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전략 트렌드]
목표가 현실이 되려면… 역량 고려한 목표·심리적 대조·행동원칙 설정
새해 목표 기억나요? '작심삼일' 성공하는 비결
(사진)=새해의 목표를 세워둔 지 6개월이 지났다. 다이어트의 꿈은 저멀리 간걸까./한국경제신문DB

[한경비즈니스 칼럼=김한솔 HSG 휴먼솔루션그룹 수석연구원] 다이어트·금연·운동·저축…. 우리는 항상 계획과 함께 생활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계획에 들어간 목록이 깔끔하게 지워지는 경험은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 이런 계획들은 매번 반복된다. 그런데 어떤 이들은 ‘지우기’에 성공해 사람들의 부러움을 받는다. 몇 달 사이 몰라보게 달라진 몸매로 나타나는 사람들, 십수 년 함께했던 담배를 끊고 건강해진 사람들, 이들의 성공 비결은 뭘까.

의지가 강하거나 성격이 독해서일까. 물론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진짜 비밀은 다른 데 있다. 목표를 이뤄내기 위해 지켜야 할 3가지 원칙을 알아보자.

◆ 꿈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그려라

많은 사람들이 말한다. ‘목표를 이루고 난 뒤의 모습을 상상해 보라.’ 중요한 얘기다. 목표를 이루기 위한 힘든 과정을 거친 뒤 내게 돌아올 ‘달콤한 열매’가 없다면 현재의 노력은 단순한 고생일 뿐이니까.

다이어트에 성공한 뒤 입고 싶었던 예쁜 옷을 입고 거리를 걷는 모습, 차곡차곡 돈을 모아 원하는 차를 타고 드라이브를 하는 상상, 이런 ‘설레는 끝 그림’이 필요하다.

하지만 여기엔 중요한 함정이 하나 있다. 우리의 뇌는 상상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한다. 그래서 내가 상상만 한 것임에도 현실에서 실제 이뤄졌다고 착각하게 된다. 이를 심리학에선 ‘긍정의 덫’이라고 말한다.

이 덫에 빠지지 않으려면 내가 이루고자 하는 꿈과 함께 그 꿈을 이루는 것을 가로막는 장애물도 함께 떠올리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를 심리학자인 가브리엘 외팅겐 뉴욕대 교수는 ‘심리적 대조(Mental Contrasting)’라는 말로 설명한다. 그에 따르면 목표 달성 후의 긍정적인 모습과 함께 그 꿈을 방해하는 현실과 직접 대면해야 한다는 것.

이런 자세는 비즈니스 현장에서도 아주 중요하다. 특히 리더에게는 더더욱 그렇다. 예를 들어 보자. 새로운 프로젝트 진행을 앞두고 있다면 리더는 구성원들이 ‘잘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도록 하는 게 아주 중요하다.

그래서 리더는 구성원들에게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한다. 이 프로젝트가 성공하게 되면 매출 성장에 어떻게 기여하게 되는지, 회사 발전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등등이다.

이런 ‘자기암시’ 과정에서 리더는 이미 프로젝트 성공의 ‘단맛’을 다 느끼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런 얘기를 듣는 구성원들은 어떨까. 수행의 주체인 이들은 긍정적인 미래의 모습보다 현실적 장애물들이 먼저 떠오른다.

‘그 프로젝트를 하다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하면 어쩌지’, ‘이건 내 전문 분야도 아닌데 제대로 해 낼 수 있을까’와 같은 생각들이다.

하지만 한껏 들떠 있는 리더 앞에서 아직 생기지도 않은 미래의 어려움을 솔직하게 얘기할 수 있을까. 혹은 실제 일을 진행하다가 문제가 생겼을 때 정확하게 보고할 수 있을까. 아마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특히 리더에겐 목표 달성을 가로막는 장애물에 더 큰 관심을 갖는 ‘심리적 대조’가 중요하다. 목표를 이뤘을 때의 모습과 함께 실제 닥칠 문제에 대해 더 깊이 고민하고 구성원들과 해결책을 찾아 가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새해 목표 기억나요? '작심삼일' 성공하는 비결
◆ 역량에 맞는 목표를 설정하라

어릴 때 이런 얘기를 많이 듣는다. ‘꿈은 크게 가져라.’ 맞는 얘기다. 꿈꾼다고 돈이 드는 것도 아니니까. 그러다 보니 수많은 아이들의 꿈이 ‘대통령’인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무작정 큰 꿈이 비즈니스 상황이 되면 큰 문제가 된다.

1990년대 초 미국의 시어스백화점에서 있었던 일이다. 당시 에드워드 브레넌 회장이 매출 이익을 높이기 위해 직원들 개개인에게 큰 목표를 부여했다.

그중 자동차 수리 담당 직원이 받은 목표는 ‘시간당 147달러 이상의 매출 올리기’였다. 하지만 이 수치는 노동시간 내의 정상적인 업무로는 도저히 달성하기 힘든 수치였다.

자, 그러면 이 목표를 받은 직원들은 어떤 행동을 할까. 이때부터 수단과 방법은 중요하지 않다. 목표 달성만이 중요해진다. 결국 그 직원이 선택한 방법은 고객에 대한 수리비 과다 청구였다. 특히 자동차를 잘 모르는 여성들을 대상으로 했다.

그러다 기존보다 턱없이 비싸게 청구된 수리 금액에 의문을 품은 한 여성 고객의 항의로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고 결국 법원의 조사로까지 이어졌다. 그리고 여러 차례의 소송 끝에 시어스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해야만 하는 지경이 됐다.

목표를 세울 때는 역량과 난이도 등 두 가지 요소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현재 내가 갖고 있는 역량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 역량 수준에 맞는 난이도의 목표를 잡아야 한다. 역량에 비해 난이도가 너무 낮으면 지루함을 느낀다. 고등학생에게 구구단을 외우라고 하는 식이다.

반대로 역량에 비해 너무 과도한 난이도의 목표를 주면 포기한다. 혹은 앞의 사례처럼 ‘비도덕적’인 행동이 나타날 수 있다.

역량과 난이도가 적당히 조화를 이룬 업무를 미래학자인 대니얼 핑크는 ‘골디락스(Goldilocks)’업무라고 했다. 자신이 할 일이 골디락스 존에 있을 때 사람들은 일에 몰입하게 되고 업무 능력이 극대화된다는 것.

결국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골디락스 존에 있는지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

누구나 큰 성공을 꿈꾼다. 하지만 서두른다고 전부 이뤄지지는 않는다. 자기 수준에 맞는 목표를 찾고 이를 통해 작은 성공을 만들어 보자. 어쩌면 하찮아 보이는 작은 성공일 수 있지만 이런 성공 경험들이 쌓여 큰 성공으로 이어질 것이다.
새해 목표 기억나요? '작심삼일' 성공하는 비결
◆ 목표 달성을 위한 행동 원칙을 정하라

아무리 그럴 듯한 꿈이 있어도 실천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다이어트를 하기 위한 계획 또는 매출 실적을 높이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 계획을 세워야 한다. 이때 많은 사람들이 ‘어떤 새로운 걸 하지’라는 고민을 한다. 필요한 생각이다. 하지만 이게 전부는 아니다.

어떤 땐 새로운 것을 하기보다 현재 습관적으로 하고 있는 무언가를 하지 않는 것이 더 나을 때도 있다.

이러한 행동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되는 툴이 있다. 바로 ERRC(제거·강화·축소·창조) 툴이다. 블루오션 전략에서 제시된 분석 툴인데 개인의 목표 달성에도 아주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항목은 간단하다. 목표 달성을 위한 행동들을 제거(Eliminate)할 것, 감소(Reduce)시킬 것, 증가(Raise)시킬 것, 창조(Create)할 것으로 잘게 쪼개는 것이다.

쉬운 예를 들어 보자. 두 달 안에 5kg을 줄이겠다는 결심을 했다. 무조건 ‘다이어트’만 외친다고 살이 빠지진 않는다. ERRC로 목표를 쪼개보자.

먼저, 다이어트를 위해 없애야(Eliminate) 할 일은 야식 먹지 않기, 간식 먹지 않기 등이다. 다음으로 줄여야(Reduce) 할 일은 밥 반 공기 덜어내기, 저녁 술자리 월 2회로 줄이기 등이 될 수 있다.

셋째로 좀 더 늘려야(Raise) 할 일은 지금보다 하루 20분 더 걷기, 하루 2리터 물마시기를 들 수 있다. 마지막으로 새롭게 시작해야(Create) 할 일은 엘리베이터가 아닌 계단 이용하기, 주말에 등산하기 등이 될 수 있다.

조직에선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먼저 E. 자신의 업무 목표 달성을 돕기는커녕 방해하는 일은 없는지 찾아 봐야 한다. 인터넷 서핑과 같은 게 대표적이다. 자기도 모르게 습관적으로 하고 있는 불필요한 일들을 걸러 내는 게 중요하다.

다음 R. 쓸데없이 시간을 낭비하는 것은 뭘까. 불필요한 업무 보고서 작성에 너무 많은 시간을 쓰는 것은 아닌지, 혹은 매뉴얼화해 줄일 수 있는 일은 없는지 찾아보자.

셋째 R.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지금도 하고 있지만 좀 더 비중을 높여야 할 것은 업무 성과를 향상시키기 위해 급하지 않지만 중요한 학습 활동이 여기 들어갈 수 있다.

마지막 C. 아직 하고 있지 않지만 더 나은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새롭게 추진해야 할 업무를 만들어야 한다. 우수 사원의 업무 노하우를 따라 해 보는 것 등이 해당될 수 있다.

‘잘하자’는 것은 계획이 아니다. ‘꼭 해 보자’는 다짐 역시 마찬가지다. ‘뭘 이렇게까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구체적인 것들만이 목표를 이루는 데 도움을 주는 ‘진짜 계획’이다.

예전에 예능 프로그램에서 ‘안 보이는 상자 안에 들어 있는 물건 맞히기’를 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출연자들은 상자 안에 손을 넣는 것 자체를 두려워한다. 그리고 물건에 살짝 손이 닿는 순간 자지러지게 놀란다.

왜 그럴까. 보이지 않아서다. 눈에 보이지 않으니 귀여운 곰 인형을 만지고도 깜짝 놀라는 것이다. 어쩌면 미래에 대한 목표도 마찬가지일지 모른다. 어떤 일이 생길지,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니 목표를 세우는 것도, 그것을 향해 가는 것에도 막연한 두려움을 느끼는 것은 아닐까.

시작은 항상 어렵다. 하지만 시작을 하지 않으면 어떤 것도 이룰 수 없다. 스스로의 발전을 위해, 조직의 성장을 위해 어떤 목표를 갖고 있는가, 그리고 그 목표는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