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제 1137호 (2017년 09월 11일)

치열한 ‘인터넷 플랫폼’ 경쟁 시대…그다음은?

[트렌드]  경영전략
어떤 콘텐츠 담느냐에 따라 ‘1등 기업’ 바뀐다


(사진) 전 세계 숙박 장소 공유 프로그램 '에어비앤비'의 공동 창업자 조 게비아./ 연합뉴스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가 고삐 풀린 채 독주하고 있다. 가입자는 폭증세이고 주가는 급등세다. 관련 업계와 외신을 종합하면 넷플릭스는 2분기에만 가입자를 520만 명이나 늘렸다.

이 중 미국 내 증가치가 100만 명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나머지 400만 명 이상이 미국 바깥 거주자라는 얘기다.

사실 인터넷 시대 미국의 대표적인 기업으로 ‘팡(FANG)’을 얘기한다. 페이스북·아마존·넷플릭스·구글을 지칭하지만 상대적으로 다른 세 기업에 비해 넷플릭스에 대해서는 얘기가 적었다.

넷플릭스는 1997년에 설립됐고 1998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비디오 대여 사업부터 시작, DVD 서비스를 거쳐 현재는 온라인 스트리밍을 위주로 서비스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총 4200여만 장의 영상물을 보유하고 있고 스트리밍을 이용하는 가입자는 2017년 7월 현재 전 세계 1억 명을 돌파했다.
 
미국에만 5100만 명이 넘는다. 미국뿐만 아니라 캐나다·멕시코·유럽 일부 국가와 일본 등 해외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미국 내 프라임 타임 인터넷 트래픽의 3분의 1을 넷플릭스가 사용하고 있다는 CNN의 보도가 있을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고 방송 산업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넷플릭스의 지속적인 성장을 비즈니스 모델의 관점에서 살펴본다. 특히 넷플릭스의 비즈니스 모델이자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대표적 비즈니스 모델인 플랫폼 모델에 대해 살펴보고 플랫폼  다음 비즈니스에 대해서도 알아본다. 

플랫폼은 말 그대로 ‘장(場)’이라는 말이다. 이 ‘장’에 공급자와 수요자의 거래를 연결하고 중개해 주면서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플랫폼 전략의 요체다. 가치 창출과 관련해 플랫폼 비즈니스의 핵심에는 네트워크 효과가 있다. 네트워크 효과는 같은 제품을 소비하는 사용자 수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그 제품을 소비함으로써 얻게 되는 효용이 더욱 증가하는 것을 말한다.

◆플랫폼 비즈니스의 핵심은 네트워크 효과

예를 들어 한 도시에 우버 사용자가 늘어나면 드라이버가 더욱 늘어나고 그 결과 탑승객들의 대기 시간이 더 줄어들고 더 많은 승객들이 우버를 이용하게 되는 것이다. 페이스북도 친구가 늘면 늘수록 사용자들의 만족도가 더 늘어난다.

그래서 페이스북은 초기에 친구가 10명 이상이 되면 활동적인 사용자가 되는 것을 발견하고 ‘알 수도 있는 사람(People you may know)’을 추천하기 시작했고 이 작은 변화가 페이스북의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자신의 사용이 전체 플랫폼의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플랫폼 레볼루션’의 저자인 마셜 밴 앨스타인 미국 보스턴대 교수와 상지트 폴 초더리 플랫폼싱킹랩스 설립자 등은 플랫폼 성패의 관건이 네트워크 효과를 유발할 수 있는 상호작용의 디자인에 있다고 얘기하고 있다.

네트워크 효과를 지렛대 삼아 플랫폼은 개방형 생태계를 구축하고 이 때문에 내부 자원을 기반으로 하는 전통적 기업들이 플랫폼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지게 된다고 한다. 미국의 벤처 투자가이자 페이스북 이사인 마크 안드레센이 말한 “소프트웨어가 세계를 집어삼키고 있다”는 표현을 이제는 “플랫폼이 세계를 집어삼키고 있다”로 바꿔야 한다.

◆대체 불가한 콘텐츠로 승부 봐야


(사진) 넷플릭스가 제작을 맡은 봉준호 감독의 신작 영화 '옥자'포스터. 넷플릭스는 앞으로도 한국 소비자들을 겨냥한 콘텐츠들을 직접 제작할 계획이다. / 영화 '옥자' 공식사이트

넷플릭스의 비즈니스를 플랫폼 관점에서 보면 대략 월 10달러 정도를 낸 소비자에게 그들이 원하는 영화와 드라마 등 콘텐츠를 매칭해 주는 서비스다. 한쪽 끝에는 디즈니·폭스와 같은 콘텐츠 기업이 있고 다른 쪽 끝에는 소비자가 있다.

넷플릭스는 이들 사이를 비디오 스트리밍으로 연결해 콘텐츠를 제공한다. 콘텐츠들은 디지털 콘텐츠이므로 한계비용 제로로 무한 복제된다.

이때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가치는 ‘시네매치’다. 시네매치는 사용자의 80%가 만족하고 있는 자동화된 영화 추천 서비스를 의미한다. 이는 넷플릭스 만의 차별화된 핵심 가치인데, 사용자가 원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는 더 많은 소비자가 참여하면 참여할수록 더 정확한 추천이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네트워크 효과를 가지고 있다.

넷플릭스는 이 자동 추천 시스템의 예측 정확도를 더욱 높이기 위해 유명한 경진 대회를 개최했었다. 넷플릭스는 이 대회를 위해 100만 달러의 상금을 내놓았고 학자들이 목말라 하는 실제 데이터베이스도 공개했다.

이 데이터베이스에는 1억 건 이상의 정보가 포함돼 있고 2만 개에 가까운 영화를 약 48만 명의 사용자가 평가한 정보가 담겨 있다. 150개 국가에서 1만8000여 팀이 참가해 각자의 기술을 구현하고 경쟁했고 이를 통해 넷플릭스는 시네매치를 정교화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넷플릭스의 성공은 바로 시네매치라는 핵심 알고리즘의 차별화된 가치와 한계비용 제로의 무한한 확장성을 갖는 개방형 공유경제 기반의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에 의해 성장했다.

그런데 2017년 2월 27일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가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 기조연설자로 나와 “모바일 플랫폼이 콘텐츠보다 우선순위가 아니다”며 “넷플릭스는 모바일 기술이 아니라 이야기를 만드는 데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모바일에 얽매이지 않고 최고의 콘텐츠를 어디에서도 팔릴 수 있게 하겠다는 선언이다. 대체 불가한 콘텐츠를 만드는 데 중점을 두겠다는 얘기다. 넷플릭스는 왜 이런 방향으로 가려고 하는 것일까.

아마존은 지난해 12월 전 세계 200개 이상 국가에서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전했고 유튜브는 ‘유튜브 레드’라는 유료 서비스를 내놓았다. 페이스북도 10~15분 형태의 오리지널 TV쇼를 준비하고 있다.

즉 4차 산업혁명의 대표적 플랫폼 기업들끼리의 각축이 시작된 것이다. 플랫폼 경쟁의 시대는 이미 열렸다. 이제는 각각의 플랫폼 위에 또 다른 가치를 담을 수 있는 기업만이 살아남는 시대가 온 것이다. 플랫폼으로 충분하던 시대가 끝나고 있다. 플랫폼 다음으로 어떤 가치를 담아야 할까. 여기에 대한 넷플릭스의 고민이 ‘이야기’인 것이다.

◆세상에 없던 인간적 경험을 담아야

필자는 올 초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본격화될 때 기업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핵심 역량 세 가지를 소개했다. 첫째는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큐레이션의 역량이다. 둘째는 세상에 없는 제품이다. 셋째는 대체 불가의 경험이다. 큐레이션의 역량은 모든 플랫폼 기업들의 핵심 역량이다.

하지만 단순히 빅데이터에 기반 한 큐레이션 역량만 가지고는 차별화가 어렵다. 스티치픽스는 빅데이터에 기반 한 인공지능 큐레이션에 더해 ‘스타일리스트’라는 사람만의 감성·통찰·직관을 담은 큐레이션을 결합함으로써 소비자 만족도를 동종 기업 대비 크게 높였다.

세상에 없는 제품은 넷플릭스가 가고 있는 방향이다. ‘하우스 오브 카드’는 넷플릭스의 대표적인 ‘대체 불가 드라마’다. 최근 한국에서는 ‘옥자’가 그런 역할을 했다. 넷플릭스에서만 볼 수 있는 옥자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넷플릭스 가입을 고민했다.

대체 불가의 경험은 전 세계 1억5000만 명이 이용하는 숙박 공유 사이트 에어비앤비가 가고 있는 방향이다. 에어비앤비는 공유경제 시대의 대표적인 플랫폼 기업이지만 처음부터 연결 이상을 담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또한 세상에 없는 유일한 인간적인 경험을 담으려고 한다. 그래서 에어비앤비의 슬로건 ‘어디서나 내 집처럼’이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고 에어비앤비는 분명 여행을 넘어 더 크고 깊은 무언가를 건드리고 있는 것이다. 실리콘밸리의 많은 사람들이 공유경제 시대의 대표적 두 기업에 대해 “우버는 거래를 지향하지만 에어비앤비는 인간 지향적인 기업”이라고 얘기하고 있는 이유다.

지난 수요일에 철학 강의를 들었다. 강사는 강의 시작 부분에 프랑스 혁명과 미국 혁명을 비교해 설명했다. 빈곤 해결을 목적으로 한 프랑스 혁명은 실패했지만 자유라는 더 큰 목적을 담은 미국 혁명은 성공했다고 얘기하면서 우리는 삶에서 높이를 지향해야 한다고 이야기 했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이제 대표적 플랫폼 기업들끼리의 각축이 시작됐다. 플랫폼은 그 자체가 지닌 개방과 네트 효과로 쉽게 무한히 확장되면서 플랫폼끼리 필연적으로 부딪칠 수밖에 없다. 승패의 관건은 수평적인 확장의 경쟁에서 벗어나 수직적인 높이와 깊이를 어떻게 담을 것인지에 달려 있다.

전창록 IGM세계경영연구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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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7-09-12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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