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 포커스]
글로벌 항공 MRO 시장 2020년까지 7%대 고성장 예상
‘항공 정비 산업’을 잡아라
(사진) 대한항공 소속의 한 정비사가 항공기 엔진을 정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경비즈니스=이상아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상무] 항공기 검사·분해·수리·정비 등을 아우르는 항공 정비 산업(Airline Maintenance, Repair and Overhaul, 이하 항공 MRO)은 일반 제조업 대비 약 5배의 고용 창출 효과가 있어 경제적 파급효과도 매우 큰 산업이다.

글로벌 항공 MRO 시장은 연평균 3.8%의 지속적 수요 확대가 전망되며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2020년까지 7% 이상의 고성장이 예상된다.

국제 교역 증가와 소득수준 향상으로 국제항공 화물량과 해외 여행객이 증가함에 따라 항공기 대수가 늘어날 것이고 외주 정비 비율이 높은 저가 항공사의 사업 확대 및 항공기 노후화에 따라 항공기 정비 관련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전히 갈 길 먼 국내 항공 MRO 산업

아시아 주요 허브 공항은 항공 MRO 전 분야에 걸친 정비 역량을 기반으로 안전에 대한 대비와 함께 사회·경제적으로 상당한 파급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이에 비해 한국은우수한 공항 인프라를 바탕으로 국제 화물 운송량 세계 2위, 국제 여객 운송량 세계 8위의 항공운송 대국으로 성장했지만 여전히 항공 MRO 측면에서는 갈 길이 멀다.

국내 항공 정비 산업은 군용 전투기 제작을 중심으로 육성돼 왔고 저가 항공사 등 국내 항공사의 자체 정비 역량이 미흡해 해외 위탁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항공 정비 전문 업체는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고 운항 정비 및 전력·조명·장비 등 제한된 영역에 집중돼 있기도 하다.

최근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항공 정비 개발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확대되면서 항공 MRO를 국가 미래 성장 산업으로 채택해 육성할 계획이지만 현재까지는 지역별로 항공 정비 단지가 분산 개발되고 있어 국가 차원에서 최적화를 위한 재조정이 필요하다.

항공 MRO 단지를 성공적으로 개발하기 위해서는 초기 안정적인 항공 정비 물량 확보, 국제 인증을 보유한 글로벌 선도 수준의 높은 기술력, 임금 경쟁력을 보유한 풍부한 노동력 및 세제 혜택 등의 정부 지원을 확보해야 한다.

항공 정비의 분야별 글로벌 주요 업체들이 아시아 진출이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에 한국도 항공 MRO 및 클러스터 개발을 지체한다면 주요 사업 창출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

sangalee@deloit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