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놀로지 제 1114호 (2017년 04월 05일)

스트레스로 쓴 ‘홧김비용’, 빅데이터 분석해 보니

[테크 트렌드]
직장인, 택시와 음식에 홧김비용 주로 지출…51%는 쓰고도 후회 “오히려 스트레스”


[한경비즈니스 칼럼 =최재원 다음소프트 이사] 한국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는 외래어 중 1위는 ‘스트레스’라고 한다.

그만큼 현대인에게 스트레스는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는 단어일 뿐만 아니라 자주 접하는 말일 것이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일상생활 중 스트레스를 ‘대단히 많이’ 또는 ‘많이’ 느끼는 비율은 30대(38.7%)와 20대(36.9%)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렇다 보니 최근에는 스트레스와 관련한 신조어도 여럿 생겨났다. 스트레스를 피할 수 없다면 잘 해결하는 것이야말로 바람직한 방향일 것이다.



스트레스 급증에 홧김비용 신조어 등장

<표1>은 2014년부터 현재까지 월별로 스트레스가 언급된 횟수를 표현한 그래프다. 하늘색으로 표시된 추세선은 상승세를 의미하고 있다.

소셜 미디어에서 스트레스는 특별한 주기성 없이 꾸준히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는 소재다. 이른바 ‘음식이 맛있는 집(이하 맛집)’의 홍수라고 표현되는 시대에 스트레스에 대한 관심 수준은 맛집의 약 80% 수준으로 집계됐다.

그러면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어떻게 관리하고 있을까. 스트레스를 받을 때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것은 ‘먹는 것’이 2016년부터 현재까지 1위로 확인됐다. 이어 운동, 2016년부터 상승하고 있는 활동으로는 ‘쇼핑’이 순위에 올랐다.

특히 쇼핑과 관련해서는 충동구매를 뜻하는 ‘지르다’라는 표현이 감소세를 보이는 대신 새로운 단어가 탄생했다. 이른바 홧김에 구매해 발생한 ‘홧김비용’이다. 인터넷에서는 사실 ‘시발’이라는 욕설을 써 ‘시발비용’이라고 표현한다.

다소 상스러운 이 단어는 충동구매와 경제학에서 ‘기회비용’의 정의를 빌려 탄생했다. 홧김에 써버린 돈, 다시 말해 자신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으면 쓰지 않았을 비용이라는 의미다.

2016년 11월 한 트위터 이용자가 이 단어의 정의와 예시를 들어 얘기한 것이 현재까지 다른 이용자들이 1만9503회 퍼나르면서(리트윗) 많은 공감을 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5만1895회, 올 3월 현재까지는 2만3788회 언급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를 사진으로 남기고 인증하는 사람들도 늘어 사진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에서도 관련 게시물 2500여 개가 확인되고 있다.

홧김비용을 가장 많이 지출하는 사람은 단연 직장인이다. 이들이 비용을 지출하는 상황은 ‘퇴근’이다. 5551회 언급되며 연관이 가장 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직장인, ‘택시·음식’으로 홧김비용 지출

주요 지출 대상은 ‘택시’에 가장 많이 쓰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홧김비용과 택시가 함께 언급된 횟수는 2만5208회였다. 직장인이 야근 후 퇴근할 때 택시를 타거나 또는 모범택시를 타는 것이 이에 해당된다. ‘야근까지 하며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내가 택시도 못 타나’라는 생각에서 발생한 홧김비용이다. 굳이 지출하지 않아도 되지만 내 기분을 위로하기 위해 지출하는 비용인 것이 극단적으로 반영된 셈이다.

다음으로 먹을 것에 지출하는 것이 많았다. 일반적으로 스트레스와 함께 언급되는 음식과 홧김비용으로 지출하는 음식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다. 음료 등 간식거리보다 식사류가 홧김비용으로 더 인기가 많았다. 특히 홧김비용으로 지출하는 음식으로는 치킨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홧김 칼로리’라는 말도 등장했는데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으면 찌지 않았을 살을 의미해 스트레스로 음식을 소비하는 것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는 화장품 구매, 네일아트, 휴대전화 케이스나 운동화 등이 언급됐다. 화장품 중에선 립스틱이 강세를 보였다. 홧김비용으로 지출하는 물건은 금액대가 상대적으로 저렴해 불황에 인기를 끄는 ‘작은 사치’의 다른 이유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해소인가, 또 다른 스트레스인가 

사실 홧김비용의 뜻에는 스트레스 해소가 목적이라고 명시돼 있지 않다. 스트레스를 받아 충동적으로 구매하는 행위가 중심이다. 사람들은 이 홧김비용을 쓰고 후회할까.

이 단어가 처음으로 등장한 2016년과 올해 현재까지의 감성을 비교하니 <표2>와 같은 결과가 나왔다. 홧김비용이 처음 등장한 지난해와 올해, 이에 대한 의견을 묻자 지출 비용을 ‘아까워’하는 의견이 다수 나타났다.

홧김비용에 대한 부정 의견은 지난해 56%, 올해 51%로 과반이었다. 이를 긍정하는 이들은 각각 24%, 30%다.

2014년부터 현재까지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람들이 가장 스트레스를 느끼는 곳은 회사(21만1394회)·학교(12만1110회)·학원(2만9076회)·헬스장(7243회)으로 분석됐다.

회사에서 스트레스를 느끼는 원인은 업무와 직장 상사의 비율이 점점 높아지고 학교와 학원은 공부 그리고 친구 때문인 것으로 확인된다.

헬스장과 관련된 스트레스로는 많은 사람들이 헬스장에 가기 전에 운동복을 입을 자신감을 상실하는 것과 헬스장 내의 다른 날씬한 사람들을 보는 것이 스트레스라는 것에 공감했다.

빅데이터는 이러한 상황에서 어떠한 스트레스 해소법을 제안할까.

소셜 데이터는 직장인에게 ‘운동’과 ‘수다’를 추천했다. 친구와 대화를 나누는 것은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줘 스트레스 해소 효과가 과학적으로 입증된 방법이기도 하다.

또 직장인들이 스트레스를 직접적으로 느낄 때는 바로 피로가 몰려올 때라고 하는데 만성피로에는 ‘비타민’이 좋다는 언급도 다수 등장했다.

학생들의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서는 의외로 ‘잠’이 가장 많이 언급됐다. 이 밖에 공부가 아닌 다른 곳에 집중할 수 있는 ‘취미’가 언급되기도 했다.

체중을 줄이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무리한 운동으로 상할 수 있는 ‘피부’에 신경 쓸 것을 추천했고 마사지를 통해 통증을 완화하는 것도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이 주로 언급됐다.

소셜 데이터에서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무엇을 ‘먹고’ 무엇을 ‘사는’ 것으로 푼다고 얘기하는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신조어 ‘홧김비용’의 이면에서는 궁극적인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웃고’, ‘쉬고’, ‘즐기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것이 데이터로 입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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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7-04-04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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