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현 쌍용차 화곡영업소 팀장 인터뷰
“꾸준하면 누구나 판매왕…초심 지키는 게 어려운 거죠”
[한경비즈니스=김정우 기자] 유지현(46) 쌍용차 화곡영업소 팀장은 국내 완성차업계에서 유명 인사 중 한 명이다. 그는 2015년 쌍용차 ‘판매왕’에 최초로 이름을 올렸다. 여성 딜러가 판매 1등을 차지한 것은 쌍용차는 물론 타사로 눈을 돌려도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일각에선 ‘운이 좋았겠지’라는 말도 들렸다. 하지만 그는 이후 행보를 통해 ‘운’이 아닌 ‘실력’으로 판매왕에 오른 것을 스스로 입증해 냈다. 이후에도 계속 판매왕을 놓치지 않은 것이다. 지난해 228대의 차량을 판매한 그는 5년 연속 ‘쌍용차 최고의 딜러’의 자리를 지켜 냈다.

유 팀장은 뒤늦게 딜러로 변신했다. 1993년 쌍용차에 입사한 그는 관리 직원으로 약 20년간 근무하다가 2013년 말 영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유 팀장은 “오랜 기간 영업 사원들을 관리하며 자연히 영업 노하우를 습득할 수 있었고 어느 순간 ‘내가 한 번 직접 해보자’는 마음을 먹게 됐다”며 과거를 회상했다. 주변의 걱정도 많았지만 딜러가 된 지 약 2년 만인 2015년 판매왕 타이틀을 거머쥐며 우려가 ‘기우’였음을 보여줬다.

이런 유 팀장이 밝힌 판매왕의 비결은 ‘꾸준함’이다.

“계속 꾸준하게 영업일을 한다면 누구나 최고의 딜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초심을 잃지 않고 꾸준하게 일한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꾸준함을 이어 가기 위한 그의 노력들을 듣자 왜 ‘실천이 어렵다’고 얘기했는지 절로 수긍이 갔다.

판매왕이 됐지만 유 팀장의 일과는 과거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고객과의 특별한 약속이 없으면 거의 매일 자신이 근무 중인 화곡영업소로 출근한다.

“사실 어느 정도 경력이 있는 영업 사원들은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는 이가 많아요. 이미 어느 정도 고객을 확보한 상태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영업소는 직접 발품을 들이지 않고도 새 고객을 만들 수 있는 좋은 장소예요. 새 차가 필요한 고객들이 스스로 오잖아요.”

유 팀장에 따르면 그에게 새 차를 구매한 고객 중 약 30%가 매장에서 발생하고 있다. 때로는 매장을 찾는 고객의 발길이 뜸해 한가한 날도 종종 있다. 그럴 때도 게을러지지 않게 매번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일 역시 그가 내세우는 꾸준함에 포함된다.

“예전에 조금 나태해졌던 적이 있는데 다음 달에 바로 ‘티’가 확 나더라고요. 판매량이 크게 줄어든 것을 확인했죠. 그때부터 일이 없더라도 꾸준하게 일을 ‘만들어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가 지금도 이른 아침부터 종종 영업소 인근 거리를 활보하며 영업 활동을 펼치는 이유다. 마지막으로 그는 고객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자신만의 상담 노하우를 설명했다.

“요즘 소비자들은 차에 대한 정보나 프로모션에 대해 잘 알고 있어요. 고객들이 이미 알고 있는 이런 내용을 설명하는 것보다 현재 보유한 현금의 액수와 추후 목돈이 생기는 시점 등을 파악하고 분석한 뒤 거기에 맞는 구매 방식이나 금융 상품을 추천하는 것이 고객과 신뢰를 쌓는 훨씬 좋은 방법입니다. 나아가 판매로 이어지게 만드는 지름길이기도 하죠.”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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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65호(2020.02.24 ~ 2020.03.01)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