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섞지 말고 나눠 마시자…긴 술자리는 ‘건강의 적’
피할 수 없는 송년회 술자리, 1·2·3 기억하라
[최준용 연세바른병원 원장 · 가정의학과 전문의] 연말이 다가오면서 송년회 및 회식 자리가 늘어나고 있다. 요즘은 영화나 콘서트 등 다양한 송년회 문화가 생겨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술로 시작해 술로 끝나는 송년회가 더 흔하다. 술은 인간관계의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북돋워 주는 매개체이지만 자주 혹은 많이 마실수록 우리의 몸은 괴롭다. 피할 수 없는 송년회 술자리, 좀 더 건강하게 보내는 방법은 없을까.
피할 수 없는 송년회 술자리, 1·2·3 기억하라
◆술은 섞어 마시지 말고 한(1) 종류만 마시는 게 좋다
고진감래주·홍익인간주·타이타닉주 등 한국인들의 술사랑은 다양한 폭탄주 종류에서도 알 수 있다. 하지만 우리 몸은 알코올 농도가 약 20도 정도일 때 흡수가 가장 빠른데 양주와 맥주, 소주와 맥주가 섞이면 약 20도 정도로 희석된다. 이는 한 종류의 술만 마시는 것보다 인체에 흡수가 빨라지게 된다. 또 폭탄주는 상대적으로 쓴맛이 덜해 과음할 가능성도 높아 간·심장·뇌에 큰 손상을 줄 수 있다.

최근 젊은 층 사이에 고카페인의 에너지 음료와 술을 섞어 마시는 게 유행이다. 고함량의 카페인과 높은 도수의 술을 함께 마시면 몸에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이미 프랑스나 미국에서는 고카페인 음료와 술을 섞어 마신 후 사망한 사례도 있다.

◆한 번에 말고 두(2) 번에 나눠 마시자
술자리에서 건배보다 많이 외치는 말이 있다. 바로 ‘원샷’이다. 심지어 술을 꺾어 마시거나 잔에 남기는 것은 상대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할 정도다. 최근 회식 때 원샷 문화를 금지하는 회사도 늘어나고 있다. 술은 갑자기 한 번에 마시게 되면 혈중 알코올 농도를 급상승시
켜 호흡중추 및 신경계에 좋지 않은 원인이 된다. 또 상대 속도에 맞춰 억지로 마셔야 하기 때문에 폭음으로 이어져 알코올이 분해되기도 전에 술이 체내에 흡수돼 간에 큰 부담을 주기도 한다.

◆술자리는 세(3)시간 안에 끝낸다
반가운 사람들과 술을 마시다 보면 오랜 시간 동안 술을 마시게 될 때가 많다. 하지만 술자리가 길어질수록 그만큼 술도 더 많이 마시게 된다. 또 직장인은 야근과 연이은 송년회 일정으로 피로가 누적되면 면역력이 약화되거나 위장 장애 등 다양한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소주 1병의 알코올을 분해하는 데는 평균 4시간 이상이 걸리므로 다음 날 숙취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술자리는 3시간 안에 끝내고 귀가하자.

이 밖에 공복은 술도 더 빨리 취하게 만들고 간에도 부담을 주기 때문에 음주 전 가벼운 죽이나 식사를 하는 게 좋다. 물은 술과 함께 마시면 몸속 알코올 농도를 낮추고 흡수율도 떨어지게 한다. 또 알코올을 해독하기 위해서는 많은 양의 수분이 필요한데, 이때 체내 수분이 부족하면 분해 속도가 느려져 술도 더 취하고 숙취도 오래 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