설·부동산, 금융, 인수·합병(M&A), 민형사 송무 등 다양한 분야의 실무 경험과 풍부한 노하우를 자랑한다. 1명의 변호사가 아닌 팀을 구성해 유연한 팀플레이를 통한 법률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박건호·윤제선 대표변호사를 포함해 대형 로펌 출신의 젊은 변호사들로 구성됐다. 자매 법인인 회계법인 창천과 나라감정평가법인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긴밀한 협업 체계를 구축, 원스톱 법률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로펌 산하에 축구선수 전문 에이전트인 ‘굿 스톤즈’와 집단소송 플랫폼인 ‘화난 사람들’이라는 스타트업을 운영 중이다. 최근 방송 프로그램인 ‘굿피플’을 통해 신입 사원(인턴) 채용 과정을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 스타트업 특화, 법무법인 디라이트

법무법인 디라이트는 스타트업 법률 자문과 소송에 특화한 법률 스타트업이다. 법무법인 태평양 출신의 조원희(30기) 변호사가 2017년 설립했다. 인공지능(AI)·빅데이터·블록체인·핀테크·모빌리티 등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특히 암호화폐 공개(ICO)와 블록체인 분야에서 전문적인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스타트업 설립부터 동업 계약·스톡옵션·지식재산권·노무·투자 관련 자문까지 스타트업에 필요한 다양한 법률 자문을 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에너지·환경·자동차·항공·사내법무 등도 담당한다. 사회공헌과 공익적 가치를 중시해 장애·환경·국제인권·여성·아동·청소년 등 공익 업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기업 법무 분야에서는 2018년 12월 국내 최초로 사내법무지원센터를 열어 법무 조직을 두기 힘든 벤처·스타트업이나 중소 규모 기업의 사내 법무팀 역할을 해주고 있다.

리걸테크 스타트업 아미쿠스렉스의 법률문서 자동 작성 서비스 로폼. /아미쿠스렉스 제공



◆ 쉽고 간편한 법률 문서, 아미쿠스렉스

아미쿠스렉스는 법률 문서 자동 작성 서비스 ‘로폼’으로 리걸테크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법무법인 민 출신의 정진숙 대표(44기)가 2015년 어려운 법률 상식을 쉽게 제공하기 위한 콘텐츠 서비스였던 ‘제법아는언니’ 브랜드를 만든 것이 시작이었다. 올해 3월 로폼으로 변경해 서비스를 확대, 법률 콘텐츠는 물론 법률 문서 작성과 관리를 원스톱으로 제공한다. 실생활에서 자주 이용되는 내용증명·지급명령과 기업에서 자주 사용하는 기업 문서를 자동 작성해 주는 서비스가 중심이다.

리걸테크를 활용해 간단한 입력만으로 회사 설립, 의사결정, 지식재산 보호 및 비밀 유지, 기업 운영, 재무회계, 법률문제 등 복잡하고 전문적인 각종 법률 문서를 저렴한 비용으로 10분 만에 만들 수 있다. 법률 문서 작성에서부터 문서의 첨삭·보관에 이르기까지 원스톱으로 이용할 수 있다. 변호사에게는 통상 100만~200만원, 법무사에게는 30만~50만원을 내고 맡겨야 했던 법률 문서 서비스를 로폼에서는 10분의 1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 온라인 상담, 헬프미 법률사무소

헬프미 법률사무소는 법률 시장을 혁신하기 위해 법률 전문가와 엔지니어들이 뭉친 리걸테크 스타트업이다. 연수원 39기 동기로 대형 로펌 출신인 박효연 대표변호사와 이상민·남기룡 변호사가 의기투합해 2015년 공동 창업했다. 온라인 법률 상담을 시작으로 지급명령·법인등기·상속 문제 관련 신청을 대행하고 있다. 전문 지식과 IT를 융합한 자동화로 법률 서비스의 가격을 획기적으로 낮췄다. 정보 불균형을 해소하고 서비스 진입 문턱을 낮추기 위해서다.

◆ 전자 계약 서비스 선도, 모두싸인

모두싸인은 클라우드 기반의 전자 계약 서비스로, 서명날인이 필요한 문서에 활용되는 온라인 서비스다. 부산대 법대 출신 이영준 대표가 2015년 설립한 리걸테크 스타트업으로, 변호사 검색 서비스 인투로도 함께 운영 중이다. 모두싸인 전자 계약 서비스는 카카오·두산·대웅제약·KB손해사정 등 1만 개 이상의 기업, 20만 명 이상의 가입자가 사용하고 있다. 모두싸인의 전자 서명과 전자 문서는 전자서명법과 전자문서 및 전자거래기본법에 근거한다. 종이 계약서, 실제 서명과 같은 법적 효력을 가진다.

◆ 변호사 연결 플랫폼, 로톡

로스쿨 출신의 김본환 대표가 2012년 설립한 로앤컴퍼니의 법률 상담 플랫폼이다. 법률문제가 생겼을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변호사와 비슷한 사례를 온라인에서 찾을 수 있다. 로톡에 등록된 변호사의 주요 경력, 상담 사례, 수임료 등을 공개해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했다. 온라인 상담, 15분 전화 상담, 30분 방문 상담 등으로 간편하게 법률 상담을 받을 수 있다. 현재 가입된 변호사는 1400여 명, 누적 상담 건수는 19만5000여 건에 달한다.


 ahnoh05@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29호(2019.06.17 ~ 2019.06.23)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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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9-06-18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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