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제 1245호 (2019년 10월 09일)

투자업계 스티브 잡스’  레이 달리오의 투자 철학

[SPECIAL REPORT ]
- 1975년 아파트에서 창업, 세계 최대 헤지펀드로 키워…
- 명상 즐기고 자신만의 원칙 전파






[한경비즈니스 = 이홍표 기자] <세계적으로 유명한 투자 구루는 많다.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을 비롯해 ‘헤지펀드의 전설’ 조지 소로스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 회장, ‘기업 사냥꾼’ 칼 아이칸 아이칸엔터프라이즈 설립자, ‘수학의 대가’ 짐 사이먼스 르네상스테크놀로지 설립자 등이 그들이다.
특히 최근 들어 주목받는 인물이 하나 더 생겼다. 세계 최대의 헤지펀드 브리지워터어소시에이츠를 이끄는 레이 달리오 최고경영자(CEO)다. 그는 소셜 미디어 링크트인을 통해 적극적으로 자신의 삶과 시장 분석을 투자자들에게 전달하기로 유명하다. 특히 최근엔 ‘자본주의의 최정점’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본주의를 더 적극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한 방법 중 하나로 경제학에서 새 화두로 떠오르는 ‘현대통화이론(MMT)’을 도입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달리오 CEO가 과연 누구인지, 또 어떤 투자 철학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봤다.>



국제 금값이 치솟고 있다. 10월 3일 기준 국제 금 시세는 트로이 온스당 1501달러를 기록 중이다. 금값은 특히 지난 7월 이후 가파르게 상승했다. 이와 관련 세계적인 투자 구루들은 여러 가지 분석을 내놓았다. 세계 금융시장에서 대표적인 금 강세론자는 바로 브리지워터어소시에이츠(이하 브리지워터)의 설립자 레이 달리오 최고경영자(CEO)다.

그는 7월 17일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세계경제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며 이를 대비하기 위해선 투자 포트폴리오에 ‘반드시’ 금을 넣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약 10년간 지속된 저금리·양적 완화의 시대가 끝나가고 시장의 패러다임 전환이 임박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 투자자들이 주식 또는 그와 비슷한 수익을 내는 다른 자산에 과도하게 몰리면서 수익 저하 위기에 직면했다며 이런 자산들은 결코 좋은 투자처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자산은 실제 투자 수익이 좋은 투자처가 될 것 같지 않다”며 “최고의 수익을 낼 가능성이 높은 것들은 돈의 가치가 절하되고 국내외 분쟁이 심각할 때 성과를 내는 금 같은 것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투자 포트폴리오에 금을 더하는 것을 고려하는 게 리스크(위험)를 줄이고 수익을 높이는 일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썼다.



특히 그의 글이 나온 후 미국 중앙은행(Fed)은 기준금리를 7월과 9월 잇달아 인하했다. 국제 금융 전문가들은 올해 안에 Fed가 또 한 번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Fed의 금리 인하는 2015년 12월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이어진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뒤집는 것이다.


‘금리 인하’는 경제 패러다임 교체 의미

그의 논리를 좀 더 자세히 보면, 달리오 CEO는 금리 인하가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지속된 시장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계기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라고 봤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금융 위기에 맞서 초저금리 기조 아래 시중 자산을 매입해 돈을 푸는 양적 완화로 경기를 부양했다. 그 사이 미국 뉴욕 증시는 역대 최장기 강세장을 뽐냈고 기업과 정부의 부채도 급증했다.
그는 상황이 이런 만큼 중앙은행들이 채권자보다 채무자를 도와야 할 게 분명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Fed가 금리 인상 기조를 접고 금리 인하 기조로 돌아서려는 것처럼 말이다. 그는 진짜 문제는 금리 인하와 양적 완화 등 기존 패러다임의 통화 완화 정책 효과가 줄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달리오 CEO는 이에 따라 중앙은행들이 결국 채무를 화폐화(monetization)하고 통화가치를 절하할 것이라며 돈의 가치와 채권자의 실질 수익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채무의 화폐화는 돈을 찍어 채권을 사들이는 것을 말한다. 돈을 푸는 만큼 인플레이션 위험이 커진다.

인플레이션으로 돈값이 떨어지면 채무자의 부담은 줄지만 채권이 보장하는 고정 수익이 줄게 된다. 채권의 투자 매력이 떨어지게 되는 셈이다. 반면 ‘불변의 가치’를 자랑하는 금은 몸값이 뛴다. 달리오 CEO는 이런 상황에서 현금과 채권을 모아두는 것은 더 이상 안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달리오 CEO는 “역사상 가장 긴 강세장을 지나면 어떤 현상이 나타날지 대비해야 한다”며 “화폐가치가 절하되고 내수 부진과 세계경제 갈등이 심할 때 빛을 발하는 자산은 금”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패러다임 전환 시기가 다가오고 있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면서도 정확한 시기는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운용 자산 193조…연평균 수익률 12%

달리오 CEO는 1949년 미국 뉴욕 주 롱아일랜드에서 재즈 음악가 아버지와 전업주부 어머니 사이에서 외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금융 투자업계에서 발명가나 혁신가로 불린다. 로버트 케건 미국 하버드대 교육대학원 교수는 달리오 CEO에 대해 ‘대단한 발명가’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달리오 CEO가 설립한 브리지워터는 세계 최대 헤지펀드 운용사다. 운용 자산이 1600억 달러(약 193조원)에 이른다. 간판 펀드인 퓨어알파스트래티지는 1991년 출범 이후 현재까지니 연평균 1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특히 2012년 이 펀드의 규모가 소로스 회장의 퀀텀 펀드를 제치면서 달리오 CEO는 소로스 회장에게서 ‘헤지펀드의 대부’ 자리를 이어 받았다.

헤지펀드는 간단히 ‘돈이 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하는 펀드’다. 말은 쉽지만 달리오 CEO처럼 세계 최대의 헤지펀드를 일궈내는 것은 말 그대로 ‘하늘의 별 따기’다. 이 때문에 그는 남들과 차별화되는 독특한 투자 철학을 가지고 있기로 유명하다.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고통+반성=발전’이 그것이다. 1975년 침실 두 개짜리 아파트에서 브리지워터를 창업한 그는 1980년대 초 큰 위기를 맞았다. 시장 예측이 어긋나면서 큰 손실을 봤다. 직원들의 월급을 줄 수 없을 정도여서 모든 직원을 떠나보내야 했다. 그 자신도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아버지에게 4000달러(약 483만원)를 빌려야 했다.

그것이 인생의 전환점이었다. 그는 “파산하지 않고 성공하고 싶다면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고 변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내가 옳다’는 생각에서 ‘내가 옳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란 질문으로 사고방식부터 바꿨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기 위해선 독립적으로 사물을 보는 전문가들과 의견을 나눠야 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달리오 원칙’의 큰 줄기를 이루는 ‘개방성’에 대한 깨달음이다. “자신이 놓치고 있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서 듣기 위해서는 극단적으로 개방적이어야 한다”고 그는 강조한다.

직원의 실수에는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까. 1990년대 초반 거래를 담당하던 직원이 고객을 대신해 주문해야 하는 것을 잊고 현금을 그대로 보관하면서 수십만 달러의 손실을 봤다. ‘큰 손실을 초래하는 실수는 용납되지 않는다’는 회사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해고 등 극단적인 조치를 취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달리오 CEO는 직원을 해고하는 대신 ‘오류 기록’ 시스템을 개발했다. 그는 “해고 조치는 다른 직원들이 실수를 숨기도록 해 나중에 더 큰 손해를 불러올 수 있다”며 “일을 더 잘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배우려면 모든 실수와 의견 차를 솔직하게 이야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수가 발생하면 기록으로 남겨 문제의 중대성을 분석하고 책임자를 분명히 하는 절차를 확립한 것이 지속적인 발전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그는 모든 투자에서 ‘균형’을 강조한다. 투자가 한쪽으로 치우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달리오 CEO는 “당신이 증시가 하락할 때 걱정하고 오를 때 행복해 한다면 이는 아마도 당신의 투자 포트폴리오가 불균형하다는 것을 알려준다”며 “또한 당신의 수입이 경제 향방에 묶여 있다면 당신은 수입이 최악일 때 포트폴리오가 무너질 수 있기 때문에 두 배로 위험한 것이고 이는 정말 무서운 일”이라고 썼다.

그는 사람들과 기업들이 대개 난처한 처지가 되면 점점 더 많은 돈을 빌려 더 큰 위험에 처한다고 꼬집었다. 그래서 금융시장 롤러코스터의 기복이 그렇게 크고 극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핵심은 투자 포트폴리오와 소득을 구조화하면서 체계적인 편향을 갖지 않는 것”이라며 “그래야 서로를 헤지(위험 회피)하고 균형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적절한 균형을 이루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알 듯 모를 듯 한 달리오 CEO의 철학과 조직 운영 때문에 일부에선 브리지워터를 ‘광신도 집단’에 비교하기도 한다. 브리지워터는 미국 코네티컷 주의 시골 마을 웨스트포트의 숲 한가운데 있다. 미국의 언론은 “브리지워터는 구글과 함께 업계와 동떨어진 곳에 사무실을 둔 대표적인 기업”이라고 평한다. 미국 파이낸셜뉴스는 “애플과 브리지워터는 고객이 대중이냐 기관투자가냐의 차이만 있을 뿐”이라며 “공통의 테마는 혁신”이라고 밝혔다.

브리지워터의 기업 문화는 수평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달리오 CEO는 “투자를 결정하는 데 상하 관계는 의미가 없다. 누구에게나 비판할 수 있어야 한다. 투자를 결정하는 테이블에선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2005년 경영 철학을 문서화했다. ‘원칙(Principal)’이라고 불리는 이 문서는 108페이지에 277개 조항으로 이뤄져 있다. 마치 회사의 헌법과 같다. 이 문서는 회사 내부에서만 돌다가 지난해 월스트리트의 가십 사이트인 ‘딜브레이커닷컴’에 공개돼 화제가 되자 아예 홈페이지에 전부 공개해 버렸다.

‘원칙’의 첫 장에는 “이 원칙에 동의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동의하지 않는다면 회사를 떠나라”고 명시했다.

달리오 CEO는 진정으로 진리를 추구하지 않으면 지식을 얻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 돈이나 실적이 아니라 ‘탁월함’ 그 자체를 목적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아’를 버릴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 그의 철학이다.

달리오 CEO는 탁월해지기 위해 끊임없이 질문해야 한다고 말다. 자신이 잘하고 있는지, 동료가 잘하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물어야 한다는 것. 이를 위해 브리지워터에서는 서로 비판하는 것을 권장한다. 하지만 그 비판이 모호해서는 안 된다. 구체적이어야 한다. 달리오 CEO는 또 “누군가를 비판할 때는 절대 뒤에서 하지 마라. 앞에서 직접 말하라”고 말했다. 그런 비판을 견디고 극복할 수 있어야 진정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브리지워터에서 성과를 거두기 위해선 말단 사원도 면전에서 회장을 비판할 수 있다고 한다. 토론과 비판이 브리지워터에선 끊임없이 이어진다. 대놓고 눈앞에서 비판하는데 견디기 힘들 수 있다.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고 나가는 직원도 많다. 2년도 안 돼 직원들이 회사를 그만두는 비율이 30%를 웃돈다. 다른 헤지펀드의 이직률이 10%에 못 미치는 것과 비교된다.

채용 절차도 특이하다. 달리오 CEO는 면접 때 지원자들에게 낙태나 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다. 성격 테스트인 심리유형검사(MBTI : Myers-Briggs Type Indicator)까지 받도록 한다.

이런 직장 문화 때문에 소송이 끊이지 않는다. 퇴직한 직원들은 “회사가 무슨 광신 종교집단 같다”고 한다. 2016년 뉴욕타임스는 브리지워터에서 근무한 크리스토퍼 타루이 씨가 제기한 내용을 토대로 브리지워터의 내부 문제를 폭로했다. 뉴욕타임스는 브리지워터가 직원들에 대한 협박과 비디오 촬영 감시를 일삼았고 회사 내부에서 성희롱 문제를 묵살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브리지워터에서 고객 자문역으로 근무한 타루이 씨는 자신이 남자 상관에게 1년간 성희롱을 당했고 이에 대해 발설하지 말 것을 회사 측에 강요받았다고 밝혔다. 타루이 씨는 브리지워터가 협박을 일삼으며 직원들을 삼엄하게 감시했다고 폭로했다.

기사에는 “브리지워터가 비밀 유지 서약 등을 통해 직원들의 입에 재갈을 물렸고 향후 교육 자료로 활용될 것이라는 명목으로 모든 회의가 비디오로 녹화됐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물론 달리오 CEO의 경영 철학을 모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2년 이상 근무한 직원이 회사를 그만두는 경우는 드물다. CEO까지 비판할 수 있는 수평적인 토론 문화와 가족의 건강까지 챙겨 주는 가족적인 분위기에 대해 ‘천국’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종교 집단’으로도 불리는 브리지워터

브리지워터가 종교 집단으로 불리는 또 다른 이유는 달리오 CEO가 ‘초월 명상’ 수련자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는 영화감독 데이비드 린치가 2005년 초월명상교육원을 세울 때 123만 달러(약 14억8000만원)를 기부했다. 회사 직원 절반 정도가 학비(2500달러)를 보조받아 명상 과정을 수료했다. 그는 잡지 ‘리더스’와의 인터뷰에서 “명상은 정신을 맑게 하고 창조적으로 만든다. 명상이 투자 아이디어를 찾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달리오 CEO는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에 비교하기도 했다. 스티브 잡스도 명상 등에 관심이 많은 히피 출신 CEO다. 달리오 CEO는 첫 직장에서 상사 폭행 등의 문제를 일으키며 해고되는 과정에서 드러난 자신의 ‘공격성’을 다스리기 위해 명상에 빠져들게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달리오 CEO가 작은 아파트에서 브리지워터를 창업한 것은 잡스 창업자가 차고에서 사업을 시작한 것과 비슷하다.

브리지워터는 ‘투자업계의 애플’이라고 불리곤 했다. 애플과 마찬가지로 브리지워터도 퓨어알파펀드·올웨더펀드 등 혁신적인 투자 상품을 개발했기 때문이다. 1976~1987년까지 세계은행(WB)에서 연금 운용을 담당한 힐다 오초아 스트래티지인베스트먼트 CEO는 “달리오의 진정한 혁신은 각각의 거시경제 데이터를 꾸준히 분석하는 것에서 나온다”며 “어떤 투자사보다 광범위한 데이터를 추출해 분석해 낸다”고 평가했다.

달리오 CEO 스스로는 잡스와 자신을 ‘셰이퍼’란 인간 유형으로 분류했다. 그는 모양을 만드는 공작기계나 사람이라는 뜻의 셰이퍼를 “특별하고 가치 있는 비전을 제시하고 다른 사람들의 의심과 반대를 극복하면서 자신의 비전을 아름답게 구현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최근 그는 새로운 화두를 던지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달리오 CEO는 최근 소셜 미디어를 통해 미국 자본주의의 오류를 문제 삼으며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 자본주의의 오류가 교육, 사회적 이동, 자산, 소득 등에서 파괴적이고 스스로 점점 커지는 격차를 만들어 냈다며 이는 결국 또 다른 혁명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 자본주의의 오류에서 비롯된 격차를 뒷받침하는 근거로 소득 관련 통계를 들었다. 하위 60%의 소득과 상위 40%의 소득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상위 40%와 하위 60%의 소득 차이는 1980년 6배에서 최근 10배로 벌어졌다.

그는 부가 교육의 질도 결정짓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가난한 동네의 구조적인 교육 실패는 아동 학대와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건강도 마찬가지다. 달리오 CEO는 하위 소득자가 상위 소득자보다 최소 10년 이상 단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불평등이 미국 사회에 실존적 위협이 됐다며 특히 가치(value) 격차를 동반한 빈부 격차는 점점 큰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런 환경에서는 정부가 우파든 좌파든 선동적인 포퓰리즘 성향을 띠기 쉬워 혁명이 일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달리오 CEO는 미국 자본주의의 오류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미국 최고 지도자들이 부와 소득의 격차를 국가 비상사태로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 시스템을 새로 짜기 위한 초당적 위원회와 더 큰 책임감을 갖기 위한 선출직 공무원들의 각성도 필요하다고 봤다. 건강·교육에 대한 최소 기준을 확립하고 부를 재분배하기 위한 세제를 도입하는 한편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재정·통화정책의 조화를 꾀해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그는 미국이 결국 현대통화이론(Modern Monetary Theory)을 도입하게 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현대통화이론은 정부가 계속 돈을 투입해 일자리를 늘리고 늘어나는 재정 적자는 돈을 찍어 막는 정책을 뜻한다.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 민주당 뉴욕 하원의원과 버니 샌더스 버몬트 상원의원 등 최근 미국의 ‘사회주의’ 이슈를 이끄는 정치인들이 이 이론을 지지하고 있다.

달리오 CEO는 “현대통화이론이 도입되는 것은 오직 시간문제”라면서 “내가 생각할 때 전 세계 정책 당국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퍼즐은 통화정책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 경제가 잘 돌아가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통화정책의 변화는 피할 수 없는 것”이라면서 “중앙은행이 금리가 0%일 때 양적 완화 정책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비효율적일 때도 완화를 원할 시기가 올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양적 완화와 금리 인하는 소득 계층 아래층에 있는 사람들보다 상위층에 있는 사람들에게 더 도움이 된다”면서 “이 정책들은 자산 가격을 끌어올려 이미 많은 자산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돕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달리오 CEO는 “따라서 이는 교육이나 인프라, 연구·개발(R&D)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다만 달리오 CEO 역시 현대통화이론이 가진 취약성에 대해서도 밝혔다. 그는 “이 방법의 가장 큰 위험은 돈을 찍어내고 할당하고 지출하는 것이 정책 당국자들에 달려 있다는 점”이라면서 “이 체계가 잘 돌아가기 위해서는 중요한 결정이 정치적이지 않은, 현명하고 능숙한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성취할 수 있는 체계가 만들어지는 것을 상상하는 것이 어렵다”면서 “그러나 동시에 우리가 이러한 방향으로 현재 가고 있다는 것은 피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hawlling@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45호(2019.10.07 ~ 2019.10.13)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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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9-10-08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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