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길 현대차 당진지점 부장 인터뷰
“‘팔겠다’가 아니라 ‘고객 돕는다’는 마음이 1등 비결이죠”
[한경비즈니스=김정우 기자] 현대차는 2009년 이후 처음 지난해 ‘판매왕’이 바뀌었다. 현대차는 2018년까지 임희성 공주지점 부장이 10년 연속 판매 1위를 차지했다. 마침내 그의 아성을 넘은 ‘새로운 1등’이 등장한 것이다.

주인공은 바로 장석길(49) 충남 당진지점 영업부장이다. 그는 지난해 369대의 차량을 고객의 품에 안겼다. 매일 한 대 이상의 차량을 판매한 셈이다.

장 부장이 자동차 딜러가 된 것은 약 20년 전인 2000년부터다. 유아복 회사 등에서 근무하던 그는 사업을 하기 위해 퇴사한 뒤 고향인 충남 당진으로 내려왔다. 하지만 1998년 금융 위기가 터지면서 결국 꿈을 펼치지 못했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엄습하던 당시 우연히 신문을 보다 현대차 영업 사원 공채 모집 광고가 눈에 들어왔다. ‘반드시 해내겠다’는 일념으로 자동차 딜러가 됐다. 그리고 지난해 처음으로 ‘전국 1등 딜러’가 되는 쾌거를 올렸다.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그는 본인의 ‘판매 철학’을 꼽았다. 장 부장은 ‘차량을 팔겠다’가 아니라 ‘고객의 구매를 돕는다’는 마음가짐으로 늘 일해 왔다.

“기본적으로 고객들이 전시장을 방문하는 목적은 새 차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고객별로 보유한 예산이 다르고 여기에 따라 원하는 차량의 성능과 크기도 제각각이죠. 자동차 딜러의 역할은 고객의 이런 부분을 빠르게 파악하고 거기에 맞는 차량을 추천해 주는 것입니다. 이를 간과하고 ‘내가 어떻게 해서든지 이 사람에게 차를 팔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면 오히려 고객이 부담을 느끼게 되고 좋지 않을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구매를 돕는다’라는 그의 영업 철학은 차량을 인도한 이후에도 이어진다.

“차를 타다 보면 불의의 사고로 차가 고장 나 전화를 거는 고객들이 많아요. 제가 차를 직접 고쳐 주지는 못해요. 하지만 수리를 잘하는 서비스센터를 소개하거나 빠르게 차를 고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죠.”

고객이 타던 차를 중고차 시장에 파는 것을 비롯해 사고 보험금을 지급 받는 과정 등 고객들의 문의 내용도 각양각색이다. 때로는 차량 외 분야, 즉 그가 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할 때도 종종 있다.

그럴 때도 그는 자동차 딜러를 하며 구축한 인적 네트워크를 십분 활용해 어떻게든 ‘해법’을 찾아 고객에게 전달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간의 경험에 비춰 보면 제게 차량을 구매하는 새 고객은 이전 고객들의 ‘소개’를 통해 이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번 고객은 영원한 고객이라는 마음으로 끝까지 책임져야 새로운 고객이 또 저를 찾아오는 이른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런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내기 위해선 반드시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 바로 초기 고객 확보다.

그 역시 처음 딜러를 시작했을 때 이른 새벽부터 늦은 저녁까지 곳곳을 돌아다니며 자신을 알리는 데 힘썼다. 장 부장은 “처음 세 달 고생해 확보한 고객이 나중에 30년을 버티게 하는 힘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간 자동차 딜러로 성공하며 삶에 여유도 생겼다. 이 때문에 그는 최근 본업 외에도 지역 사회 발전에 공헌하는 데 힘쓰고 있다.

“지역 사회 분들의 도움을 받아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받은 만큼 지역 발전에 도움을 주는 것도 제가 생각하는 ‘선순환’입니다. 매년 꾸준히 지역 복지 시설과 같은 도움이 필요한 곳에 기부하는 이유죠.”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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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65호(2020.02.24 ~ 2020.03.01)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