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 이어 대웅제약·한미약품·셀트리온 가세

'코스메슈티컬'이 주도하는 화장품 산업의 미래
소비 트렌드가 다양해짐에 따라 스마트한 정보를 바탕으로 우수한 효과와 합리적 가격을 가진 화장품에 대한 니즈가 많아지면서 코스메슈티컬(cosmeceutical)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성형·미용 시술 이후 피부를 개선해 주기 위한 코스메슈티컬 화장품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코스메슈티컬은 화장품·의약품과는 구분된다. 코스메슈티컬은 병원용 화장품으로, 보조적 치료를 목적으로 사용된다.

사용 원료 역시 보조적인 효능 중심의 성분으로 구성돼 있다. 화장품의 사용 목적은 아름다움 추구인데 코스메슈티컬은 치료가 그 주된 목적이다. 일시적으로 사용하는 의약품과 달리 코스메슈티컬은 장기적으로 사용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세계 코스메슈티컬 시장은 현재 약 35조원 규모로 일반 스킨케어 시장보다 2배 이상 빠른 연평균 8%씩 성장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코스메슈티컬 산업은 2013년 230억 위안에서 2020년 870억 위안 규모로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빠르게 성장하는 ‘코스메슈티컬’ 시장

중국 소비자들은 한류 열풍과 함께 마스크팩·BB크림·한방 등 천연 소재 화장품으로 일본과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와 차별화된 한국산을 선호하는 만큼 중국 코스메슈티컬 산업의 성장은 한국 코스메슈티컬 산업의 해외 진출에도 큰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코스메슈티컬'이 주도하는 화장품 산업의 미래
국내 코스메슈티컬 시장 규모는 약 5000억원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된다. 아직은 전체 화장품 시장 규모의 2.9%에 불과한 수준이다.

하지만 세계 코스메슈티컬 시장이 전체 화장품 시장 규모에서 약 13%를 차지하는 것을 보면 향후 시장이 크게 형성될 것으로 예측된다. 코스메슈티컬 산업, 화장품 산업과 바이오산업을 결합해 정부 지원을 통한 새로운 수출 주력 산업으로의 성장 가능성도 점쳐진다.

특히 정부는 화장품 산업과 바이오 헬스 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한국의 수출 부진을 극복해 나갈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제9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는 고급 소비재 수출 진흥을 위한 22개 프로젝트에 약 2조9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중 화장품 생산 설비 구축에 8800억원, 바이오 신약 개발에 1조48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보건복지부에서는 화장품 산업을 2020년까지 글로벌 톱 7에 올릴 것을 목표로 세웠고 화장품 연구·개발(R&D)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2010년 12월 글로벌코스메틱연구개발사업단을 출범하기도 했다.

국내 코스메슈티컬 산업은 병·의원에서 시작됐다. 2000년 초 이지함화장품·씨앤피차앤박화장품 등을 필두로 한 병·의원 출시 브랜드들이 국내 코스메슈티컬 제품들의 시초로 꼽힌다.

피부과 병원 내 판매를 기본으로 여타 화장품에 비해 미용보다 기능성을 강조하고 있다. 전문의의 임상 경험 등을 강조하면서 전문가가 줄 수 있는 안정감을 제품에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0년대 초부터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과 같은 국내 화장품 회사들이 코스메슈티컬 산업에 진출하기에 이르렀다. 2010년 초 본격적 코스메슈티컬 연구에 돌입한 아모레퍼시픽은 계열사인 태평양제약을 2012년 완전 합병하고 2014년 태평양제약의 사명을 에스트라로 개명하면서 코스메슈티컬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LG생활건강 역시 기존 코스메슈티컬 라인 케어존, 더마리프트와 함께 2014년 씨앤피차앤박화장품을 인수하면서 코스메슈티컬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입해 왔다.

이후 제약사들의 코스메슈티컬 산업 진출이 시작됐다. 2010년 초·중반 코스메슈티컬 산업의 성장세를 확인한 제약사들이 코스메슈티컬 산업에 진출하기 시작한 것이다. 대웅제약·일동제약·한미약품 등 제약사들이 연이어 코스메슈티컬 산업에 진출하면서 좀 더 의약성에 초점을 맞춘 코스메슈티컬 제품들을 출시하기에 이르렀다.

2015년 말 셀트리온과 같은 바이오 회사에서도 BB크림으로 유명한 한스킨을 인수하면서 코스메슈티컬 산업에 진출했다.

◆코스메슈티컬 산업의 ‘경쟁력’ 갖춰야

중국 기업들 역시 코스메슈티컬 시장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기술 격차를 확연히 벌려 놓지 않는다면 3~5년 내에 시장을 내줄 가능성이 있다.
'코스메슈티컬'이 주도하는 화장품 산업의 미래
기능성 화장품 연구·개발과 임상 시험을 돕는 ‘글로벌코스메슈티컬개발센터’가 2015년 충북 오송 첨단의료복합단지에 착공됐지만 완공은 2년 후에나 가능한 상황이다.

향후 기술력 발전을 위한 정부 차원의 지속적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지자체 중심으로 분산된 화장품 산업에 대한 투자가 중앙정부 차원으로 한데 모아져 산업·기술·정책·학술 간의 융합이 이뤄져야 한다.

무엇보다 선진국을 추격해야만 한다. 업계를 선점한 해외 코스메슈티컬 기업과의 갭을 줄이는 것이 포인트다. 프랑스의 비쉬·아벤느·라로슈포세, 독일의 유세린 등 유럽 브랜드가 전 세계 코스메슈티컬 산업을 장악하고 있다.

북미와 유럽에서 활성화돼 있는 약국형 슈퍼마켓들이 해외 코스메슈티컬 브랜드의 플랫폼 역할을 수행하면서 코스메슈티컬 기업들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국내 코스메슈티컬 기업들 역시 기존 병원 내 판매에서 면세점·온라인·홈쇼핑 판매를 통해 플랫폼을 확장해 가고 있고 이를 통한 제품 판매 확장이 얼마나 성공적으로 이뤄질지가 향후 국내 코스메슈티컬의 성패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 화장품과 같은 고기능 제품으로 특화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바이오 화장품은 생명공학기술을 이용해 만들어진 성분을 함유한 화장품을 의미한다. 생물이 자연적으로 만들어 내는 천연 성분을 이용해 바이오 기술을 접목, 제품화하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

고기능 제품으로 특화하기 위해서는 항노화(Anti-aging) 분야 등에서 기초와 응용 분야를 아우르는 R&D가 필수적이고 정책적 지원과 투자 여건을 조성하는 노력이 집중돼야 한다.

코스메슈티컬이란

코스메슈티컬(cosmeceutical)은 화장품을 뜻하는 ‘코스메틱스(cosmetics)’와 의약품을 뜻하는 ‘파머슈티컬(pharmaceutical)’이 결합된 용어로, 화장품의 안정성과 의약품의 효과성을 함께 볼 수 있는 제품을 의미한다. 피부과학(dermatology)과 화장품(cosmetics)을 결합한 더마코스메틱(dermacosmetic) 역시 유사한 의미를 가진다.

김광석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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