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서평]-엔젤 투자의 대가가 말하는 스타트업 투자의 원칙
'천사'는 어떤 창업자에게 투자하는가
[황혜정 한경BP 출판편집자] 창업가의 꿈을 이루기에 그 어느 때보다 좋은 시대라고 말한다. 아이디어만 있으면 소자본으로 하루아침에도 회사를 세울 수 있고 인터넷을 통해 홍보는 물론 피드백도 손쉽게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창업의 문이 넓어진 만큼 생존경쟁이 더욱 치열하지만 그만큼 기본이 탄탄한 스타트업이 탄생하거나 실패해도 또다시 창업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려 있다는 것은 투자자나 창업가 양쪽 모두에게 좋은 일이다. 좋은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이 실패하지 않으려면 그 아이디어를 지원하고 더 확장시켜 나갈 수 있는 자금 및 지지자들이 필요하다.

‘엔젤투자자는 어떤 창업가에 투자하는가’는 사업계획서를 손에 쥐고 투자 유치를 받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창업가는 물론 언젠가는 창업가의 꿈을 이루고 싶어 하는 창업 꿈나무들에게 절실한 조언으로 가득하다.

투자 대가의 조언은 창업가에게는 냉정하게 현실을 되돌아보고 스스로를 점검할 수 있는 기회를, 투자자에게는 될성부른 스타트업을 고르는 안목과 성공을 부르는 좋은 투자자의 요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창업가는 모르는 투자자의 속내

이 책의 저자 중 한 명인 브라이언 코헨 또한 컴퓨터 잡지 발행인으로 첫 창업의 길에 들어선 이후 여러 사업을 이끌어 본 경험이 있는 투자자이기 전에 성공한 창업가다.

창업가로서 성공과 실패의 경험을 쌓고 투자자로 수많은 사업 계획을 접하면서 엔젤 투자의 대가 반열에 오른 그는 창업가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투자자들의 속내를 이 한 권의 책에 가감 없이 담았다.

당신이 창업가라면 투자자가 당신에게 발견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저자는 이 질문에 단 한마디로 답한다. “바로 당신.” 즉 창업가는 그 자체로 잠재적인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다.

창업가가 투자 유치를 위해 준비하는 피치나 그 밖의 모든 목적은 창업가가 투자자의 개인적인 시간과 돈을 투자하기에 마음 놓을 만큼 아주 특별한 사람이라는 확신을 주는 것이다. 사업을 경영하는 것은 투자자가 절대 아니다.

모든 것이 창업가인 ‘당신’으로 귀결된다. 그러므로 투자 유치 비법의 가장 중요한 첫째 원칙은 자신을 진정성 있게 나타내는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짧은 시간 안에 투자자들에게 자신과 사업에 대해 깊은 인상을 줄 수 있는 ‘엘리베이터 피치’에 대한 팁을 제공하거나 투자 유치 사업 설명회와 같은 자리에서 투자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효과적인 프레젠테이션 비법에 대해 설명한다.

이와 같은 실전에 매우 유용한 팁들은 실제 그가 1000여 개의 벤처 사업 계획 발표를 접하고 여러 대학교 창업 경연 대회 심사를 하면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정리된 것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 만하다.

투자자가 창업가에게 기대하는 자질에 대해서도 저자는 목소리를 높인다. 특히 과거에 혹 실패했더라도 창업을 시도한 경험을 매우 가치 있게 여기며 팀을 구성하고 이끌어 본 ‘리더’로서의 자질을 높이 평가한다. 리더로서 영리하게 사람을 뽑아 작지만 강력하며 훌륭한 ‘케미’로 융화가 잘되는 팀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바람직한 리더가 이끄는 올바른 팀은 불가능한 것도 해낼 수 있고 혁신적인 결과를 창조해 낼 수도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또한 무엇보다 투자자가 창업가에게 얻고 싶은 확신은 그 일을 끝까지 추진할 것이라는 믿음이라고 말한다. 그런 면에서 창업가가 일에 대한 동기 의식에 대해 투자자에게 어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투자자와 창업가 양쪽 모두 성공을 판가름할 운명의 상대를 서로 알아보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저자의 현실적인 조언이 투자자와 창업가 모두를 향한다는 점에서 이 책은 스타트업 운영 및 투자에 관한 얄팍한 기술이 아닌 창업과 경영, 투자의 기본을 파헤치는 과정을 모두 담고 있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196호(2018.10.29 ~ 2018.11.04)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