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REPORT]
-미래에셋그룹, ‘핵심 투자자산’에 집중…창업자 발로 뛰며 국내외 적극 투자 이어 가




[한경비즈니스 = 이홍표 기자] “처음엔 낯설었지만 다음엔 인정받고 상식이 됐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창립 20주년 기념행사에서 뮤추얼 펀드, 대체 투자, 해외투자, 글로벌 자산 배분 등 미래에셋이 이어온 도전의 역사를 이야기하며 이렇게 말했다.
미래에셋은 유독 ‘최초’라는 수식어가 많다. 최근에는 창업자 박현주 회장이 직접 글로벌경영전략고문(GISO)이라는 직함을 가지고 세계 투자시장을 누비고 있다.
박현주의 ‘투자 본능’, 글로벌에서도 통했다
(사진)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박현주 회장이 GISO에 취임한 것은 2018년 5월이다. 박 회장은 이후 적극적으로 국내외로 투자 영토를 확장하며 1년 만에 뛰어난 실적을 올리고 있다. 박 회장의 경영 스타일은 결정을 내리기까지 고민을 많이 하지만 일단 마음을 굳히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속전속결하는 방식이다. 그만큼 ‘올인’한다. 결단력이 있고 승부사적 기질이 있다. 그래서 동물적 투자 감각을 지녔다는 평가도 받는다.

실제로 박 회장은 GISO 취임을 계기로 기존에 맡고 있던 미래에셋대우 회장직을 내려놓고 국내 사업은 전문 경영인에게 맡기고 있다. 박 회장이 홍콩을 중심으로 미래에셋그룹의 해외 사업에 집중하고 국내 사업은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을 포함한 부회장 5명이 부문별 경영을 책임지는 방식이다.


해외 법인 이익 상반기만 벌써 1300억원


박 회장이 던진 승부수는 벌써 눈에 띄는 결과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미래에셋그룹 해외 법인은 세전 이익 약 1500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영업용순자본비율(NCR) 규제, 해외 법인 신용공여 제한 등 불리한 여건 속에서 이룬 성과여서 더욱 눈에 띈다.


올해는 이보다 더 큰 성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대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 해외 법인은 상반기에 만 세전 이익 약 872억원을 달성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미래에셋금융그룹의 상반기 해외 법인의 실적은 약 13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국내 14개 증권사(미래에셋대우 포함)의 2018년도 해외 점포 분석 현황을 보면 당기순이익이 약 1억2300만 달러(약 1351억원)로 집계됐는데 올해는 미래에셋금융그룹 단독으로 상반기에만 이를 뛰어넘는 성적을 거둔 것이다.

이 같은 성과는 최근 일본의 수출 규제나 미·중 무역 갈등의 여파로 반도체를 비롯한 국내 대표 수출 산업이 지난해 12월부터 6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수출 불모지’로 꼽히는 금융 투자업계에서 이룬 것으로 더욱 주목된다.

박 회장은 일찍부터 국내 투자 중심이던 한국 금융계에서 글로벌 투자를 선도해 왔다. 2006년 중국 상하이 푸둥의 대형 빌딩(현 미래에셋상하이타워) 인수를 시작으로 2011년 세계 1위 골프 용품 브랜드 ‘타이틀리스트’를 인수하고 작년에는 세계 최대 드론 기업인 중국 DJI에 지분 투자를 하는 등 미래에셋의 이름을 세계에 알리는 투자도 여러 번 했다.
박현주의 ‘투자 본능’, 글로벌에서도 통했다
미래에셋 해외투자의 시발점이 된 미래에셋상하이타워는 중국 상하이 금융특구인 푸둥 루자쭈이에 있다. 2006년 4월 당시 3850억원을 투자해 매입한 이 빌딩은 현재 가치가 1조원을 크게 웃돌고 있다. 인근에 IFC를 비롯해 샹그릴라·리츠칼튼 등 대형 호텔이 즐비해 부동산 투자 가치가 해마다 급등하고 있다. 지역이 지역인 만큼 임대료가 살인적인데도 비자카드 중국 본사, 악사보험, 재규어&랜드로버 아시아·태평양 본사 등 글로벌 유수 기업들이 줄줄이 입주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미래에셋대우는 또 2013년 미국 시카고 핵심 업무지구인 웨스트 루프에 들어선 ‘225 웨스트 워커(West Wacker)빌딩을 JP모간에서 2400억원에 매입했는데 이 건물의 가치도 매입 가격보다 최소 30% 이상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그룹은 미래에셋대우 출범 이후 더욱 글로벌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글로벌 핵심 업무지구에 대한 투자를 이어 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 화제가 된 거래는 프랑스 파리 마중가 타워 인수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5월 프랑스 마중가 타워를 인수했다. 매입가는 약 1조830억원으로 국내 자본의 해외 부동산 투자 중 큰 규모다. 현지 대출을 제외한 에쿼티 투자 금액 약 4460억원에 대해 미래에셋대우, 아문디 이모빌리어, 현지 기관투자가가 공동 투자했다.

‘마중가 타워’는 프랑스 서부 상업지구인 라데팡스 지구에 있는 랜드마크 빌딩이다. 프랑스 전체에서 넷째로 높은 빌딩으로, 기존 고층 오피스 빌딩과 차별화된 친환경 빌딩이다. 유럽 최대 단일 업무지구인 파리 라데팡스의 랜드마크급 오피스 빌딩을 매입함으로써 미래에셋대우의 글로벌 부동산 메가 딜 수행 역량을 입증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지난해엔 홍콩 주룽반도의 핵심 오피스 빌딩에 투자해 주목받았다. 당시 미래에셋대우는 홍콩 주룽반도에 있는 골딘파이낸셜글로벌센터 빌딩이 담보인 중순위 대출에 2억4300만 달러(약 2800억원)를 투자했다. 전체 거래 규모는 1조원 수준으로 싱가포르투자청(GIC)과 도이체방크 등 글로벌 기관투자가와 함께 참여하며 눈길을 끌었다.


독일 T8빌딩으로 연수익 25% 달성

투자 지역도 유럽과 아시아로 넓히고 있다. 앞서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코스모폴리탄 호텔에 메자닌 형태로 1064억원을 투자했다. 메자닌은 건물 1층과 2층 사이에 있는 라운지 공간을 의미하는 이탈리아어로, 채권과 주식의 중간 위험 단계에 있는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투자하는 것을 뜻한다.

또 NH투자증권과 각각 900억원을 투자해 런던 캐넌브리지하우스 빌딩을 사들였고 미국 라스베이거스 카지노 복합 리조트 개발 사업에 1700억원 규모의 중순위 투자를 단행했다. 독일 쾰른에 있는 현지 정부 기관 오피스 빌딩 지분도 1500억원에 매입했다.

미국 대형 부동산 개발 투자회사인 위트코프그룹의 캘리포니아 고급 다가구 개발 관련 부동산 파이낸싱에 3100만 달러(약 376억원)의 대출을 제공했다. 유럽·아시아·미국 등 지역에 가릴 것 없이 투자 가치가 있는 부동산이라면 적극 바구니에 담는 셈이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해외 부동산 투자 시 랜드마크 빌딩, 우량 임차인, 임대 수익 등을 함께 고려한다”며 “대부분 빌딩 가치가 올라가면 시세 차익도 기대할 수 있는 물건으로 현재보다 미래 가치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박현주의 ‘투자 본능’, 글로벌에서도 통했다
투자 성과가 가시화되는 것도 눈에 띈다.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6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T8빌딩을 4억 유로(약 5200억원)에 매각하기로 결정하며 짭짤한 시세 차익을 챙겼다. 이 T8빌딩을 2017년 8월 2억8000만 유로(약 3600억원)에 인수한 것을 감안하면 2년 만에 1600억원 정도의 차익을 남긴 것이다. 이번 투자는 투자 기간 동안 7% 중반대 배당이 이뤄져 매각이 완료되면 연간 25%가 넘는 내부 수익률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8조3574억원의 자기자본 가운데 해외투자 비율은 약 3조2000억원 정도”라며 “미래에셋대우 출범 당시 해외 출자를 많이 했고 최근 해외 부문의 상반기 수익이 지난해 전체를 넘는 등 해외투자가 성과로 돌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다양한 방식과 지역에 대한 해외 부동산 투자는 미래에셋대우의 탄탄한 해외 법인 네트워크에서 비롯됐다는 평가다.

미래에셋대우는 증권사 가운데 해외 현지 법인 12개, 사무소 3개 등 가장 많은 현지 네트워크를 두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현지 사정에 맞춰 인수 금융, 메자닌 투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기자본 투자(PI), 셀다운, 지분 인수 딜 등 다양한 투자를 시도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전 세계 850여 명의 인력이 투자은행(IB) 등 사업을 하고 있다”며 “최근 저금리와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글로벌 대체 투자 확대 차원에서 우량 해외 부동산을 발굴,투자하고 있고 나아가 이 투자자산의 상품화로 글로벌 투자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미래에셋그룹의 인지도가 높아지는 만큼 해외 부동산 투자에 고삐를 죄기 위해 미래에셋대우의 자기자본을 불리는 데 더욱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컨소시엄은 중국 안방보험이 미국 호텔 15곳을 통매각하는 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뒤 계약 체결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르면 9월 초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추정된다.

미래에셋컨소시엄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조성한 펀드에 미래에셋대우를 비롯한 다수의 투자자들이 참여하는 형태로 꾸려졌다. 안방보험이 내놓은 호텔 15곳에는 뉴욕 JW메리어트 에식스하우스 호텔, 로우스 산타모니카비치 호텔, 와이오밍 잭슨홀의 포시즌스 호텔, 샌프란시크코 웨스틴세인트프란시스 호텔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호텔들이 포함돼 있다. 인수 가격은 약 7조원으로 알려졌다. 계약이 체결되면 미래에셋그룹은 국내 금융그룹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해외 부동산 투자를 하게 되는 셈이다.

박 회장은 이번 입찰에 수십 곳의 글로벌 금융 투자회사가 참여한 가운데 미래에셋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는 점에서 이번 성과가 더욱 뜻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입찰에는 캐나다 브룩필드자산운용, 일본 포리스트인베스트먼트, 싱가포르 국부펀드 GIC 등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적극적 자기자본 투자로 ‘아시아 최대’ 도전

미래에셋대우 해외 법인은 약 3조3000억원의 자기자본을 바탕으로 투자 엔진을 보다 폭넓게 가동하고 있다. 특히 2019년 홍콩법인은 국내 증권사 최초로 글로벌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가 1조원 이상인 스타트업)인 마오얀 엔터테인먼트 해외 상장에 공동 주간사회사로 참여했다. 또한 항공기 매각, 호주 MYOB 기업에 인수 금융 제공 등 IB 딜을 지속적으로 진행했고 최근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확충하면서 대형 딜에도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미래에셋은 최근 들어 기업 투자에도 활발히 나서고 있다. 인도에서 온라인 마켓 플레이스 회사인 ‘빅바스켓’ 등에 투자하며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글로벌 기업에 대한 투자를 이어 가고 있고 인도네시아 이커머스 회사 ‘부칼라팍’ 등에도 투자했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한 투자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을 통해서도 이뤄지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03년 국내 최초의 해외 운용 법인인 미래에셋자산운용(홍콩)을 출범하며 해외 진출을 시작했다. 작년에도 미국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인 ‘글로벌X’를 인수했다. 최근에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기술로 꼽히는 클라우드 컴퓨팅 관련 종목에 투자하는 ETF를 나스닥에 상장했다. 클라우드 ETF는 현지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운용 자산(AUM) 3억6237만 달러(약 4300억원)로 두 달간 빠르게 불어났고 일평균 거래량도 700만 달러로 안정적으로 거래되고 있다.

이번에 상장한 클라우드 컴퓨팅 ETF는 인덱스 글로벌 클라우드 컴퓨팅 인덱스를 추종하며 36개 종목으로 구성된다. 이 상품은 클라우드 서버·스토리지·데이터베이스·네트워킹·소프트웨어 등 클라우드 컴퓨팅 관련 매출이 전체 매출의 절반이 넘는 회사에 주로 투자한다. 또한 아마존·구글·마이크로소프트 등 퍼블릭 클라우드 매출 규모가 큰 회사도 투자 대상이다.

부품 생산 업체를 비롯해 데이터센터로 사용되는 건물의 리츠(REITs)까지 포함된다. 미래에셋대우 등 해외 주식거래가 가능한 증권사를 통해 국내에서도 투자할 수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앞서 지난해 전 세계 ETF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 시장에서 라이징 스타로 주목 받는 운용 규모 11조원의 ETF 운용사 글로벌X를 인수했다. 2008년 설립된 글로벌X는 대표적으로 로봇과 인공지능(AI) 종목에 투자하는 평범한 ETF를 넘어 다양한 테마형·인컴형 등 차별화된 상품을 공급하고 있다. 미래에셋은 글로벌X를 비롯해 호리즌스(캐나다·홍콩·콜롬비아)·타이거(한국)·베타셰어스(호주) 등 340여 개 ETF를 운용 중이다.

글로벌 ETF 리서치 업체 ETFGI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미래에셋 글로벌 ETF는 전 세계 운용사 중 순자산 규모 18위를 기록 중이다. 최근에는 브라질과 인도에도 ETF를 상장하는 등 적극적으로 해외에서 ETF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앞으로 박 회장은 자기자본 기준 ‘국내 1위’라는 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18년 말 기준 미래에셋대우의 자기자본은 8조4000억원 수준으로 국내 증권사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또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국내 증권사의 해외 법인이 낸 순이익 가운데 절반가량을 홀로 차지할 만큼 국내에서 해외투자를 선도하는 위치에 올라 있다.

하지만 박 회장은 미래에셋대우를 ‘한국의 골드만삭스’로 만들어 아시아 최대 증권사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를 세운 만큼 그에 맞는 몸집을 키우는 데 당분간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8년 말 기준으로 일본 노무라증권의 자기자본 28조원, 미국 골드만삭스의 자기자본은 100조원 등으로 파악된다.

박 회장은 미래에셋대우 해외 법인의 ‘교두보’로 삼은 홍콩법인의 몸집을 키우는 데 당분간 집중한 뒤 다른 해외 법인들의 규모를 키우는 데도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금융 투자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대우가 해외투자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만큼 해외에서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는데 다른 증권사들보다 상대적으로 자기자본이 적다는 평가를 받는다”며 “박 회장은 당분간 미래에셋대우의 자기자본을 늘리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돋보기]투자 키워드는 ‘코어애셋’…국내 투자도 탄력

미래에셋 글로벌 투자의 성장은 분명 주목할 만하다. 하지만 미래에셋은 국내 투자도 꾸준히 이어 가고 있다. 이는 미래에셋이 설정한 ‘핵심 투자자산(Core Asset)’이라는 투자 키워드에서 비롯된다. 즉 국내 혹은 국외라는 이분법적인 구분이 아니라 언제 어디서라도 투자자들에게 안정적이고 높은 수익을 안겨줄 수 있는 자산에 투자하겠다는 의미다.

최근 미래에대우는 네이버페이 분할설립회사에 5000억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미래에셋대우는 8월 24일 장 마감 후 공시를 통해 “당사 및 계열사는 전략적 파트너로서 네이버페이 분할설립회사에 5000억원 이상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래에셋대우는 한국의 대표적 정보기술(IT) 기업인 네이버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와 네이버 간의 전략적 제휴는 2016년 12월 1000억원 규모의 신성장 펀드 조성에서부터 시작됐다. 이어 두 회사는 2017년 6월 상호간 500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단행했고 같은 해 7월 전략적 제휴를 위한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또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2월 네이버 판교 알파돔시티 조성에 1963억원을 투자했다. 이어 3월에는 중국 승차 공유 시장 1위 업체인 디디추싱에 미래에셋캐피탈·네이버 등과 함께 2800억원을 투자했다.

미래에셋대우와 네이버는 같은 해 5월 아시아 국가의 유망 스타트업과 플랫폼 기업에 투자하는 2000억원 규모의 아시아그로쓰펀드를 조성했다. 이 펀드 규모는 현재 1조원에 이른다.
올해 들어서는 미래에셋캐피탈이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판매자 대상 결제 대금 선정산 서비스(퀵 에스크로)를 출시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양 사는 핵심 역량을 융합해 생활 금융 플랫폼으로 변화를 시작한 테크핀(TechFin) 시장에서 본격적인 흐름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이 밖에 GS리테일·셀트리온과 함께 신성장 펀드를 조성하며 한국 4차 산업혁명의 발전에 대한 투자 의지를 보이고 있다.

네이버와의 협업과 함께 주목할 만한 것은 여수 경도해양관관단지에 대한 대규모 투자다. 미래에셋은 국내외 자본 1조원 이상을 투자해 여수 경도해양관광단지를 ‘세계적인 수준의 아시아 최고 리조트’로 건설할 계획이다. 미래에셋은 기존의 경도해양관광단지 시설물과 사업 일체를 인수하며 6성급 리조트 호텔·테마파크·워터파크·콘도·페어웨이 빌라·마리나·해상 케이블카 건설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계약 체결 이후 토지와 골프장 운영권 등 모든 사업에 대한 인수가 끝나는 2024년까지를 1단계로 설정하고 시설물 인수 대금을 포함한 60% 정도의 사업비를 투입하며 2029년까지 잔여 사업비 40%를 투입하게 된다. 미래에셋은 2029년까지 인수 대금을 포함해 1조원에 미달된 투입비에 대해서는 투자 지연 배상금으로 3%를 지급하기로 하는 등 확고한 투자 의지를 표명했다.

전남도는 사업이 완료되면 생산 유발 효과는 1조7000억원을 웃돌고 고용 창출도 1만5000여 명으로 일반 중견기업 500여 개 유치와 맞먹는 거대 인력 시장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는 물론 청년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투자를 통해 청정 남해가 21세기 관광 중심지가 되는데 기여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2016년 당시 도지사였던 이낙연 총리도 “관광객 5000만 시대를 맞아 아시아 최고의 리조트 건설은 청년이 돌아오는 전남 건설에 크게 일조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41호(2019.09.09 ~ 2019.09.15)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